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이잘코군 > [퍼온글] 고전읽기는 지식습득 아닌 '체험'…사전 지식 필수

고전읽기는 지식습득 아닌 '체험'…사전 지식 필수
기획좌담_우리시대 古典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읽을 것인가

2006년 02월 23일   김균 이중원 전형준 한형조 이메일 보내기

일시: 2006년 2월 14일 오후 4시
장소: 교수신문사 회의실
참석자: 김균 고려대 교수(경제사), 전형준 서울대 교수(중문학),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동양철학), 이중원 서울시립대 교수(과학철학)
사회: 최영진 교수신문 주간(중앙대·정치학)

편집자주: 교수신문은 지난해 1차로 진행한 ‘고전번역비평-최고 번역본을 찾아서’의 2차 기획을 준비하면서 오늘날 고전은 무엇이고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짚어보는 좌담을 마련하였다.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서로 다른 학문적 전통 속에서 고전도 만들어지고 읽혀지기 마련이어서 그 차이와 공통점에 대한 세심한 구분이 필요하다는 점을 중심으로 논의하면서 참석자들은 고전 읽기에서 번역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가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였다. 하지만 원전에 충실한 직역이냐, 아니면 번역이 원전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현대어로 탈바꿈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고, 집중적인 토론도 있었다.

사회: 시간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지난해에 교수신문은 ‘고전번역비평-최고 번역본을 찾아서’라는 기획을 진행했습니다. 그간 고전읽기를 강조해왔지만 막상 어떤 번역본을 읽어야 할지에 대해선 구체적 논의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약 30여종 고전들의 번역을 검토했는데, 처음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나름대로 객관적인 근거들을 제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에도 이 작업은 이어나가려 합니다. 그러던 차, 고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도 필요한 것 같고, 또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생각되어, 여러 선생님들의 지혜를 모아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오늘 나누는 이야기들이 대학생과 교양인들, 그리고 고전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균: 일단 책읽기 캠페인 자체는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고전을 압축, 요약해서 지식을 코드화하고 있는 것, 즉 정보처럼 주입하고 있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논술시장과 관련도 있겠구요.

전형준: 고전읽기 과열이 비단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고 일본도 다이제스트 식의 고전읽기가 유행이더군요. 제 개인적으로는 이런 현상에 상당히 거부감이 듭니다. 한국은 특히 대학입시와 관련해 고전이 요약, 축약본으로 읽히기 때문에 효과는 오히려 ‘反고전읽기’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의 이런 흐름을 거부할 순 없을 테니. 현재 중요한 건 고전읽기를 어떻게 제대로 살려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일 것입니다. 

이중원: 과학에서는 고전보다는 대중과학서가 유행입니다. 특히 이공계 기피현상과 관련해 국가적 차원에서 과학대중화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우수과학도서들을 장려하면서요.
그런데 그 가운데는 고전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과, 엄밀하게 봤을 때 고전은 아니지만 고전과 유사한 가치를 갖고 있는 것들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즉 현재 과학계에는 고전과 대중과학서가 혼재되어 있는 것이죠. 따라서 먼저 옥석을 가리는 작업이 전제돼야 할 겁니다.
또한 대학교육과 관련지어서 현 상황을 짚어보자면, 요즘 대학교육 위기, 이공계교육 위기 등을 운위되면서 교육은 오히려 전문화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틀었지 교양교육을 확대하진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에 대한 하나의 보전책으로 고전읽기가 권장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어쨌든 간에 이런 흐름은 필요한 것이었죠. 고전읽기는 학생들에게 깊이 있는 사고와 체험을 하게 해주고, 설령 간접체험이라도 새로운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고 봅니다.

한형조: 동양고전과 서양 그리스 로마의 고전 개념에서 보자면, 지금이 문명론적인 전환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20세기는 서구 근대가 모든 것의 기준이었고 보편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고전읽기는 낯선 가치에 주목하고 그것들을 찾아나가려는 작업으로 보입니다. 20세기에는 이런 것들에 크게 주목하지 않았죠. 동양고전도 그렇구요. 그런데 20세기가 지나면서 고전에서 낯선 것을 찾아 근대를 극복하고 또 다른 길을 모색하려는 것 같습니다. 낯설수록 ‘뭔가 이 안에 담겨져 있지 않을까’라며 고전에 주목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이들 고전이 인간의 근본적인 요구와 맞닿아 있구요. 그래서 앞으로는 고전 읽기의 흐름이 점점 더 확산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균: 저는 생각이 좀 다른데요. 사회 전체적으로 보자면 고전읽기에는 상당한 지적인 성숙도를 뒷받침 되어야 하는 것인데, 요즘 우리 사회의 고전 읽기에 지적 기반이 뒷받침 되고 있는가에 대해선 의문이 듭니다. 고전 1백선, 2백선으로 추천되는 것과 우리가 지적으로 새롭게 요구하고 있는 것은 좀 구별된다고 봅니다. 오히려 요즘 현상은 부분적으로 상업주의가 동원되면서 지식을 코드화하는 현상이 깔려있는 듯합니다.

한형조: 저도 우리 사회에서 고전이 실용서로서 소비되고 있다는 데는 틀림없이 동의합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조짐들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각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이런 흐름들을 감지하고 고전 읽기를 강조한다고 봅니다.

사회: 출판 차원에서 보자면 상업적인 면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학 차원에서 권장되고 있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서울대나 연세대 등에서는 필독서로 내놓고 있잖습니까.

김균: 대학에서는 분명 그러한 경향이 있지만, 우리사회 전반이 의미 있게 고전을 읽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고려대 같은 경우 한 학기에 3명의 교수가 팀을 만들어 3권의 책을 읽히는 ‘고전읽기’라는 강좌를 만들었습니다. 요즘 지식이 너무 파편화되어서 전일적인 인간 교육이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것이죠. 확실히 대학 차원에서 자성은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회: 어떻게 보면 대학교육이 실용화되고 전문화되는 것에 대해 대학 스스로 자성을 하는 것이겠네요. 인문학적 인재들을 길러내야 한다는 것의 중요성도 알고 있을 테구요.

