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곰, 하는 중입니까?
김지운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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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때 부터 애정을 듬뿍 담아 본 글이라 출간 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던 책이다.

 

한지원 선생의 말을 빌리자면 어디 한군데 흠잡을때 없이 사랑스럽고, 옆에 앉혀 두고

가만가만 쓰다듬고 싶은...토실토실한 그린과 가장동 197번지 정효도예의 주인장 정효의

이야기다.

 

섬세한 성격의 정효가 눈앞에서 동생의 죽음을 보고 난 뒤에 감당했을 슬픔의 삶은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무척이나 힘들었을 것임을 알수 있었다.

그린이 느꼈듯 그저 견디는 삶이었으리라..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동생 초록이를 묵묵히 뒤에서 지켜주던 착한 누나, 누구보다 엄마를 응원하며 이해하는 착한 딸 그린이...

그런 그린이가 정효 곁에 있게 되어서... 정효가 그런 그린이를 만나서 너무나 다행이다 싶었다. 그린을 만나고 난 후 아픔이 지워지고 기쁨으로 채워지기 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정효 스스로도 놀랄 만큼 그린에게 대해 알고 싶어했고 빠르게 빠졌으니까...

 

 

 

 

 

사부님 나의 사부님~ 이라 부르는 그린의 목소리와 정효에게 보여주는 표정과 입술을 보며 사랑스러워 미칠것 같으면서도, 연분홍 나비처럼 사뿐히 걷던 그린을 안고 싶던 그 마음을 , 동백은 켜녕 그린이 밖에 보이지 않던 자신을 그린에게 온전히 보여주지 않지만  "곰곰 하는 중입니다" 를 통해 그린을 향한 간절함과 마음에 불어 오는 풍랑을 가감없이 보여주었다.

그래서 더 끌리는 정효...

 

" 내 전 존재를 온전히, 그린에게로."

 

" 내 손길이, 내 눈길이, 내 마음이, 그리고 몸이...

원한다. 너를. 내곁에. 내내. 현재를 넘어, 오래도록."

 

정효에게 푹 빠쪘던 나는 정효가 어떤 말을 해도, 어떤 행동을 해도, 과거에 어떠 했어도...

정효니까 분명 이유가 있었을꺼다... 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린의 아빠가 그런 이유로 정효를 반대할때 정효의 진실됨을 몰라주는 아빠가

야속하기만 했다. 

그린과 초록과 그린엄마에게 상처를 주었던 아빠가 그럴 자격이 있는 거냐고 따져 묻고도 싶었다.

아픈 초록이를 자식으로 둔 아빠가, 초록이에 대해 수근거리는 소리를 듣고 마음을 다쳤던 아빠가 어떻게 남의 귀한 자식에게 똑같이 상처를 줄수 있냐고 그린이 울며 소리칠때 너무 안쓰러웠다.

속물 스럽지만 정효의 부모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인지 얼른 얘기 하지 않았던 정효와 그린을 옆에 있다면 설득하고 싶었다. 하지만 두사람은 두사람 스럽게 사랑을 인정 받으려 했고 결국엔 속물스런 내가 참 부끄러워졌다.

아빠이기에 어쩔수 없었던... 반대했던 그마음도 조금은 이해할수 있었다.

딸이 더이상 맘고생 안하고 저가 품어 주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품어 줄수 있는 사람과 사랑하기를 바라는게 당연 하니까...

하지만 정효는 파란 하늘 같은 남자다. 그래서 깨끗한 그린을 더 그린스럽게 품어 줄수 있을 꺼란 생각이 든다. 

 

연재를 따라가며 작가님이 사설로 들려주시는 글도 읽게 되었는데 그린이와 같은 나이였던 22살의 나를 돌아 볼수 있었다. 그린이 처럼 순수하지도, 밝고 맑지만도 않았지만 남편과 만나며 그모습 그대로도 예뻤고 빛났던 우리들의 행복했던 시절이 분명 나에게도 있었음을 기억해 냈다.

그린이 엄마도 그린이 아빠를 딱 그나이때 만났다지...

