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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치기 조선여행 - 한양과 경성, 두 개의 조선을 걷는 시간 한국사 여행 1
트래블레이블 지음, 이도남 감수 / 노트앤노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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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한양과 경성 위에 서 있다.

그동안 꽤 자주 궁들을 가고 궁에 대한 책들을 읽었지만 「당일치기 조선여행」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나를 또 매혹시켰다. 이 책은 우리의 서울이 여전히 한양과 경성의 공간 위에 숨쉬고 있음을 보여준다.

궁궐에서 그동안은 그냥 지나쳐갔던 박석들이 사실은 궁 밖, 궁 뜰안, 전각 안으로 오면서 점점 사각형으로 변해 왕에게 더 엄격한 의례를 강조하는 것, 그리고 창덕궁 선정전의 푸른 기와가 사실 광해가 만들었던 인경궁의 흔적이라는 점 등 어쩌면 그냥 지나쳐왔던 부분들을 하나하나 책의 내용을 따라 읽어내리면 마치 가이드투어 중인 듯한 느낌이 든다.

특히 경희궁의 방공호나 서암 등은 근처를 자주 지나치면서도 못보았기에 아쉬움이 들었다. 다음에 서울에 들르게 된다면 꼭 가보고프다.

하지만 이 책은 가볍게 한양과 경성을 여행할 수 있도록 짜여진 문화해설사의 강의를 기본으로 하지만 기본적으로 교수의 감수를 받았음에도 그동안 교과서의 통설을 벗어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특히 광해군을 다룬 부분에서는 이상하리만큼 애민군주의 모습을 보이지만 광해의 흔적이라는 창덕궁 선정전의 청기와는 만들 때 어마어마한 공력이 들고 후금과 명나라가 싸우는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 정예포수 2만을 적에게 포로로 잡힌 상황에서 오히려 국방을 위해 써도 모자랄 염초를 경복궁을 넘어서는 거대한 부지의 인경궁의 청기와를 덮는 데 쓰는 이해못할 짓의 상징이다. 이것을 보고 광해의 흔적으로 안타까움이 남는다는 책의 설명은 실로 어처구니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촌이나 국립중앙박물관을 설명하면서 북촌이 생기게 된 배경이나(조선인들에게 값싼 주거를 할부로 공급하기 위해서) 국립중앙박물관의 층별 중간이 뚫려있는 이유가 경천사지 10층석탑을 지키고 보전하기 위해서라는 점 등을 들을 때 가슴 속에서 뿌듯함을 느꼈다.

이 책을 아이나 학생들과 함께 여행가기전 한번 읽고 가면 좋을 듯 하다. 좋은 코스를 짜고 함께 여러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될 듯 하다.

본 서평은 부흥카페 서평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227340)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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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책들의 도서관 - 희귀 서적 수집가가 안내하는 역사상 가장 기이하고 저속하며 발칙한 책들의 세계
에드워드 브룩-히칭 지음, 최세희 옮김 / 갈라파고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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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다양한 기서, 괴서를 비롯해 잉카의 결승문자나 바이올린에 새긴 전투의 흔적 등 매우 다양한 콘텍스트로서의 책들을 볼 수 있다.
티베트어, 이텔릭체, 아랍어 심지어 암호문자까지 그 영역도 대단히 넓고 방대하다
지대넓얕을 추구하는, 책을 모으기 좋아하는 컬렉터라면 한번 읽어보기를 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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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금 잠에서 깼다 - 러시아 고딕 소설
안토니 포고렐스키 외 지음, 김경준 옮김 / 미행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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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고딕소설들은 또다른 느낌이 있다. 음침하지만 마치 민담을 보는 듯 보통의 고딕소설들에서 나오는 찜찜함은 없다. 소설 속 사람들은 마치 고골의 희곡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마치 환상적이고 음습한 공간 속에서도 생명력을 내뿜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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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시간 - 제2차 세계대전 패망 후 10년, 망각의 독일인과 부도덕의 나날들
하랄트 얘너 지음, 박종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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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전후 혼란기의 독일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나치 하의 엄숙주의와 위계주의가 무너진 후 사람들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Homo homini lupus라는 말처럼 사람은 사람에게 늑대이다. 하지만 인간도 늑대도 결국에는 군집을 이루는 동물이다. 이 책은 그렇듯 서로 으르렁거리는 늑대들이 다시 군집을 이루는 과정을 보여준다.

'기민함과 교활함에도 품위는 있었다. 이 반 무법자의 삶에는 오늘날 많은 정직한 사람의 무쇠같은 양심보다 더 도덕적인 도둑의 명예가 있었다.-쿠르트 쿠젠베르크'

여기서 사람들은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훔치면서도 자신들의 것을 더 힘든 사람과 나눈다.

