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책 읽어드립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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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몇 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햄릿을 읽고 있다. 처음 읽었던 책은 동화로 각색한 책이었지만 중학교 때부터 읽었던 책은 희곡이었고 다양한 출판사에서 나오는 햄릿을 그렇게 여러 번 읽었다. 햄릿을 유독 좋아해서 그랬던 건 아니고 셰익스피어 작품을 좋아해서 대부분의 작품들을 자주 읽어왔는데 특히 햄릿을 가장 많이 읽었던 것 같다. 영화로도 몇 번이나 보았고... 그랬던 햄릿을 또 읽었다. 백 권을 한 번씩 읽는 것보다 한 권을 백번 읽는 것이 더 좋다고 여기는 평소의 생각 때문에 그러는지도 모르겠다.

스타북스에서 나온 햄릿의 겉표지에는 오필리아가 꽃다발을 손에 쥐고 물에 떠내려가는 장면이 실려있다. 햄릿의 비극보다 오필리아의 죽음이 더 가슴 아팠던 때도 있었는데... 그것도 모두 결국에는 햄릿의 비극이지만.

햄릿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안 읽어본 사람이 없을 것이므로 줄거리는 생략하기로 하고, 나는 이번에 읽을 땐 각 등장인물들에게 집중해서 읽어보려 했는데 내가 햄릿을 읽고 기억할 때 내 머릿속에서 각색을 하는 건지 내가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해 갖고 있던 느낌들이 또 달라졌다. 생각해보니 읽을 때마다 그러는 것 같다. 읽는 내 감정과 상황과 느낌과 나이에 따라 이해를 다르게 하고 이입을 다르게 해서 그런 것인지 아님 기억 속에서 오류가 나는 것인지...

유령이 되어 떠도는 햄릿의 아버지가 일단 가장 불쌍했고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형을 독살하고 형수를 빼앗아 자기 아내로 삼은 클로디어스는 정상참작의 여지 없이 악인이었고 남편이 죽은 후 시동생과 결혼한 왕비 거트루드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 어쩔 수 없이 그런 상황에 처한 불쌍한 여인이었으며 아버지를 죽인 장본인이 햄릿 왕자라는 것을 알고 미쳐서 죽어버린 오필리아는 너무나 가여웠으나 또한 그만큼 나약하기 짝이 없게 보였더랬다. 나머지, 햄릿의 친구나 시종들은 그들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라 이해했고 레어티스는 굳이 그랬어야 했나 하고 생각했으며 오필리아와 레어티스의 아버지인 폴로니어스의 죽음은 참으로 억울하고 허무하다고 여겼다. 그리고 햄릿. 그의 우유부단함, 깊은 고뇌와 번민, 미치광이 행세 등은 한편으로는 이해하고 동정하면서도 몹시 답답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랬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다른 생각들이 들었다. 뭐라고 해야 할까. 그들 모두가 완벽한 선인도 완전한 악인도 아니더라는 느낌. 각자의 입장이 이해가 되면서도 그런 선택밖에는 할 수가 없었냐는 아쉬움. 이 짧은 희곡 한 편에 이렇게 인간의 심리와 적나라한 내면을 보여주다니 하는 그런 느낌들이 뒤섞였다고 해야 하려나.

인물의 감정과 심리를 설명하는 소설 형식이 아니라 그들의 대사를 통해 생각을 직접 듣다(읽다) 보니 더 인물들의 성격이 부각되고 그들이 생생하게 느껴져서 더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

사실 어려서 이 책을 읽었을 때엔 이들의 대사를 읽으며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세상에 누가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말을 한단 말인가', 하면서. 그러나 지금은 대사로 주로 표현해야 하는 희곡의 특성상 생각을 말로 다 쏟아내는 과정이 주는 당혹감을 넘어 재미와 이해가 되기도 하고 극성스럽게까지 느껴지는 대사와 심리묘사에서 특별한 재미와 감동을 느낀다. 인간의 욕망과 복수, 음모와 살인을 담은 이 비극적 이야기를 통해 숨기고 있는 인간 내면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그런 마음을 먹는다 하여 그렇게 사는 것은 아니지만.

왕비 거트루드와 오필리아의 캐릭터와 햄릿이 그 여인들을 바라보는 입장과 관점은 400년도 더 이전의 희곡이므로 그러려니 하기로 한다. 그러나 햄릿의 원망과 비난이 피할 수 없는 사실이기는 했고...

