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 의사.의과대 학생.직업 전문가가 들려주는 의사의 모든 것 꿈결 잡 시리즈
고정민 외 지음 / 꿈결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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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며 진로와 적성에 대해 좀 더 알아볼 기회를 주는 요즈음의 학제.

그래서 꿈결에서는 직업을 시리즈로 소개하는 책을 만들어 내고 있는 모양이다.

그 중의 한권, 내가 읽고 아이들에게 권한 책은 <의사>편이다.

한번도 아이들에게 의사가 되라고 얘기해 본 적이 없고 우리집 아이들 역시 장래의 희망이 의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유익했다.

의사가 하는 일,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의사가 된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현재 의대생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직업 전문가가 들려주는 의사 이야기 그리고 현직 의사가 들려주는 의사 이야기(산부인과 안과 흉부외과 성형외과 소아청소년과 그리고 법의학자 각각)들이 무언가가 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가에 대한 대목과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해 보는 것만으로도 의사가 되려는 꿈이 없는 이들에게 조차 시사하는 바가 컸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나와 있는 (소개되어 있는 직업) 책은 간호사, 치과의사, 외교관 국제기구 종사자 등이 있다.

그 직업에 꿈을 갖고 있는 학생들에겐 구체적인 가이드가 되어 줄 것 같다. 현 대학생이 쓴 글에서는 특히 그것이 되기 위해 공부하고 관리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나와 있기 때문이다.

꿈을 꾼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목표가 없으면 자신이 나아갈 방향의 감각을 잃고 되는대로 살기 쉬우므로.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부모가 아이들에게 꼭 무엇이 되라고 심어줄 수는 없는 일이다. 그것은 부모의 바람이나 기대일 뿐 자녀 본인의 능력과 재능과 소질이 더욱 중요한 까닭이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과 재능에 대해 바르게 알지 못하고 또 자신이 되고자 꿈꾸는 직업이 정말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 막연하게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해라"라고만 하는 것도 올바른 가이드는 아닌 것 같다.

그럴때 이런 책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막연했던 꿈. 알지 못했던 미지의 직업과 그 삶에 대해 구체화 해 볼 수 있는 간접 경험 겸 안내서가 되어 주기 때문이다.

자유학기제를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책, 대학생 선배와 현직 직업인 그리고 직업 전문가가 들려주는 공부법과 직업 현자의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은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되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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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고 정리 - 잡동사니를 버리고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미니멀 라이프의 시작
루스 수컵 지음, 김현주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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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난 달, 나의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돌아가실 때 연세는 101세. 정확하게는 100년 하고도 7개월을 더 사시고 돌아가셨다.

장례를 마친 후 부모님께서는 할아버지댁 정리에 돌입하셨다. 그리고 그 정리는 한 달이 되어가는 오늘까지도 계속 되고 있다.

집 한 채에 그렇게 많은 것들이 들어갈 수 있다니...

우리 할아버지는 뭘 주워오거나 하신 건 아닌데 대신 아무것도 버리지 않는 저장 강박증이 있으셨던 것 같다.

매주 부모님께서 할아버지 댁으로 가서 청소를 하고 정리를 하고 할아버지 몰래 쓸모없는 물건들을 버리셨지만 할아버진 그때마다 몹시 못 마땅하게 여기셨었다. "언젠가는 사용하게 될 지도 모르는데..." 라고 하시며 못 버리게 하셨던 것이다.

어렵게 살던 시절을 생각하면 어느 것 하나 불필요해 보이는 것이 없고 버리기엔 너무 새것 같아 또 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셨나보다.

그렇다고는 하나 막상 돌아가신 후 정리를 하면서 보니 요쿠르트 드신 플라스틱 용기는 다 씻어 말린 후 그것들끼리, 1회용 커피 드신 후 그 자잘한 종이 껍데기끼리, 컵라면 같은 것 조차 드신 후 그 용기들을 또 다 씻고 말려 그것들끼리, 그것도 뚜껑은 뚜껑끼리 그릇은 그릇끼리.. 이렇게 죄다 모아 일정량씩 묶어서 차곡차곡 쌓아두셨던 것들이 한도 끝도 없이 쏟아져나왔다.

할아버지 생각에는 그것들까지도 다 "언젠가는 쓸 지도 모를"것들이었으나 실제론 절대로 다시 쓸 일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가차없이 모조리 버려질 것들이었다.