전형준: 서울대에서 권장도서 해제집을 만든 것은 교육적인 의도가 가장 강했습니다. 하지만 좀 삐딱하게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제 생각에 고전이란 ‘인류의 지적인 오리지널’은 끊임없이 재해석됨으로써 새로운 지적 지평이 열리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지금 이 시대도 종래에 고민해오던 고전들에 대해 전면적인 재해석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과연 그런 근본적인 의미와 교육적 의미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긴밀히 결합되어 있느냐는 잘 모르겠어요.
또 한편으로는 고전을 강조하는 대목이 다른 한편으로는 일종의 알리바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면서 대중적인 것은 긍정하고 고급문화가 전반적으로 평가 절하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흐름과 고전읽기에 대한 강조는 굉장히 모순되어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지금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고급한 지식들은 경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오늘날 대중문화에 대한 경도를 고전읽기로 벌충하려는, 알리바이를 만들려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요. 가령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에 대한 저의 불만은 거기에 ‘현재적’인 것이 완전히 빠져있다는 것입니다. 

김균: 전 교수님 말씀대로 현재 우리 사회의 문화나 지적 수준은 굉장히 저급하게 흘러가고 있는데, 그것을 고전읽기로 과대포장을 한다는 걸로 읽을 수 있겠네요. 우리 사회는 고전읽기 열풍을 일으킬 정도로 성숙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한형조: 고전 읽기에는 여러 가지가 의도가 있을 겁니다. 가령 고급한 사치로 읽어도 문제는 없죠. 다른 한편으로 고전읽기 배경에는 수요와 공급의 문제가 깔려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대학차원에서 수요가 있구요. 또 다른 한편에서는 한대, 위진남북조, 송대 등 시대의 문화와 정권의 필요에 따라 고전을 재해석하면서 자꾸 불러냅니다. 지금 우리의 고전읽기도 수요와 공급이 있기 때문인데, 이를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사회: 알리바이가 아닌 우리 사회의 자양분으로서 고전읽기를 이끌어나가기 위해서 현재 고전읽기의 문제를 점검하고 올바른 읽기 교육이 중요하겠죠. 그렇다면 이에 앞서 고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정리부터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회과학 분야는 어떻습니까.

김균: 두 가지를 말씀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사회과학은 기본적으로 자연과학의 방법론을 갖고 있습니다. 학문적으로 보자면 고전이란 별다른 의미가 없죠. 과거의 모든 지적인 것들은 그 다음에 오는 것에 의해 더 발전하게 되는 거니까요.
따라서 저는 고전을 사회과학 범주를 떠나서 생각해봤습니다. 사회과학 고전 역시 하나의 세상이나 사회,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틀이라고 봅니다. 그 틀이 응용력이 높아 그 시대를 지나도 유용한 것이 고전이라 불리는 거죠. 가령 소설의 경우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의 틀을 계속 제공하는 것이 고전에 속하겠죠. 사회과학 쪽에서는 가령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이 해당될 겁니다. 국부론은 개인과 시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런 것들로 구성되어 있는 사회에 대한 통찰이 첫 시도였고, 그때 스미스가 만들었던 틀이 현재 사회를 분석하는 데도 유용하니까요.

사회: 김 교수님 말씀은 고전이 지금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기본적인 틀, 즉 원형을 제시한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 고전이라고 볼 수 없을까요. 어떤 분들은 우리의 지적전통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면 고전이라고 보기도 하는데요.

한형조: 저는 고전이 현재를 설명하는 것이라고만 본다면 부족하다고 봅니다. 나아가 현재를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고전이라는 것이 시대와 상관없이 독점적인 것이 아니고, 시대가 변화하면 재조정 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즉 한 개인이나 집단, 사회의 요구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죠. 고전을 영원불멸한 것으로 본다면 굉장한 폐단에 빠지게 될 겁니다.

전형준: 고전이란 늘 강조되는 것이 아니고, 어떤 특정 시대에 강조되곤 하는데, 한편으로는 기왕의 것들을 부정하고 새로운 것들을 만들기 위해 고전을 가져오고 재해석하는 일종의 진보적인 맥락에서 출현하기도 하구요, 또 반대로 기존의 것을 유지시키기 위해 고전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 한국의 상황은 진보 쪽인지 보수 쪽인지는 잘 판단이 안 섭니다.

김균: 사회과학과 인문학 고전은 좀 구별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가령 문학의 경우 고전을 읽음으로써 인간이 성숙되고 자기 인생을 보는 눈도 달라지는 등 단순히 감흥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문화적인 변화로 일어날 것 같은데요. 그러나 사회과학 분야는 과학이다보니 결국은 현재의 이론과 어떤 연관을 갖느냐를 따지고, 이론은 현재의 효용성을 반드시 연결해서 생각하는데, 이건 인문학 고전읽기가 그 자체로 즐거움을 주는 것과는 다릅니다.

이중원: 자연과학의 고전은 근대 과학에 국한됩니다. 16세기 이후 근대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기존의 지적 사유와 차별성을 띠는 새로운 방법론적 특성들을 갖고 있는 것을 과학고전으로 규정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현재 읽히는 상당수 과학고전들은 사실 오류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과학고전이란 지적사유의 체험을 가능케 해주고, 우리의 다양한 삶들을 성찰하고 체험하게 해주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전이 포함하고 있는 지식에 주목하기보다는 그런 지식들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가의 과정과 배경, 그것들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읽는 것이죠.

사회: 과학고전의 경우는 다른 분야에 비해 학문 내적인 속성이 강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중원: 그렇죠. 때문에 과학고전은 과학교육 측면에서 잘 활용될 수 있습니다. 사실 20세기에 와서는 많은 성과물들이 논문의 형태로만 생산되었지 뉴턴이나 하비 같은 사람들이 체계적인 저술을 통해 전달한 것과 같은 시도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과학의 고유성을 보여주는 데는 고전만큼 좋은 게 없죠.

한형조: 지금 말씀하신대로 새로운 기술적 혁신을 통해서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것을 고전에 포함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새로운 발상과 해석을 담고 있느냐가 잣대가 될 텐데요, 만약 후자의 입장에서 고전을 규정한다면 결국 인문학에서 보는 고전개념과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해석이 담겨있기 때문이죠. 사회과학도 마찬가지죠. 마르크스 이론이 현실에 적용되는 것은 제쳐두고라도 인간과 세상에 대한 고찰은 인문학적인 것으로 읽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사회: 대학에서는 대개 권위적으로 고전을 권하는데요, 대학생들이 읽을 때 어떤 효과가 발생할지 구체적으로 논해봤으면 하는데요. 가령 퇴계문집 같은 경우 전문가라면 거기서 현대적 함의를 끌어낼 수 있겠지만, 학부생의 경우는 그럴 수 있을까요.

