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경찰 - 포도청을 통해 바라본 조선인의 삶
허남오 지음 / 가람기획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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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가 갓 왼편을 건드리면 멀리서 바라보던 포졸들이 잡지 말라는 신호로, 갓 오른편을 건드리면 꼭 잡아라는 뜻으로 알았다. 그리고 포교가 범인을 발견하고 확인하면, 뒤따르던 포졸들에게 손을 들어 다섯 손가락을 펴 보인다. 이것은 오라로 묶으라는 신호이다.'p137, 제 3장 포도청

허남오 교수님이 쓴 조선 경찰은 중앙과 지방의 경찰제도를 총 망라하고 있다. 특히 지방의 진영장이 지방에서 포도청 업무를 수행한다는 사실이 새로웠다. 특히 조선시대의 저자거리하지만 이 책의 아쉬운 점은 조선시대의 형벌과 수사, 경찰제도를 총 망라하다 보니 장과 세부내용이 불일치하는 경우가 많아 아쉬웠다. 또한 오히려 조선시대의 대표 도적들 및 범죄사례, 형법전이나 제도의 설명을 너무 자세하게 하느라 본 책의 소개인 포도청을 통해 바라본 조선인들의 생활에는 조금 맞지 않는 듯 했다. 차라리 조선의 형벌과 수사기관을 통해 본 조선인들의 생활이라 하는 것이 더 나을 듯해다. 오히려 주인공인 포도청보다 지방 경찰기관에 대한 소개가 많았고 그동안 사극에서 보이던 원님이 모든 수사를 지휘하고 육방은 그저 들러리에 불과하던 모습에 머물러 있던 지방경찰제도에 대한 나의 잘못된 인식을 고쳐주었다.

이 책에서 보이는 조선시대 경찰기관들은 단순히 도적과 강력범죄자만 잡는 게 아닌 풍속 교정과 물가단속 등 요즘에는 특별사법경찰로 행정기관이 맡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는 유교국가로서 법률이 교화의 도구로 사용되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듯 했다. 이는 개화기 경무사, 경시청으로까지 이어지는데 이를 통해 볼 때 왜 갑신정변기나 을미개혁 시기 개화파 대신들이 경찰기관을 개혁하고 손에 넣으려 했는 지 알 수 있을 듯 했다. 형벌과 질서벌의 차이가 명확하지 않았던 당시 개혁의 정령을 서민들이 생활로 느끼게 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는 1895년 단발령 당시 경무사 안경수와 순검들이 행인들의 머리카락을 잘랐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책을 보고 있으면 조선시대의 범죄자들과 포졸들의 모습이 눈으로 그려질 정도로 미시사적 분야에서는 많은 자료들을 보여주고 있다. 포도청을 다룬 수많은 드라마나 소설들이 있었지만 이러한 모습을 보여준 작품들은 많지 않았다. 추후 조선시대를 다룬 소설을 좀더 생생하게 쓰려는 작가들이 있으면 자료집으로 일독을 권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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