댁에는 쓰레기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가스렌지가 4개, 냉장고가 2개, 아예 개봉한 적 없는 새 이불이 50채, 역시 새것인채로 있었던 황토매트, 밥솥, 청소기, TV 등의 가전제품, 모자 100여개, 가방이 100여개, 오래된 책 수백권, 그리고 가구들, 수백개의 볼펜 및 필기구, 지갑들, 옷들, 옷걸이들, 우산들, 그릇들, 소금, 설탕, 간장, 된장, 고추장, 기름... 비누, 샴푸, 수건들, 사진들, 문서들... 이루 다 열거할 수 없는 것들이 수두룩 했다.

그리고 그 많은 것들은 다 우리집에도 있고 우리부모님 댁에도 있고 안 가봤으나 우리 옆집에도 있을 테고, 살림을 하는 집이라면 저기에 열거한 것들은 기본으로 있고 거기에 더 얹어 뭔가가 훨씬 많이 있을 것이다. 우리집만 해도 아이들 각자의 옷가지와 물건, 책, 책장, 일년에 한번 쓸까말까한 텐트까지도 대체 몇개나 되는지...

할아버지댁을 정리하면서 "뭔 쓸모없는 것들을 이렇게 많이 이고지고 사셨나..."하고 생각했지만 돌아보면 우리집도 만만치 않은 것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그것들이 내게 어마어마한 스트레스까지 주고 있다. 내가 관리하고 정리하고 청소할 수 있는 능력의 한계를 넘어선 까닭이다.

쓰지 않는 것들이 어딘가에 처박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내 머리를 무겁게 짓누르는데 그러면서도 그것을 차마 버리지 못하는 것은 내가 그것을 버린 후에 단 한번이라도 그것중 하나가 필요해지거나 하여 다시 구입해야 하는 일이 생길까봐 그리고 그 새 물건이 또다시 우리집을 채워 더 비좁게 만들까봐 걱정이 되면서 갖고 있던 것은 못 버리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나도 안다. 그것을 다시 사용하지 않을 확률이 99.9999......% 라는 것을.

이 책에는 내가 위에 쓴 것과 같은 내용들이 나온다. 읽으면서 내가 썼나 싶을 지경이었다.

나만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한편으로는 위로도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도 궁금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이렇게 정리하라" 하는 정리의 기술이나 방법 보다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삶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 공간을 바라보는 마음, 어떤 집 어떤 공간이기를 원하는가에 대한 가치관 등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정리란 단순히 아무것도 없거나 차례차례 쌓아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에게 맞게 쓸모있는 공간 안에 꼭 사용할 것들로만 유용하게 채우고 사용하며 여유있게 사는 삶임을 밝히며 내가 살아가는 그 공간이 어떤 곳이길 원하는지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정리하는데에 도움이 될 만한 방법 또한 제시하고 있고.

잡동사니를 버리고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미니멀 라이프. 물건 뿐 아니라 감정과 관계까지도 다룬다. 비움의 기술을.

모두가 행복하고 여유로운 삶을 원할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좋은 것을 많이 갖고자 하기도 한다. 행복하고 여유로운 삶이 많은 것을 가진데에서 오는 것이 아님을 잊고.

할아버지댁에 다녀와 우리집을 둘러보며 얼마나 많은 것들이 불필요하게 공간을 채우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물리적인 공간 뿐 아니라 그것들이 내 정신까지도 짓누르고 있음을 떠올리며 공간과 물건과 삶을 대하는 내 자세와 생각을 고쳐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없어도 살 수 있고 없어도 행복하며 어쩌면 넓어진 공간만큼의 여유와 만족감이 더 커질수도 있음을 잊지 말고 늘리고 채우는 삶을 멈추고 버리고 나누고 비우고 정리하는 삶을 시작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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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태어나 아프지 않고 사는 법 - 건강하고 아름답게 나이 드는 오행 습관
장허야오 지음, 정주은 옮김 / 비타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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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육아를 거치면서 여기저기 쉬지 않고 아픈 나. 최근에도 몸이 아프다보니 이 책 제목이 정말 커다랗게 보였다.

<여자로 태어나 아프지 않고 사는 법>이라는 제목이 사실 그다지 끌리는 건 아니었지만.

몸이면 다 똑같은 몸이지, 여자 몸 따로 남자 몸 따로 있는 것도 아니겠구만 따로따로 주의해야 할 일이라도 있는걸까? 싶어서였다.