이중원: 저는 지적 함의만으로 고전읽기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사유의 방식을 읽어냈으면 합니다. 가령 스미스의 ‘국부론’이나 뉴턴의 ‘프린키피아’는 굉장히 난해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의식이 어디서 시작됐고 그것을 어떤 식으로 풀어가는가 하는 큰 흐름, 즉 사유의 절차와 방법, 정당화의 방식, 객관성을 추구하려는 과학자의 태도를 대학생들은 읽어낼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과학고전은 과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합니다. 요즘의 과학 활동은 수수께끼 풀이예요. 문제를 내놓고 작성하는 테크닉의 훈련만 하지 여러 과학적 활동들을 인식하는 체험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형준: 문학의 경우 요즘 작품을 읽는 것이 고전을 읽는 것보다 재미있을 겁니다. 고전을 재미있게 읽으려면 사실 이전에 얼마나 읽고 축적해왔느냐에 따라 그 재미와 이해가 달라질 텐데요. 고전은 어쨌든 현재의 작품 속에 들어있는 각종 흔적들을 감지하게 해줍니다. 문학에서는 그 점이 특징인 것이죠.

한형조: 문학 읽기도 근본적으로는 낯선 세계에 대한 경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낯선 것은 매혹적이고도 중요한 거죠. 그것들은 잊혀진, 사회관성적 측면에서 배제된 것들을 다시 일깨워주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가령 논어의 경우 인격의 중요성, 사회의 중요성을 배우고 거기서 삶을 운영하고 정치를 운영하는 것을 배우게 되죠. 노자를 통해서는 인간중심을 떠나 전체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이 각성될 거구요, 불교 고전을 통해서는 인간의 편견을 떠나 사물을 분명하게 보고, 그 위치를 떠나서만 진정한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다양한 측면을 보게 되는 것이죠.

사회: 고전 읽기의 중요한 방법론이 있을까요. 일반인들과 대학생 수준에서 적용될 방법론에 대해 논해봤으면 하는데요.

김균: 지금 고전의 핵심내용은 사실 교과서 속에 압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사회과학적 함의만을 찾기보다는 인문학적인 큰 덩어리, 즉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중원: 저는 메타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내용들이 어떻게 구성되고 배치되고, 이런 개념들은 왜 생겨났는가 등 방법론적인 것들, 세계관, 인간관 등을 읽는 것이죠. 그리고 이것은 ‘개념’이란 것과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학문에서 어떤 새로운 개념을 창조할 때 기존의 것을 답습하면 절대로 나올 수가 없거든요. 아인슈타인의 업적도 질량이란 개념이 잘못되었고 이것을 재배치해야겠다는 고민에서 시작된 것이거든요.
어느 부분을 중점적으로 읽을 것인가는 대상에 따라 달라진다고 봅니다. ‘프린키피아’의 경우 전공학생들은 개념, 과정, 절차 등을 읽어내야겠죠. 하지만 일반인들의 경우 과학의 속성과 진행과정을 읽어내면 됩니다. 가령 엄밀성·합리성이 무엇인지, 과학과 인간의 주관 등의 관계는 어떠한지 알 수 있죠.

사회: 과학고전의 경우 과학도들과 일반인들이 읽는 방식이 달라야 한다는 말씀이시네요.

김균: 사회과학 전공자들은 요즘 개별화, 전문화된 과정 내에서 수업 듣고 페이퍼 내고 학위를 받기 때문에 지식의 토대가 아주 좁습니다. 그래서 멀리 못가는 것 같아요. 저 역시 대학 때 고전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게 그렇게 후회가 많이 되더라구요. 사회과학도의 경우 가장 많이 인용되는 고전부터 체계적으로 읽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중원: 철학은 현실의 사태를 직접 대상화해서 서술하진 않아요. 그 밑에 깔려있는 근본적인 요소들에 대해 형이상학적인 방법으로까지 사유해 들어가는 것이죠. 실제 우리가 생활에서는 그런 근본적 고민을 별로 하지 않습니다. ‘내 사유의 틀을 바꿔 보자’는 등 고정화된 자기를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발생할 때 사람들은 철학적인 것을 찾습니다.
사실 철학적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이 현대과학의 이론들을 만들어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근대 이후 뉴턴의 패러다임이 너무 강하게 지배하고 있었는데, 이 모든 개념들을 반전시켰거든요. 아인슈타인의 경우도 철학으로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냈습니다. 기존의 뉴턴의 수학적 언어만으로는 부족했기 때문이죠.

사회: 고전을 읽을 때 우리는 흔히 2차 도서를 참조하기도 하고 또 역사적인 맥락이나 저자에 대해 미리 알고 읽으려 합니다. 즉 해설서의 문제인데, 고전을 접함에 있어 먼저 얼마만큼의 先지식을 갖고 있어야 할까요. 가령 ‘논어’는 정치학적으로 치국에 관련된 책인데 시대적 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 읽는다면 오해의 소지가 생길 겁니다.

김균: 제가 최근에 ‘논어’를 읽었는데요. 가이드북 없이 이해한다는 건 완전히 불가능하더라구요. 또 컨텍스트와 저자에 대한 숙지도 필요할 뿐 아니라 후대의 해석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즉 고전읽기에 앞서 준비해야 할 것들도 상당하더라구요.

전형준: 맥락에 대한 이해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겠죠.

이중원: 과학의 경우는 그것이 결정적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고전을 읽는 의미가 없습니다.
 
김균: 그렇기 때문에 고전읽기를 강의식으로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사회: 고전 읽기에서 중요한 것으로 또 번역의 문제를 빼놓을 수 없을 텐데요.

한형조: 저는 전문가에게 통용되는 것과 대중들에게 통용되는 번역이 달라야 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대학생 정도의 어휘와 지식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읽힐 수 있는 번역이 나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번역은 우리가 쓰고 있지 않는 언어들을 우리가 쓰는 언어로 바꿔주는 일인데, 한문고전의 경우 이것이 불완전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오랫동안 한자문화권에서 살아왔고, 한문으로 이뤄진 텍스트들이 우리의 언어와 혼용되어 쓰이고 있다는 동질감 때문에 오히려 번역에 굉장히 방해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좀 어폐가 있지만, 아예 한문을 모르는 사람들이 번역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도 싶습니다. 번역자들이 무의식중에 한문 어휘에 익숙해져서, 작업이 방해를 받습니다. 고전에 대한 우리식의 독법이 방해된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또 하나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의 언어는 고전 한문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거죠. 조금 과장하자면 우리가 쓰는 한자는 19세기 이후 일본이 서양문물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만든 신조어를 주축으로 한 것입니다. 이에 따른다면 한문은 영어처럼 번역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 있어요. 그러나 아쉽게도 번역자들이 지적인 모험을 확실히 해주어야만 하는데,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번역이 철저하게 이뤄지면 전통이 낳은 가치가 소통될 수 있습니다. 번역의 문제가 곧 고전읽기 문제의 70% 이상은 차지한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사회: 고전이 나온 시대의 배경, 나아가 그 시대의 언어규칙뿐만 아니라 현대의 언어적 규칙 속에서 해석해내야 한다는 말씀이네요.

