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의 문화사 살림지식총서 224
박철수 지음 / 살림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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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아파트가 시민들의 삶을 자폐적이자 이기적으로 만들었다고 하며 이것을 권력과 투기자본의 결탁의 결과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가 자폐성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아파트 세대의 철문, 닫혀진 단지는 그것이 주민들의 사고방식을 닫힌 모습으로 만들기 이전에, 이미 평범한 시민 중 하나였던 건축가들이, 닫힌 마음을 가진 이들이 설계한 것이다. 보편적인 시민들은 그렇게 지어진 모습에 환호했다. 설계자나 거주자나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사고의 폐쇄성은 아파트에 거주하기 이전에 이미 그랬던것이 아닐까.


저자는 또한 아파트는 문화가 아니라고 말한다. 나는 이 주장도 한번 더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으로는 이미 아파트는 우리의 문화다. 그 모습이 아름답지 않을 지라도, 심지어는 우리의 삶에 자리잡은 필요악처럼 보일지라도 그렇다. 내가 좋든 싫든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우리의 문화인 것이다.


우리의 모습은 스스로가 만든 것이다. 내가 아닌 누군가가 그렇게 만든것이 아니다.

스스로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것을 만든 자신의 손을 바라보면서, 

내 손이 가진 욕망을 긍정하면서 더욱 현실적인 개선점을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다만 한 가지, 저자의 선의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그의 고민에 동참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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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들의 웅성임 - 한 인문학자가 생각하는 3.11 대재난 이후의 삶
이소마에 준이치 지음, 장윤선 옮김 / 글항아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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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기위한 텍스트로 읽었습니다. 재난과 삶의 관계를 가장 뚜렷하게 드러내는 케이스인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의 변화에 대해 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표면으로 드러나는 재난이 사회의 부조리함의 단면을 일시에 보여주듯이 일상에 벌어지는 무명의 사건들도 사회의 문제를 드러낸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사건을 어떻게 읽어내고 대응할지에 대한 답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고민해야 숙제겠지요. 물론 힘내라!와 같은 구호에 불과한 스테레오타입의 피상적 방법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이 책을 읽고 재난을 넘어 일상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한 새로운 고민에 빠졌습니다. 

가끔 저자에게 인사를 드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욕망과 잡념에 흐려진 시각을 틔워주는 그런 책을 쓴 분들에게 말입니다. 이소마에 준이치, 그리고 숨어있는 좋은 책을 찾아 번역해주시고 진심이 담긴 후기를 적어주신 역자 장윤선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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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담화의 빈곤
이강헌 지음 / 우리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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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비평가인 이강헌교수님이 지난 30년동안 잡지에 기고했던 글을 모아 책을 엮었습니다. 오래 전 쓰신 글도 있지만 세월에 전혀 바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은 보편성이라는 교두보를 확보하고 앞으로 나아갔기 때문일 것입니다. 건축의 비평이 부재한 현실에 자극이 될 만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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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4
권명아 지음 / 책세상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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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근대가족의 형태가 어떻게 구성 된 것인지 설명하고 있다. 명료한 주장인듯 보이나 사회 경제적인 부분이 무시되고, 정치적인 면에서의 가족 구성의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특히 프랑스 혁명의 근대 주체들이 새로운 정치 관계를 의식하면서 가족의 형식을 바꾸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과연 그럴까. 정치적 의식이 가족관계를 새로운 형식으로 바꿀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그 세대의 가족의 형태는 유사하다. 오히려 노동과 생산 그리고 이것이 장기 지속에 따른 관습의 형태, 아비투스가 그것을 결정할 뿐이다. 어떠한 삶이 옳다는 당위성과 실제 삶의 모습은 같지 않다. 마키아밸리도 “인간이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와, 실제로 어떻게 살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매우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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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장소, 환대 현대의 지성 159
김현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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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흥미를 가질 만 한 주제다. 그 누구든 스스로를 부당하게 억압받는 피해자라고 느끼고 있으니까. 하지만 억압과 차별을 반대하는 논증이 부실하다. ‘올바름‘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섭리에 가까운 것 마저도 도덕의 잣대로 판단하는 경향이 짙다. 너무 큰 기대를 안고 페이지를 넘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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