그런데 읽다보니 이 책에 쓰인 말들이 갑자기 막 믿어지기 시작했다.

전문가가 쓴 책이니 책을 읽었으면 일단 믿고 따라해보며 주의할 것 주의하고 그래야 맞는 거겠지만. 내가 좀 이런 류의 책을 반만 믿는 나쁜 습성이 있다보니...

그랬던 내가 책이 믿어지게 된 계기는 이것이었다. 평소 내 몸이 자주 아프다보니 나 스스로 내 몸 상태에 관심이 많은데 그때 내가 진단하기를 "나는 위는 좋은데 비위는 안좋은것 같다."였더랬다. 그런데 이 책 부록에 나오는 오행 체질 조회표에서 찾아본 결과의 나는 토(土) 체질 여성으로서 토 체질 여성의 신체적 특징은 {선천적으로 위장이 강하고 비장이 약하다. 음식을 잘 먹는 편이지만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게으르고 운동을 싫어한다.}라고 딱 적혀 있는 것이었다. 이거야말로 정확히 나 아니던가 말이지.

다른 체질도 읽어봤는데 (오행 체질 조회표 보기 전에 읽었을 때도 나는 토 체질의 신체적 특징과 같네! 하고 생각했었고) 내 체질은 토 체질이더라는. 그런데 그 오행 체질 조회표를 찾아보니 딱 들어맞았다는. 그래서 믿어져버린 것이라는 사실이다.

음... 비과학적이고 그저 통계에 따른 것이라고도 여길 수 있으나 태어난 생년월일에 따라 체질이 달라지는 것에 대해 약간이나마 그럴 듯 하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따로 있었다.

예전에 어디선가 보았거나 읽은 것인데 저마다 태어나 먹게 되는 음식이 월령과 연령에 따라 그 계절에 많이 나고 생산되는 것 위주로 먹게 되기 마련인데 그러다보니 어느해, 어느달에 태어났는가에 따라 먹게 되는 음식이 조금씩 차이가 나므로 비슷한 체질을 갖게 되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여하튼... 그렇다고 하여 나는 딱 토 체질이니 오직 토 체질에만 맞는 음식을 먹고 거기에 맞는 운동만 하고 나랑 안맞다고 된 음식은 무조건 멀리하고.. 이럴 생각은 없고. 실제로 내 몸이 나쁘지 않았다면야 뭐든 고루고루 섭취하고 적당하고 적절한 운동을 해 주련만 그게 아니므로 최소한 내게 좀 더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소개된 음식들을 좀 더 찾아먹어보는 것이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나쁜 음식, 좋은 음식에 대한 소개만 있는 것이 아니며 스스로 찾아서 지압해 볼 수 있는 혈자리도 가르쳐준다.

체질 조회표를 통해 자신의 체질을 알아보고 간, 심장, 비장, 폐, 신장 등등을 따로 구분하여 그 건강을 지키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해 주고 있다.

임신과 출산 육아를 통해 몸이 달라지는 것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책과 다르게 이 책에서는 굳이 이 책을 쓴 저자인 의사를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보다 내가 이대로 해 보면 되겠다 싶을 정도로 친절하고 상세히 설명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그 혈자리를 찾아 눌러보려니 하루 20분씩 일주일간 눌러주기. 이런 것이 의외로 혼자 매일 지켜서 해 보기가 쉬운 것이 아니었고, 나처럼 여기저기 아픈데가 많은 사람은 한두군데 누르거나 음식을 찾아먹는 걸로 해결될 일이 아니어서 온종일 이 책을 붙들고 여기저기 지압하고 맛사지 하고 부항도 뜨고 쑥뜸도 떠야 하는건가 싶어서 심리적으로 미리 쉬운 일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문제.

그래도 그 외에 의학 상식이랄까 몸에 대해 좀 더 이해하게 되는 대목도 있었고 (반대로 무슨 얘길 하고 있는건지 이해 안되는 것도 많긴 했다는..) 저마다 처지에 맞게 취할 것을 잘 취하면 도움이 되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몸에 있어서 자기 자신이 자기 몸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것 같긴 한데 여기서 그럼에도 경계해야 하는 것은 어딘가 아플때 자기가 의사가 되어 맘대로 진단하고 판단하여 엉뚱한 방향으로 치료를 하느라 시간을 보내면 안된다는 사실. 다만 이런 저런 것들에 대해 잘 알고 대비하는 것은 나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암튼 엄청나게 좋아하는 커피를 안먹기 시작했다. 일단 몸을 고쳐야 할 것 같아 그랬는데 삻의 즐거움 중의 하나가 사라져 당장은 좀 슬프다. 그래도 건강을 찾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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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24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정윤희 옮김, 규하 그림 / 인디고(글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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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지킬박사와 하이드에 등장하는 에드워드 하이드(Hyde)의 하이드는 hide(감추다, 숨다, 가리다)와 발음이 같다.