김균: 경제학의 경우도 컨텍스트 속에서 개념이 정의되는데, 우리말에 없는 개념조차 번역하려 하니까 애를 먹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한형조: 거꾸로 말하자면 당대의 맥락, 뉘앙스, 어법, 문법에 대해 포괄적으로 깊이 있는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만 엽기적인(?) 번역이 나올 수 있습니다. 엽기적이란 모험적 번역을 말하는 건데요, 이것을 모두 두려워하고 있죠. 궁극적으로는 원어에 기대지 않고 커뮤니케이션이 되어야만 합니다. 오류를 두려워하면 번역도 이뤄지지 못하죠.

전형준: 저는 현대중국어를 우리말로 번역하는 일에 종사해온 셈인데요, 제 자신은 번역에 있어 직역주의에 입각합니다. 즉 외국화시키는 번역에 해당되는 건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번역을 하다보면 원문의 미묘함은 모조리 사라져 버리고 침해받게 됩니다. 번역자가 한국어와 한국문화의 특유한 것들을 미국적인 것으로 바꿀 경우, 그것은 더 확대되어서 직역할 수 있는 것도 자기 나라에 더 맞게 번역되게 됩니다. 또 더 나아가면 이념적, 정치적인 것도 개입될 수 있구요.
저는 대중독자를 위해 적당히 쉽게 타협하는 번역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누가 보건 다 수긍하고 볼 수 있는 텍스트가 되어야죠. 함께 볼 수 있는 텍스트가 되어야 하죠. 이것과 가장 반대편에 있는 것이 축약본입니다. 축약본으로 읽게 되면 독자 자신은 고전을 읽었다고 착각하거나 만족할진 몰라도 실제로는 읽은 것이 아닙니다. 1백권의 고전이 요약된 걸 본다면 정보야 쌓겠지만, 이것보다는 두세권만 읽더라도 원래 형태의 고전을 읽는 게 바람직하겠죠. 고전은 ‘체험’입니다. 바둑을 둘 때 정석을 백 가지 외우는 것보다, 그 정석이 이뤄지는 원리를 배우면 바둑을 둘 수 있게 되잖아요. 두어 권의 고전을 원형 그대로 충실히 번역한 것을 고생하면서 읽을 때, 그러한 체험이 이후에도 고전읽기 체험의 반복을 가능케 해주는 것이죠. 

한형조: 해설서도 계속 다시 쓰여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고전을 자기 식으로 읽어야 하죠. 웬만한 것들은 기본적 맥락 안에서 소통될 수 있게 소화가 되어야지 뉘앙스가 사라질 게 두려워서 끌어안고 가다보면 오히려 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어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고전의 문제를 너무 경직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독자들은 근본적으로는 메시지를 원합니다. 그런데 학자들은 주석에 너무 집중하니까 소통은 뒷전으로 밀려나죠.
저는 축약본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그것을 빌미로 전체로 들어갈 기회가 생기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전문가들이 정말 제대로 된 축약본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봅니다. 가령 불경도 설화적인 스타일, 장황한 스타일, 간략한 스타일이 있어야 하는 겁니다. 고전도 무한히 다양한 스타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축약본이라는 게 단순 짜깁기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죠. 무엇보다 안목과 스타일이 중요합니다.

전형준: 그런데 요약과 발췌는 구분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자본론’의 경우 일반인들이 세 권을 다 보기 어려우므로 어떤 부분만 뽑아서 보는 발췌식 읽기는 괜찮다고 봅니다. 하지만 요약의 경우 너무나 치명적인 손해를 끼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균: 사실 요즘 어린이를 위한 논어나 맹자 같은 것이 나오지만 이런 것이 과연 필요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모든 면에서 완성도가 높으면 괜찮은데, 대부분 눈앞에 보이는 단기적인 목적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이죠. 급하게 만들고, 문법도 틀린 게 어마어마하게 많구요. 또 대학입시에 쏠려서 이런 출판물들이 나오는데, 그것들이 오히려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문제제기에 반하는 고전에 대한 독서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형조: 저는 요약본은 안된다고 결론내리기보다는 좋은 요약본을 제공하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봅니다. 요즘 아이들은 활자를 잘 안보기 때문에 단지 경전과 전통적 개념, 지식들을 강조하는 쪽으로만 간다면 더욱 대중과 소통하기 어려워질 따름입니다.

이중원: 결국 원본에 대한 충실한 번역이나 해설서, 또 축약본까지 모두 전문가에 의해 진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즉 상업적 소비문화가 지배해서는 곤란하다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어떤 사람을 그 분야의 전문가로 규정할 수 있는가인데, 가령 과학고전 번역의 경우 최근 사이언스지에 논문을 실은 사람이 전문가라 할 수 있냐는 거죠. 그렇다고 그 시대의 역사적 전개과정을 제대로 이해하는 역사가도 전문가는 아닙니다. 결국 고전으로 다가갈수록 현대의 파편화된 학문은 두 겹 세 겹으로 만나야만 하는 문제가 생기며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지적체계에는 한계가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즉 몇몇 학문 간의 통합적인 이해와 논의가 필요합니다.