 

정효와 그린의 세월의 시간이 지나 치열하게 하루 하루를 살아가다...우리가 얼마나 예쁜 사랑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을때 정효가 써둔 "곰곰하는 중입니다" 를 읽으며 기억해내면 좋겠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지나간 아름다웠던 시간들을 기억해 낸것 처럼 말이다.

 

 

덧) 정효와 그린의 첫째 아이 이름이 후... 인걸 보고 혼자 킥킥 데고 웃었다.

    둘째 이름 공개 모집 공고를 보고 응모해본다.

    파란 하늘 같은 남자 정효, 그리고 순수하고 맑은 그린...

    파란색과 그린색 (녹색) 을 섞으면 청녹색이 된다...

    청녹색에 어울리는 단어들을 생각하다 보니 얼마전 정글의 법칙에서 본 신비의 

    폭순도  호수 물빛이 생각났다.

    좀 억지스러울 지도 모르지만 문물빛~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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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문이 나를 새길 때
김지운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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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문: [명사] 1. 수면에 이는 물결. 2. 물결 모양의 무늬. 3. 어떤 일이 다른 데에 미치는 영향.  

 

여름부터의 긴 방황을 잠재워 줄꺼란 기대감으로 김지운님의 새책을 펼쳤습니다.

발랄하고 가벼운 내용은 아닐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주 무진의 분위기가 처음부터 범상치 않았거든요. 하지만 살짝 무겁고 잔잔한 이야기들 가운데 무진과 여주 연하의 대화들은 쓴 한약을 마시고 난뒤 먹는 달콤한 사탕처럼 쓰디쓴 걱정들을 잊게 해주었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사랑해도 결국엔 괜찮을꺼다... 라는 앞선 안심까지 하면서 말이예요.

 

안타까운 재경의 사랑도, 그걸 지켜봐야 하는 무진과 연하... 그리고 가족들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지만 이기적인 사랑을 하지 못하는 무진과 연하가 더더더더 안타까워 마음이 아팠어요. 깨알같이 많이 남은 무진과 연하의 삶들이 환유의 호수에서 본 안개처럼 아득하기만 할게 뻔하니깐...

 

파문이 나를 어찌 새긴다는 걸까?

파문이라는 단어가 가진 뜻중에 어떤게 해당되는 걸까?

제목의 뜻이 궁금하긴... 처음이었어요. 파문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볼정도로 말이예요.

하지만 금새 이해를 할수 있었습니다.

연하가 무진에게 보여주던 뽀얗게 웃는 웃음...

무진에게 이야기를 하던 연하의 꽃봉오리 같은 입술...

연하가 흘린 퀼트천 한조각...

연하의 하는냥이 마냥 안쓰럽던 무진의 마음들... 이 모든것이 파문이 되어 무진에게 새겨진

거였어요.

연하의 모든 행동들과 이야기들이 수면에 이는 물결처럼 잔잔하게 그 무늬 그대로 새겨져

버린거죠...

그래서 이책의 파문은...모든 파문의 뜻을 함축하고 있구나... 라고 혼자 결론을 지었습니다.

무진이 너무 너무 힘들고 아프겠구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요...

 

무진의 이야기에 "그죠" 라고 대답하는 연하의 모습이 많이 나왔어요. 어떤 억양으로 그죠... 라고

얘기하는 건지... 혼자 중얼거려 보기도 했어요. 차분하지만 밝은 음성이었을 꺼란 생각에 제가 내뱉는 그죠... 는 모두가 아닐것 같더라구요. 무진에게 많이 의지하고 기대던 연하의 마음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던 대사가... 그죠... 였던것 같아요.

 

리셋하고 싶은 삶의 어느 부분이 저에게도 있습니다. 작가님도 그러하다고 하셨고...

연하에겐 그런 마음이 아마 더 절실했던 모양이예요.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던 내용의 전개에 당황스러웠던 마음도 잠시... 연하가 그렇게 기억을 리셋 했다는 것이 다행스럽기만 했어요. 무진의 마음은 더 했을테고 자신만을 기억해준 것에 얼마나 기뻤을지...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벌어진 것이 고맙기까지 하더라구요.

살면서 문득 문득 기억이 나더라도 견뎌 낼수 있을꺼란 생각이 들어요.

호수처럼 모든걸 감싸안아줄 무진이 곁에 있으니까요...