작가는 어쩌면 인간의 내면 깊숙히 감추어져 있는 드러내고 싶지 않은 본성, 특히 가리고 싶은 악한 본성을 그렇게 드러냈나보다 싶다.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너무나 유명하고, 유명하다보니 설령 책을 읽지 않았다 해도 그 이야기를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 소설이다.

지난 어느날 나는 뉴스를 보며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요즘 뉴스는 어린 자녀들과 함께 시청하기에 참 부적합하다. 어디 아이들 뿐이겠는가, 성인인 내가 듣고 보기에도 괴롭기 짝이 없는, 정신건강에 여간 해로운 게 요즘 뉴스 아닌가 싶을 정도로 뉴스에서는 세상의 온갖 악함을 모아 전해주는 느낌이다.

그날도 여러 기사들을 보며 세상에 무슨 이런 일이 다 있으며, 뭐 그런 짓을 저지르는 사람이 다 있냐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인간의 이중인격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다. 이중인격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지킬박사와 하이드에 대해 말하게 되었고.

그런데 막상 이야기를 해 주려다보니 자세한 줄거리가 가물가물한 것이었다. 그래서 읽게 되었다.

인디고에서 나온 <지킬박사와 하이드>. 책 싸이즈가 자그마하고 하드커버로 되어 있으나 무겁지 않아서 가방에 쏙 들어가는 만만한 크기다.

일러스트도 내용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고.

책이 그렇게 흥미롭게 생겨서인지 집에 배송되어 오자마자 사라졌다. 내가 읽기도 전에 말이다. 알고보니 둘째가 학교에 가지고 다니며 읽기에 좋겠다 싶어서 가방에 담아갔었더란다. 책을 딱히 좋아하지 않는 아이에게도 흥미를 끌어당기는 책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읽기에 부담이 없다. 금방 읽히고 짧고 흡입력 좋은 이야기.

내용은 워낙 유명하니까, 그러나 읽지 않은 사람도 있으니까 생략하고.

느낌만을 적어보자면, 어릴 땐 무섭고 오싹한 느낌이 더 강렬하게 남았던 반면 지금 다시 읽은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슬프고도 무거웠다.

이 이야기는 지킬박사와 하이드 얘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 같기도 했던 것이다. 내 안에도 그렇게 이중적 본성과 가면이 있고 때로 그대로 내버려두면 악한 자아쪽으로 더 쉽고 더 빠르게 변해간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한낱 소설에 불과하다고, 나는 지킬박사와 하이드 만큼은 아니라고 할 수만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평소 타인의 표리부동이나 언행불일치 등을 보며 얼마나 많이 실망하고 놀라곤 하는가. 허나 자신에게는 또한 얼마나 관대하던가.

그러나 사실은 나 자신이야말로 겉으로 보여지기를 원하는 모습과 내 본성 사이에서 갈등하고 부끄러웠던 적이 얼마나 많았나.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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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즐거움 - 7:5:1 정리 법칙으로 일상이 행복해지는 기술
야마시타 히데코 지음, 박선형 옮김 / 생각정거장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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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 필요할 땐 하나만 갖는다. 그리고 하나가 진실로 필요한지, 없어도 살 수 있는지 오래오래 심사숙고한 후 필요할 때만 마련한다.

오래도록 아껴서 잘 사용한다. 사용이 불가능해질때까지 마르고 닳도록 잘 쓴다.

이게 이제까지의 내 원칙이었다. 나는 뭔가를 사거나 구비해놓고 풍족하게 쓰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가짓수가 많아지면 관리도 잘 못 하는 편이고 크게 욕심도 없을 뿐더러 사실은 그런것들을 갖추고 살 만큼 넉넉하지도 않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집에 나 혼자만 사는 것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그리고 내가 뭔가를 잘 사는 편이 아니어서 그런지 내게 뭔가를 사 주거나 식구 중에 사거나 하는 경우가 흔하다.