전형준: 그런데 우리사회에는 그런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제도나 시스템이 없어요. 자생적인 역량이 형성되지 못했죠. 번역은 학술적으로도 가치있는 작업이고 교양을 대중화한다는 차원에서도 중요한 것이므로, 이 둘을 구분해서 사고하되 어쨌든 중요한 건 그런 자질을 갖고 있는 전문가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한형조: 이상적인 번역에 도달하려면 굉장히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데, 사실 보상체계가 전혀 없어 좋은 번역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죠. 학문적 가치를 인정해주는 보상과 금전적인 보상 둘 다 무시할 수 없습니다. 현재는 개인이 다 지고 가야 하는 부담이죠. 정말로 이제는 개인적인 차원을 벗어나 사회적 차원에서의 보상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사회: 여러 선생님들께서 고전의 의미와 고전읽기의 중요성, 그리고 고전을 어떻게 읽어야만 할 것인가 등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주셨습니다. 이것들이 각 대학에서의 교육으로 잘 연결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정리: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

<올 상반기부터 진행할 번역비평 2차분 목록>

25. 도덕경 26. 성학십도 27. 성호사설 28. 목민심서 29. 역사 30. 변신(오비디우스) 31. 고백록 32. 신기관 33. 방법서설 34. 법의정신 35. 에밀 36. 국부론 37. 종의기원 38. 프로테스탄티즘윤리와 자본주의정신 39. 감시와처벌 40. 옥중수고 41. 과학혁명의 구조 42. 미디어의 이해 43. 돈키호테 44. 파우스트 45. 악의 꽃 46. 카라마조프 형제들 47. 말테의 수기 48. 변신(카프카) 49. 마의 산 50. 이방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이잘코군 > [퍼온글] 인터뷰 기법

수습 기자 과정을 넘어서 해외에 파견간다는 기자의 홈페이지에서 받은 글이다.
인터뷰~ 참 쉽지 않은 작업이다.
나의 카드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카드에 대해서도 아는 척을 하고 있어야 하며, 
상대방으로 하여금 내가 당신의 모든 면면을 알고 있다는 느낌을 팍팍 주어야 한다.
그리고 시종 여유 있는 자세로 안정감과 편안함을 주어야 한다는 점.
인터뷰~ 참 쉽지 않은 작업이다.
다시 문을 열고 찾아가야지^^; 

인터뷰 기법
 
 
기사는 취재원이 하고 싶은 이야기 속에 있기보다는
  취재원이 감추고 싶어하는 부분에 있기 마련이다.
  기사의 시작은 바로 취재, 그것도 인터뷰에서 시작하고 끝난다.

 기자생활를 하다보면 정말 이세상에는 많은 전문가가 있음을 실감한다
 지금 당장 주변을 돌아보라
 동사무소직원의 애환을 아는가? 서적출판의 과정과 대형 서적 판매장과의 줄다리기애환을
 아는가? 운동선수의 Know-How를 아는가?
 가만히 생각해보면 모두 각분야의 모두 전문가들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
 또 지겨울 정도로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다만 준비안된 수준낮은 질문은 취재원으로부터  경멸(?)을 당할 소지가 있으니 사전준비는 철저히 하라


★인터뷰의 목적
   
  인터뷰는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부터 출발한다
   
  ①청취(LISTENING)란 즐기기 위한 것인 동시에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며
    비판하기 위한 것이다.
  ②stress를 받거나 me중심적이 되거나 brainspeed가 늦을 때
    남의 의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③끊임없는 노력이 가장 필요한 부분이고  
    모든 취재는 인터뷰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명심한다.
  ④비 언어적인 표현(body language)도 중요하다.
 
★인터뷰의 준비
 
  = 인터뷰 주제에 대한 최대한의 자료를 수집한다.
    예를 들어 MVP로 선정된 야구선수와 인터뷰를 하는데   
    야구룰에 대해 묻는다면 당연히 곰바우 기자다.
  = 인터뷰대상자를 만나기 전에 주변 인물을 통해 관련주제에 관해 충분히 취재하라.
    가령 행정부의 담당과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답변을 미리 확보해 놓고
    장관에게서 핵심을 뽑아내는 ,장관만이 대답할 수 있는 답변을 끌어낸다.   

  = 질문할 내용을 미리 준비하고  
    질문의 흐름을 정리한 다음 정리한 내용을 숙지한다.
    but 노트에 기록한 질문 내용은 취재원에게 보이지 않도록 한다.
 
★인터뷰의 자세
 
  ①질문자는 시청자를 대신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시청자가 무엇을 궁금해 할 것인지 항상 고민하도록.
    지나친 저자세나 고자세는 금물.
  ②얘기를 듣는 것이 목적인 만큼 자신과 의견이 달라도 논쟁하지 않도록.
  ③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줘야 말을 끌어낼 수 있다.
  ④내가 긴장하면 취재원도 긴장하기 마련이므로
    편안한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해 자신감을 갖고 인터뷰에 응한다.
 
★질문을 하는 법
  
  = 어떤 답변을 원하는 가에 따라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 먼저 심사숙고한다.
    무엇을(WHAT) 물을지 결정되면 어떻게(HOW) 물을것인가를 고민.
     
    ▷구체적으로 묻는다.
     
     취재원을 만나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라고 물으면 대답이 어떨까?
     10중 8,9는 "별일없어" "그저그래" 이런 답변이 되돌아올 것이다.
     그리곤 대화가 더 진전되지 않는다.
     물론 다른 질문을 던지기위한 워밍업이라면 몰라도....
     따라서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묻는게 좋다.
      아무개장관 성격은 어때요? → 성격이 급해요?, 술자리에서는 어때요?
      경찰서에서 별일 있어요?   → 오늘 변사있죠?, 폭행은 몇 건이나 있어요?
     
    ▷우회적으로 묻는다.
       
      요즈음 특별단속하죠?      → 요즈음 집에는 잘 들어가요?
      누구를 뽑을 예정이죠?     → 어떤 사람을 뽑을 예정이죠?
      (두 사람 중 하나를 지목하라는 요구보다  
       질문을 돌려서 이런 사람이 좋겠다는 식으로 유도해 추론하는 편이 용이)
     
    ▷많은 취재원에게 조금씩 묻는다.
       
      공범이 있는 범죄에는 쉽게 가담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물어보면 부담을 느끼기 쉽다.
      
  예)박종철 고문 치사사건의 경우
         검사방에 들린 기자가 검사로부터 "경찰이 또 일을 저질렀다지?"라는  
         말을 듣고 "그러게 말이야"하고 아는 척하자 검사가 "서울대 학생이라지"
         답변을 했다. 이때 기자는 재치를 발휘해 다른 검사방으로 가서 묻기를
         "서울대생 무슨과야?"라고 물었고 검사가 "천문학과"라는 대답을 했다.
         기자는 서울대 출입기자를 통해 천문학과에 근래 나오지 않는 학생을 찾았고
         또 다른 검사를 찾아 "그 학생 어느 경찰서에서 그랬어?"하고 물었고
         또 다른 방으로 가서 "죽었다지 아마"라는 질문을 던졌다.
         박종철의 고문치사사건은 이렇게 해서 밝혀졌다.    
     
    ▷모든 가능성에 대해 묻는다.
  
