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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를 웃긴 남자
이경숙 지음 / 자인 / 2000년 12월
평점 :
품절
김용옥의 “왕팬”인 나로서는 절대 안 읽고 지나갈 수 없는 책이었다. 읽기 전엔 도끼 눈을 뜨고 “흥, 그으래~~ 어디 보자..” 였다. 읽고 난 느낌은? “아.. 참 좋다!”이다. 여러 면에서 좋았다. 깔끔하고도 직설적인 반박이 좋았고, “유식”과 “고상”을 포기(^^;)한 편한 문체가 좋았고, 김용옥이라는 거대한 학문적, 사회적 입지를 지닌 사람의 의견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매섭게 반박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진 토론 문화가 무엇보다도 가장 좋았다. 김용옥과 자신의 해석을 조목 조목 비교해 놓으며 해석의 잘잘못을 짚어줌으로써, 그저 딴지나 한번 걸어보자는 식으로 쓰여진 책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저자의 말대로, “무섭도록 논리적”인 내용을 명쾌하게 풀어나갔고, 이해하기도 참 좋았다.
다만 해석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할 수 있다고 믿는다. 김용옥의 “헷소리”도 해석의 한 갈래이고, 저자의 해석도 한 갈래라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다양한 해석들을 들고 나와 서로 생각하고 토론하고 공부하는 것이야 말로 노자가 흐뭇하고 좋아서 웃게 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김용옥을 포함한 여러 사람의 또 다른 “반박서”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