모든 물자가 부족한 부족경제 속에서 배급표만으로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는 상황 하에서 사람들은 약탈하고 그러면서도 어려운 사람을 돕는 모습들을 보인다. 지독한 개인주의 속에서 드러나는 공동체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나치적 엄숙주의가 무너진 자리에 댄스 열풍과 애욕이 달아오르는 모습들도 그시절 사람들의 발언을 통해 보여준다.

전쟁을 겪은 후 무기력해진 남편과 아내의 갈등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 약탈과 암시장 거래를 분업하면서 아내와 아이들의 끈끈함을 주도하여 가족애는 다시 살아난다.

사람들은 나치 부역자들을 처벌하고 동쪽에서 온 '전입자'라 불리는 피난민들에게 나치의 이미지를 뒤집어씌우며 차별하면서 제3제국과 그들을 분리한다.

이 책은 오래된 수용소 생활로 인해 바깥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들어오는 수감자나 독일이 패망한 뒤에도 그 수용소에 남아 비참하게 살아가는 유대인들과 동유럽사람들의 모습 또한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모습은 제3제국과 독일인들이 저질렀던 만행을 여실히 보여주며 자신들이 지금 힘드니 이미 제3제국시절의 죗값을 받고 있다고 하는 주장에 경종을 울리는 듯 하다.

세계사에는 별로 묘사되지 않은 제3제국 멸망 후 동,서독이 생기기 전까지 교과서나 그동안에 봤던 책들에서는 나오지 않던 이야기들이 묘사된다. 그동안은 서독의 경제성장을 '라인강의 기적'이라고 부르며 교과서에 나왔을 때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여기서의 모습을 통해 충분히 서독의 국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만 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그시절 독일의 사람들은 그들이 그렇게 힘들게 사는 모습을 통해 나름대로 죗값을 치뤘고 유럽의 모든 문제는 나치 부역자들과 '전입자'들이 지은 것으로 밀어버리면서 하루하루 힘들게 사는 삶을 이어갔을 것이다.

독일인들 스스로가 자신들도 나치의 피해자였다는 이론을 통해 '새출발'을 정당화했다.

제3제국 멸망 후 혼란기와 현대 독일의 태동기 독일인들의 생각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마치 르포기자가 그 시대에 찾아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서술방식으로 읽는 내내 전후 독일의 여러 곳을 작가와 함께 돌아다녀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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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신 말의 목을 베다 인물 역사 논픽션
황윤 지음 / 소동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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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이 책의 초판본 서평이벤트가 있었을 때 아쉽게 놓쳤던 기억이 있었다. 웹툰 칼부림을 생각케 하는 멋진 삽화가 인상깊었던 책이었다. 오랫동안 절판되어 아쉬워하던 차에 새로 복각되어 나와 더욱 감개무량하여 신청하게 되었다.

비록 새로 복각된 책에는 표지를 제외하곤 삽화들이 없었지만 그래도 각 장마다 소설형으로 중요한 장면들이 독자의 시선을 끌고 그 당시 김유신이 느꼈을 기분을 가지고 함께 다음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게 하고 있어 읽는 내내 김유신과 함께 말을 달리고 모략의 가운데서 조마조마하는 기분이었다.

비록 삽화는 없었지만 그 나름대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에는 김유신과 그의 시대에 대한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위인전에서 보던 반쪽짜리 영웅담이 아니라

망국 군주의 자손으로서 그저 하루 하루 날만 세며 살기보다는

가문을 위해 변방의 전쟁터에서 하루하루 조마조마하며 나아가던 김무력부터 김유신까지 이어지는 마지막 가야 왕족으로서의 자각과 의지가 잘 나타나고 있었다. 그와 그의 가문의 의지가 신라의 북방을 지키는 북방의 방패에서 나아가 삼한을 일통케 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과정을 잘 묘사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신라의 정치와 사회, 성골과 진골, 다시 진골 내에서의 수많은 암투들과, 석가모니의 신화를 끌어온 성골들이 몰락하고 유교적 덕치와 선양 등을 중시하는 진골로의 신라 왕계의 전이과정,

평소에는 금지옥엽처럼 추앙을 받지만 전쟁터에서는 패주하는 아군을 지키기 위해 또는 승기를 잡기 위한 자살임무도 거침없이 수행하는 장수들과 화랑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렇게 공고하고 단단한 신분제 속에서 하층민들이 어떻게 귀족들에게 존경심과 복종을 가지게 됬는지 등 그 당시 신라 지배층의 모습을 살펴보는데도 도움이되는 책이었다.

이 책의 김유신의 모습은 왕좌의 게임에서의 북방의 방패 스타크 가문을 떠오르게 한다.

김유신 또한 이처럼 충분히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기 충분한 인물이지만 그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들은 많이 없다. 김유신과 삼국 통일기에 대한 개론서가 필요한 독자들이나 아니면 그 시대를 배경으로 김유신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만들고 싶은 창작자들에게 추천한다.

이 글은 부흥 카페 서평이벤트( https://cafe.naver.com/booheong/222624)에 응모하여 작성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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