      대답의 범위가 한정된 닫힌 질문이 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A아니면 B라고 단정해 버리고 질문을 하면  
      C나 D의 가능성은 사라지기 마련이므로 질문을 써놓고 이런 질문에는
      어떤 답변이 나올른지를 미리 생각해보고 인터뷰에 응하도록 한다.   
       
  = 거리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할 경우
    움직이는 사람보다는 벤치나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에게 질문하는 것이
    대답을 얻어내기 쉽다.
  = interviewee의 시선을 주위로부터 자유롭도록 배려해야
   
       
 좋은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을 의식하므로.         
  = 기발하거나 재치있는 대답을 원할 때나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들의 대답을 원할 때는 여러명이 모여있을 때가 용이.
  = 질문은 짧게 해야 한다 질문이 길어지면 대체로 대답이 짧아지는 경우가 많다.
  = 인터뷰도중 순간적인 침묵이 흐를 경우 침묵을 깨지 않도록 한다
     마이크를 대고 있으면  예상외로 계속 대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①폐쇄형 질문   
      -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질문으로 사안이 급하고  
      사실파악이 중요한 때 필요한 말을 바로 묻는 경우.
  ②개방형 질문   
      - 분위기 조성에서 시작하는 질문으로
      유도를 통해 필요한 말을 끌어내는 경우.
  ※대체로 ②→①로 이행되는 경우가 많다.
  ③깔때기형 질문  
      - 언론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④역 깔대기형 질문
      - 정부관료나 대학교수처럼  
        언론에 익숙해 말을 잘하는 사람에게 유용.  
  ⑤보충질문(follow-up question)
              
    - 답변이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수평구조로 사람상대.
  ⑥탐문형 질문
      - 심층취재처럼 사건의 줄거리를 따라서 추적할 경우.
  ⑦무궤도형 질문
   
  = 해서는 안될 형태
 
  ①동시대칭형 질문
      - 좋은점과 나쁜점 식.
  ②택일씩 질문
      - 출마합니까 안합니까 식.
  ③세 문장이 넘는 질문
      - 질문내용을 잊어버리기 쉽다.
  ④예,아니오 질문
      - 인터뷰 내용을 쓸 수 없다.
  ⑤진부하고 상투적인 질문
      - 어떻게 지내세요, 바쁘시죠 따위.
  ⑥구체적이지 못한 질문
      - 소감이 어떻습니까 보다는 떠오르는 얼굴은? 식으로.
   
  ※no comment의 경우 대부분은 수긍한다는 의미
   기사는 "상대는 묵묵부답이다"식으로 기사화 가능.
    
연구검토형 답변에는 추후 follow-up하도록.
  
  = 인터뷰는 논쟁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도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이잘코군 > [퍼온글] 암기력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

암기력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

 

1. 취침 전 20분을 최대한 활용하라

자기 전에 정해진 일을 하지 못하면 잠자리에 들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러한 습관을 '취침의식'이라고 한다. 바로 이 취침의식을 활용하면 기억술에 크게 도움을 준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젠킨스 박사는 한 가지 흥미로운 실험을 했는데, 평균 점수차가 없는 학생들을 A와 B 두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같은 강의를 한 후 다음날 아침에 강의 내용을 테스트 해 보았다. 다만 A그룹은 강의가 끝난 후 바로 자도록 했고, B그룹은 자유시간을 주었다.

실험결과 A그룹의 강의 내용 기억량이 평균 56퍼센트였는데, B그룹은 9퍼센트에 불과했다고 한다.자기 2,30분 전을 최대한 이용하면 몇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 외운 것을 그 자리에서 활용해 본다.

지식은 그것을 활용함으로써 확실한 것이 된다'는 말이 있다. 확실히금방 배운 것이라도 활용해 보지 않으면 조금만 변형이 되면 생전 처음 보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한 번 외운 것은 그 자리에서 활용하거나 확인을 함로써 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 두도록 한다.

3. 즐거웠던 일과 연관지어 기억한다.

즐겁고 유쾌한 체험은 자주 회상된다. 반면, 불쾌한 기억들은 아주 잊는 것은 아니지만, 평소엔 마치 잊은 것처럼 의식밖에 방치되어 있다.

바로 이 점을 암기법에 연결시키는 것이다. 즉, 외워야 하는 내용을즐거운 경험과 연관시켜 암기하면, 그 경험을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암기 내용이 따라나올 것이다. 가령, 어떤 산봉우리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삼각형의 한 공식을 끌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4. 역사는 자신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만든다.

대하드라마를 연출하는 것처럼 자신을 역사의 한 주인공으로 만들어 암기하는 법이다. 이것은 우뇌의 이미지 만드는 기능을 이용하는 것이데,
이렇게 하면 암기한 내용이 대뇌에 새겨지기 때문에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5. 다른 의미를 하나 추가하여 외운다.

대개 어떤 사람이나 사건을 기억할 때는 에피소드를 만들면 우뇌의이미지와 작용이 최대한 발휘되어 보다 선명한 기억 테이프가 만들어 진다.

수학이나 물리에 바로 이러한 원리가 적용될 수 있는데, 가령, '타
고라스의 정리'를 그저 수식만 기억하는게 아니라 그리스 시대의 석판 따위를 기억해 두면 하나의 이미지가 형성되어 쉽게 떠올릴 수 있다.

6. 어려운 것은 쉬운말로 바꾼다.

어려운 개념을 외울 때는 보통 설명을 통째로 외우게 되는데, 이런 방법은 효울적이지 못하다. 이럴 때는 일단 자기가 알기 쉬운 말로 바꿔서 외워본다. 특히 어려운 말을 자기 식의 말로 바꾸는 것은 새로운 정보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또 자기 식의 말로 바꾸는 작업을 통해 이미지화하는 작업을 동시에 병행하는 셈이 되어 외우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7. 단어는 문장과 함께 외운다.

영어 과목에서도 설명했지만, 단어는 그 자체만 독립해서 외우는 것보다는 문장과 함께 외우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특히 숙어는 문장을 해석해 보면서 메모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숙어집을 만들 때 해당문장을 함께 적어 놓으면 암기에 큰 도움을 준다.

8. 손과 입을 사용해 외워라.

영어 단어를 외울 때는 입으로만 중얼중얼 외우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이렇게 입으로만 외우는 것은 혀나 입술의 느낌으로만 외우게 되기 때문이다.

소리를 내는 동시에 손으로 쓰면서 외우게 되면 시각과 청각, 촉각이 모두 동원되기 때문에 훨씬 암기 효과가 커진다. 한가지 예를 들면,한 단어에서 'r'인지 'l'인지 잘 기억이 안 날때 한 번 손으로 써보면 금방 기억이 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것은 바로 손이 단어를 암기한 것이다.

