처세술 - 개그맨 김형인의 뼈 때리면서도 담백한 세상에 대한 처세 이야기
김형인 지음 / RISE(떠오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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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웃찾사를 즐겨 봤다면 김형인이라는 개그맨을 잘 알 것이다. 개그맨으로 잘 나가던 그가 책을 썼다는 것에 첫 번째로 놀랐고 제목이 처세술이라는 것에 두 번 놀랐다. 치열한 연예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그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새겨져 있을 것이라고 느껴졌다.

처세라는 것이 뛰어난 재능이라고 보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관계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회사에서는 재능이라고 볼 수도 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눈치가 빠른 사람이 있고 눈치가 없어서 답답한 사람이 있다. 상사로서는 전자가 마음에 들 것이고 승진도 빠를 것이다. 반면에, 후자는 갖은 고생을 할 가능성이 크다. 내가 군 시절부터 눈치가 없어서 선임들에게 욕먹고 맞아가면서 배운 처세는 바로 눈치였다. 사회생활도 익숙해지고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올라간 지금도 눈치를 본다. 어쩌면 파블로프의 개처럼 나에게는 생존본능일지도 모른다.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서 솔직함은 중요하다. 잘못하면 사과를 하고 인사를 잘하고 뒤통수치지 말고 받은 만큼 돌려주고 내가 먼저 도와주는 것. 이런 사소한 것이 호감을 부르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든다는 것을 저자는 말하고 싶어 한다.

 

살면서 누구나 실수하고 후회한다. 그렇기에 잘되었다고 교만하지 말고 주변 사람을 차별하지 말고 똑같이 대하는 것. 기본적이고 당연한데도 나이가 들면서 계산적으로 변하게 되면서 기본을 잃어버린다. 사람이 나를 평가하고 나에 대한 평판이 나의 미래를 결정짓는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잘하자. 인간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핵심이다. 특별할 게 없다.

 

잘못을 저지르면 누군가는 회피하고 거짓말을 한다. 다른 사람은 인정하고 사과한다. 둘 중 어떤 사람이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말하지 않아도 후자일 것이다. 살다 보면 억울한 일이 생기고 사과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처음에는 오기를 부리지만 사과하자. 나 역시 억울한 상황이었지만 잘못했다고 말했더니 상황이 반전된 적이 있었다. 자존심이 밥 먹여 주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의 평가가 나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싫은 소리,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것을 꺼린다. 그리고는 뒤에서 욕을 한다. 우리나라의 문화라고 치부하지만,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남 앞에서 말하지 못하는 것을 뒤에서 이야기하면 자신의 이미지만 나빠지는 것이다. 돌려서라도 당사자에게 직접 말해야 한다. 관리자로 있을 때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는 직원에게 불러서 혼을 낸 적이 있었다. 물론 약간의 거리감이 생겼지만, 마음은 후련했다. 또한, 그 직원도 나를 의식하면서 행동하게 되었다. 상사가 되었던 아래 직원이 되었던 직접 대상자와 말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타인으로부터 말을 듣게 되면 기분이 나쁘기 때문이다.

 

말을 잘하는 것보다 사람을 진실하게 대하는 것이 어렵다. 그것이 인생에 백미라고 생각한다. 옛사람들이 처세라고 부르지만, 그 속에는 인간관계의 어려움이 담겨 있다. 머릿속으로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천지 차이다. 우리는 누군가를 대할 때 진실한가? 오늘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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