 

저도 그렇겠죠... 리셋하고 싶은 부분이 분명 있지만 내내 떠오르는것이 아닌 까닭은 그런 것들을 잠시 잊게 해줄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이 있기 때문일 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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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투명한 빨강
김지운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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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너무나 예쁜 글입니다. 마지막장을 덮고도 여운이 쉽게 가라 앉지 않아
책장을 휘리릭 다시 훑어 보고도 손에서 놓질 못하겠더라구요.
내맘에 쏙 드는 남주와 이뻐 죽겠는 여주 찾기는 쉬운일이 아닌데 이책의 경욱과 홍주는
저에게 그 이상의 감동을 주는 커플이었습니다.

저는 책을 첨 집어 들었을때 목차는 보지 않아요. 읽다 보면 자연스레 보게 되는 부분이라
일부러 찾아서 본적은 없었어요. 크게 기억하는 편도 아니었구요. 
이책은 첫장을 넘기고 소제목을 봤을때 "뱀파이어는 아니랍니다" 라는 글귀가 왠지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책이 될것 같은 느낌을 주더라구요.

그래서 저의 오래된 습관을 깨고 목차를 훑어 보았어요.
사실... 이 리뷰를 쓰기위해 목차를 다시 한번 보고 있는 지금, 목차만으로도 마음이 먹먹해요.
왠 오바냐... 고 할수도 있겠지만 "겨울의 홍주를 봅니다" 까지... 이 책처럼 모든 장면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목차는 없었거든요. 소제목만으로 이 내용을 줄줄이 이야기해 낼수 있을 만큼
정말 긴 여운입니다...

참... 이쁘게 말을 하는 그녀에 이름은 연홍주...입니다. 책내용에 나왔듯 이홍주, 박홍주,

김홍주가 아닌 연홍주라서 더 잘어울리는 그녀의 이름...
연홍주 왔어요... 연홍주는 궁금하다 오버... 연홍주니까?... 연홍주때문에? 등등 수없이

많이 연홍주라는 이름이 반복됩니다. 어감이 너무 이쁘죠... ㅎㅎ

홓주의 표정을 읽을수 없는 경욱에겐 자신의 상황을 알려주는 가장 좋은 방법 이었던것 같아요.
반짝 반짝" 이라고 인사하는 모습은 홍주의 이쁜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 이었구요.
경욱이 사랑하지 않을수 없었던 홍주의 순수하고 밝고 깨끗한 모습은 경욱이 볼수 없게

되었을때에도 홍주가 건네는 이야기로 다 볼수 있었지요.

보석을 알아본 경욱의 뛰어난 능력... 칭찬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너무나 뛰어난 예술성과 재능을 지니고 있고 눈을 뗄수 없게 만드는 분위기와 장난스럽지만

따뜻한, 어느 하나 모자람이 없던 그에게 닥친 시련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이었어요.
그중에서도 겨울의 홍주를 볼수 없었던것, 그리고 앞으로의 홍주를 볼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아픔이었을것 같아요.
경욱이 낭독회때 들려주던 이야기는 저를 결국 울컥하게 하더군요. 시련을 딛고 일어나 

홍주와의 만남에 용기를 내어준 그에게 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 였어요. 홍주만큼이나,

그렇게 홍주앞에 나타나준걸 감사하고 싶더라구요.
홍주가 그려내던 유머스런 뱀파이어, 섹시한 뱀파이어,기타를 치며 즐겁게 노래하는

뱀파이어...를 상상하다보니 어느새 저도 강영흔의 팬이 되어 있었어요.
강영흔 작가의 신간이 예판으로 뜨면 제일 먼저 달려가 클릭을 해댈것 같은 제가...

보이더라구요.ㅎㅎ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던 경욱을 끌어내준 너무나 사랑스런 은돌이와 은돌이 엄마...
둘의 사랑을 응원해주는 홍주의 동생 동주 (동주가 운영하는 요리 블로그가 정말 있었음 하는

마음으로검색까지 해봤었네요. ㅎㅎ) 와 그녀의 부모님... 그리고 친구들... 까지 이 글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정말 따뜻해요. 그래서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지금...따뜻한 곰곰...을 합니다...
여전히 이쁜 사랑을 하고 있을 경욱과 홍주에게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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