9. 암기한 것은 9시간 이내에 복습하라.

심리학자 에빙 하우스는 기억의 유지와 망각에 관한 곡선을 밝혀 냈는데, 처음 암기한 직후의 기억률 감퇴가 가장 크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정도가 완만해진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같은 한 시간이라도 암기 직후의 한 시간에 잊어 버리는 양보다, 다음 날 한 시간 동안 앚어버리는 양이 더 적다는 것이다. 시간이 더 지날수록 잊어 버리는 양은 점점 더 적어지게 된다. 요컨데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남아 있는 기억은 더 많은 시간이 지나더라도 쉽게 잊혀지게 된는 것이다. 따라서잊어버리는 양이 급격할 때 즉, 9시간 이내에 다시 복습을 해 두면 큰 효과를 올릴 수 있게 된다.

10. 중요한 것은 처음과 마지막에 외워라.

심리학에 재미있는 실험이 있는데, 아무 의미도 없는 단어 15개 정도를 일련 번호를 붙여 나열을 해놓고 외우는 것이다. 매번 외운 것에는 O표를, 외우지 못한 것에는 ×표를 해가면서 여러번 반복하면 7번째와 8번째 단어에 가장 많은 ×가 된다고 한다. 우리의 기억은 앞에 암기한 것에 억제를 받아 다음에 암기하는 것은 좀처럼 기억하기가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을 처음이나 끝에 두고 암기하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1. 외울 내용을 시각화하라.

문장 형태로 외우려고 할 때 잘 외워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도표나 그림을 그려가며 외우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렇게 하면 문장의 형태를 보는 것과는 다른 회로를 통해 머릿속에 들어오기 때문에 외우는 일이 훨씬 쉬워질 것이다.

12. 암기(暗記)보다는 명기(明記)하라

외운다는 것을 단순히 암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기억이라는 의미는 원래 어떤 내용을 이해하여 자기 머릿속에 남긴다는 것을 뜻한다. 아무 의미도 없이 외우기만 하는 암기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숫자와 같은 의미없는 기호를 외워야하는 경우만 빼놓고는 모두 확실한 의미를 이해하여 기억하는 명기를 하는 것이 좋다.


* 일상생활에서 기억력을 높이는 비결

실패를 분하게 생각하라.실패 또는 실수한 일이 있다면 분하게 생각하라.분하게 생각하는 그 기분이 기억력에 탄력을 준다.시간적으로 여유를 가져라.여유를 가질 때만 책임감과 기운이 생긴다.

늘 시간적으로 초조하게 생각하면 잊는 것도 많고, 빠뜨리는 것도 많기 마련이다.계획적으로 행동하라.

결코 머리는 나쁘지 않은데 금방 잊어 버리거나 중요한 부분을 빼먹고 기억하는 일이 많은 사람은, 어떤 일을 할 때 항상 계획적으로 행동하게 되면 전체 일의 진행방향을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실수를 줄일 수 있다. 평소 이러한 훈련을 지속적으로 하면 기억력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이잘코군 > [퍼온글]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나(1)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나(1)

스스로 백치라 생각하고 엄격한 문장 수련  -  이인화

‘영원한 제국’의 소설가 이인화(35)씨는 “좋은 글이란 엄격한 문장 수련과 문학수업을 통해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엄격한 문학수업 시절을 거쳤다. 춘원 李光洙(이광수), 金允植(김윤식), 李御寧(이어령)의 글을 거의 다 통독했다.

“그분들의 글이라면, 그분들이 평생 동안 쓴 것을 모두 다 찾아 읽었습니다. 그분들의 글에 모자라는 것을 찾아 보충한다는 생각으로 제 글을 써왔을 정도입니다. 한마디로 私淑(사숙)한 거죠. 첨삭 지도는 아버지께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무척 자상하신 편이었고, 글쓰기에 대해 많은 얘기들을 들려주셨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계단문학동인회’라는 문학서클에서 활동했는데, 그 때 자기 나름의 방식대로 후배 글을 평해주고 다듬어 주던 선배들과 친구들이 참 고마웠습니다.”

그는 소설을 쓸 때, 쓰려고 하는 소재에 대한 공부부터 시작한다. 그 방면의 모든 책과 논문, 자료들을 읽고 꼼꼼히 노트하는 과정을 거쳐, 다 알았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공부한다. 소재를 완전히 장악했다는 자신감이 들지 않는 한 그의 공부는 계속된다. 그렇게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쓸 때보다 오히려 전체 시간은 단축된다고 한다. 그 소재에 있어서는 어떤 학자보다 더 많이 알고 쓰고 싶은 게 소설가로서 그의 욕심이다.

“좋은 글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흔히 두 가지 답변이 있습니다. ‘글은 그 사람이다’라고 하면서 인격이나 사상의 완성이 바로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요건이라는 비교적 전통적인 입장이 그 하나지요. 다른 하나는 ‘글은 만들어 내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글 자체에 대한 장인적인 성실성을 강조하는 현대적인 입장입니다. 前者(전자)가 전통적인 文士(문사)의식이라면 後者(후자)를 현대적인 예술가의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후자를 통해서 전자에 도달하는 것이 현대사회에서 가능한 최선의 글쓰기가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글 자체에 장인적으로 성실하게 몰입하다 보면 생활 자체가 점점 더 단순해지고 소박해지고 헛된 욕심을 버리게 됩니다. 글 쓰는 것 외에 실제의 삶에서 재미를 찾지 못할 때, 한없이 허전하고 외로워서 글을 쓰고 고치는 것 외에는 마음 붙일 곳이 없다고 느낄 때 좋은 글이 나오고 그 사람의 삶도 일체의 장식을 털어 버린 겨울나무처럼 건실함과 확고함을 갖게 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는 ‘文氣(문기)’라는 것은 그 사람 자체의 氣와는 다른 별개의 것이며, 오로지 글만이 자신의 인생 전체를 떠받치고 있다는 절박감이 있을 때만 생기는 힘이라고 본다. 단순히 흠 없는 글을 넘어 영혼까지 감동시키는 명문장의 비밀은 바로 이 ‘절박감’에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잘 쓰려면 우선 수공업적인 첨삭수업 없이는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자기 힘에 알맞은 작은 소재를 택해서, 충분히 공부하고, 너무 소심한 것이 아닌가 싶을 만큼 단어 하나, 구절 하나, 문장 하나를 따지고 고친다면 누구나 좋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高名(고명)한 교수의 강의를 듣거나 어떤 계기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자기 글이 갑자기 좋아지는 건 절대 아닙니다.”