결혼을 했을 때 내가 미처 신혼집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우리집엔 온갖 살림들로 가득찼더랬다.

새 가구, 새 가전, 새 부엌살림들은 그렇다치고 남편이 오래도록 혼자 살면서 갖고 있었던 것들도 다 들어오다보니 신혼집이었으나 몇십년은 산 듯한 집이 되어 있었다.

내가 마련한 것들도 아니고 내가 쓰는 것들도 아닌 것들이 하도 넘쳐나서 어디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는채로 살았다. 아이가 태어나고 가족이 늘어나면서 살림은 더 많이 늘어갔고 집은 점점 더 좁아져갔다. 거기에 비례하여 내 머릿속도 복잡해지고 체력은 떨어지고 정리는 안되고 청소도 손 닿는 데만 하게 되었다.

버리는 즐거움을 몰라서 실천 못하는 게 아니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너무나 지향한다. 그러나 우리에겐 불가능하다.

겨우 어느 한 공간을 숨 쉴만 하게 비워놓으면 곧장 뭔가가 새롭게 그 자릴 차지하는데 나는 이제 지쳐버렸다.

내가 주부이므로 모두가 내 탓을 하겠지. 그것마저 나를 괴롭게 하고 있다.

그래서 자꾸만 이런 류의 책을 읽는다. 읽으면 다 아는 이야기. 그러나 실천이 쉽지 않은 이야기. 실천을 못하고 있으니 안다고 하면 안되는 거 같기도 하다.

그래도 자꾸만 이런 류의 책을 읽는다. 그렇게 자꾸만 자극을 받고 배우고 실천해 보려고 노력하고... 의 반복.

나는 널찍한 베란다를 원한다. 그런데 화분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이들 학교에서 새학기마다 가져오랬다가 방학이면 돌려준 것들이 늘어가고 예쁘다고 누가 준 거, 공기 청정에 좋다며 누가 준거.. 이러다보니 어느새 막 늘었다. 각각의 모양과 크기로. 그 식물들은 너무나 잘 자랐고 화분은 더 큰 것이 필요해졌고. 또 화분이 자꾸 늘어났다. 나는 솔직히 식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름도 다 모른다. 그런데도 우리집에 있는 식물들은 정말 잘 자라고 번식하고 있다.

덕분에 베란다는 좁아지고 베란다 청소는 점점 쉽지 않아졌다. 베란다에는 이미 너무나 많은 잡다한 것들이 점령하고 있기도 한데 그 가운데에 양파, 마늘, 그리고 자꾸 늘어가는 화분들까지 더해지니 이제 베란다는 넓지도 않고 나는 베란다가 싫어졌다.

방에는 책상과 책장 침대 이부자리 옷장 그리고 책과 옷들이 그득하다. 말만 들어도 이미 포화상태 아니겠는지. 이 중에 무엇을 버릴 수 있다는 것인지.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작아진 옷들 골라내어 버리는 것이 전부. 그나마 그렇게 허리 아프게 일해도 도로 집은 가득찬다. 아이들은 더 크고 더 큰 옷들이 그 자릴 대신하게 되므로. 무슨 수로 버리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쓰다보니 내 하소연.. ㅠㅠ

그래도 책을 통해 배우고 책의 내용을 내 머릿속 마음속에 꼭꼭 담아 놓는다. 내 언제고 반드시 성공하고 말 것이다. 단샤리의 실천을.

단샤리란. 넘쳐나는 물건을 끊는다. 불필요한 물건을 버린다. 끊고 버리는 것을 반복하면서 물건의 집착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것을 트레이닝 이라고 본다. 노력할수록 공간은 변할 거라고 격려해주고 있다. 그래. 나도 노력해서 공간을 변화시켜보자..

이 책에서는 공간을 나누어 설명해주고 있다. 먹는 공간, 입는 공간, 자는 공간, 지내는 공간, 씻는 공간, 배우는 공간, 다니는 공간. 이렇게 7개의 공간별로.

그리고 7:5:1 정리 법칙에 대해 이야기 한다. 보여주지 않는 수납이 70%, 보이는 수납 50%, 보여주는 수납 10%. 이렇게 7:5:1.

보여주는 수납이라는 10%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머릿속에 염두에두고 노력하면 공간이 더 아름다워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 자기의 삶에 잘 적용하여 따라 실천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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