이인화씨는 자신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었는데 그때마다 큰 소재로 大作(대작)을 쓰겠다는 욕심, 불충분한 공부, 철저하지 못했던 첨삭과 퇴고로 미흡한 글을 만들고 말았다는 후회라고 고백했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글을 쓰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의 인간적인 미숙함과의 싸움이 아니겠느냐고.

자료제공 : 월간조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이잘코군 > [퍼온글]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나(2)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나(2) 

주관과 편견의 칼날이 완강하고도 섬세하게 번득이는 글  -  김훈

날카롭고도 유려한 문장을 구사하는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 알려진 金薰(김훈·53·前 시사저널 편집장)씨는 얼마 전 완전히 文人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 길은 이미 그의 ‘자전거 여행’(생각의 나무)에서 예고된 것인지도 모른다. 시사저널 편집장 자리에서 물러난 그는 이제 저널리즘에서 놓여나게 되어 편안하다고 했다. 객관성에 천착해야 한다는 점이 늘 그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왔던 모양이다.

“저널리즘의 글쓰기는 사실을 따라가면서 정보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수많은 정보들 중에서 전달할 가치가 있는 정보를 추려내서 논리적으로 배열한 문장이 좋은 문장입니다. 현실은 수억만 개의 측면을 갖습니다. 관찰자가 어느 측면에 서느냐에 따라서 세계의 모습은 전혀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전달할 가치가 있는 정보를 추려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보다 더 고통스런 문제는 그렇게 조직된 문장이 이 세계의 모습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언어의 구조물에 불과하리라는 허망함입니다. 두려운 일이지요.”

그는 저널리즘의 글쓰기가 기본적으로 간단명료하고 깔끔한 문장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그것이 갖는 한계점에 회의를 드러냈다. 항상 간단한 문장만을 쓰게 되니까 그것을 읽는 국민 역시 점점 단순해지고 복잡한 사고를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소설가 李文求(이문구), 박상륭씨는 독자가 적습니다. 지금 교육받은 사람들이 그들의 글을 읽을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저널리즘 교육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널리즘이 저널리스틱한 문장을 포기하는 것도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공정성에 대한 강박관념, ‘편견 혹은 편파성’이라는 말 자체에 대한 편견을 지적했다. 살인사건 보도의 경우, 길이 몇 센티미터 칼로 늑골을 몇 번 찔러 현장에서 즉사시켰다는 식의 기사를 자주 쓰는데, 그것이 과연 그 사건의 핵심적인 진실인가. 金씨는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한다. 어느 위치, 몇 번째 갈비뼈, 몇 센티미터라는 건 개별 사실이지만, 여기에 사건의 핵심이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이상의 본질을 찾아 헤매야 한다는 것, 바로 거기에 저널리즘의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저널리즘의 글쓰기가

‘客觀性(객관성)에 대한 허영’을 버릴 때 오히려 사건의 핵심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한 가지 입장을 선택해야 하고, 그 한 가지 입장이 최대한 객관성을 갖고 있어야 하는 건데, 이건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범죄기사를 쓸 때 한쪽을 加害者(가해자) 한쪽을 被害者(피해자), 한쪽은 善(선) 한쪽은 惡(악), 혹은 진실과 오류라 할 때, 이 양쪽 극단 사이에서 공정한 입장을 취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가해자의 입장 따로 피해자의 입장을 따로 쓰는 것이 공정보도는 아닙니다. 이건 아무런 보도도 아닙니다. 아무 말도 안 한 거와 같습니다.

공정보도라 할 때 善과 惡 사이의 밸런스를 맞추는 건 아무 보도도 아닙니다. 차라리 어느 한쪽에 서서 무자비하게 편파보도를 하는 게 공정 보도라고 봅니다. 마지막에 가서 ‘국민이 판단할 일이다, 독자가 판단할 일이다’로 끝나는 글들이 굉장히 많은데, 이 복잡다단한 현대사회에 일반 국민은 그걸 판단 못합니다. 그러면 저널리즘은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건강하고 절박한 편견

그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 글 속에 무수한 안전장치와 대피처, 후퇴로, 보급로를 설치하고 있는 글은 좋은 글이 아니라고 본다. 좋은 글이란 자기 자신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놓고, 많은 난관을 필사적으로 뚫고 나가는 것이라고 본다. ‘보편타당성’보다는 ‘건강하고 절박한 편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수많은 전제와 가정, 말 돌리기, 여러 가지 장치, 자기 글이 남의 글에 공격받을 것을 대비한 글쓰기…. 글쓰는 사람의 100%가 그런 글을 씁니다. 그러나 글쓰는 사람이 자기의 안전을 도모하는 한 좋은 글을 쓸 수 없다고 봅니다. 매일 일간지에 실리는 칼럼만 해도 몇십 편이 되는데, 그게 대개 비슷한 언어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그는 “건강하고 절박한 편견이되 과학성과 논리성을 갖추어야 좋은 글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것마저 과학성과 논리성을 갖춘 편견일 뿐이며, 그와 반대되는 내용을 전개하는 사람의 말도 과학성과 논리성을 갖출 때 또 하나의 진실이 될 수 있다는 데서 비극이 싹튼다고 본다. 이것은 언어의 兩面性(양면성)에 기인하는 것이며, 그 때문에 인간의 시비는 끝이 없다고 본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어떻게든 자신의 진지함과 절박함을 확보하기 위한 싸움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표현에 있어서도 피나는 고민과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비가 내린다’라고 써야 하는지, ‘비는 내린다’라고 써야 하는지에 대해 배워야 합니다. 쓰고 싶은 것이 다 써지는 것은 아닙니다. 글로 쓰여질 수 있는 것의 한계를 알아야 하고, 그 한계선상에서 그것을 넘어서려는 모색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가을에 단풍잎이 물든 것을 표현하려고 해봅시다. 그 속에 세상의 온갖 빛깔이 다 담겨 있는데 그걸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그냥 단풍이 물들어 떨어진다고 표현할 수밖에. 이처럼 ‘말하여질수 없는 것’들을 마침내 말하려다 실패하는 세월을 쌓아나가야 합니다.”

그는 주관과 편견의 칼날이 완강하고도 섬세하게 번득이는 글이 좋은 글이라고 덧붙였다.

   자료출처 : 월간조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