가장 이해 안 되는 게 오필리아의 죽음이었는데 지금은 가장 이해가 되는 대목이 오필리아의 죽음이면서도 그래도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는 안타까움이 가장 많이 남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래 그런 상황에서 어찌 미치지 않을 수 있었겠어 그렇지만 그러지 말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두고두고 자꾸 생각나는 클로디어스가 기도하는 장면. 온갖 나쁜 짓은 다 해 놓고 기도를 한단 말이지?! 그 모습을 보며 그 순간은 삼촌을 죽이는 것을 보류하는 햄릿도 기억에 깊게 남는다. 회개 기도하다가 죽임을 당해 삼촌이 천국 갈까 봐 못 죽이는 그 장면.

햄릿은 비극이 틀림없지만 읽는 내내 너무나 재미가 있다. 멀리서 보면 코미디이고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인, 이것도 그런 맥락인가.

끝으로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와 같은 명대사 말고 폴로니어스가 아들 레어티스에게 했던 당부의 말을 옮겨 적어볼까 한다. 

[p.38-39 속마음을 함부로 입 밖에 내지 말 것이며, 옳지 못한 생각을 행동에 옮기지 마라. 친구는 사귀되 잡스러워선 안 되고 한 번 사귄 좋은 친구는 마음속에 쇠고리로 단단히 걸어 두어라. 하지만 잘난 체하는 풋병아리들과 악수나 하다가는 손바닥만 두꺼워진다. 싸움을 하지 않도록 해야. 그러나 일단 하게 되면 상대방이 앞으로 너를 조심하도록 철저히 싸워라. 누구의 말이나 귀를 기울이되 네 의견은 말하지 마라. 즉, 남의 의견은 들어주되 판단을 삼가라는 말이다. 옷차림에는 지갑이 허락하는 데까지 돈을 써도 좋지만 요란하게 치장하지는 말아라. 값지되 번쩍거리지 않는 옷을 입도록 해라. 옷은 인품을 나타낸다. 프랑스의 상류계급 인사들은 이 방면에 세련된 눈을 지니고 있단다. 돈은 빌리지도 말고 빌려 주지도 말아라. 빌려주면 돈과 사람을 잃고 빌리면 절약하는 마음이 무디어진다. 무엇보다도 네 자신에게 성실하여라. 그러면 밤이 낮은 따르듯 자연히 남에게 성실한 사람이 되는 법이다...]

햄릿 속 인물탐구나 대사 연구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그들이 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내용의 흐름과 상관없이 기억에 남는 게 많다. 그래서 셰익스피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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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라이트의 다니엘서 강해 - 오늘날 세상에서 신앙을 지키는 법
크리스토퍼 라이트 지음, 박세혁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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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66권은 구약 39권, 신약 27권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중에서 구약은 크게 17권의 역사서, 5권의 시가서 그리고 17권의 선지서(예언서)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에 내가 읽은 다니엘서는 17권의 선지서(예언서) 중의 하나로 분열 왕국과 바빌론 포로 시대의 대선지서 중 하나이다. 

내용은 신 바빌론 제국의 느부갓네살(네부카드네자르 2세) 왕에게 포로로 잡힌 유대인 청년 다니엘에 대한 이야기와 다니엘이 본 환상에 관한 기록이며 중심이 되는 이야기로는 다니엘의 성장, 큰 신상 꿈, 풀무풀 처형, 큰 나무 꿈, 벨사살 왕의 죽음과 사자굴 사건이 있다.

다니엘서 앞부분에 등장하는 느부갓네살(네부카드네자르2세)은 신바빌로니아 제국의 제2대 왕으로 유대를 멸망시키고 그들을 바빌로니아로 강제 이주시켰던 사람이며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바빌론의 공중정원을 건설했던 왕이다. 다니엘서는 다니엘이 B.C. 6세기 경 바빌론에서 기록한 것이라고도 하고 혹은 몇 세기 후 다니엘의 이름을 빌려 기록한 것이라는 설도 유력하다.

이 책은 주석이 아니며 설교집이다. 설교를 했던 원고를 글의 형식으로 다듬어놓은, 다니엘서 강해.

설교집은 대체로 은혜롭지만 설교집을 읽는 것은 사실 무슨 재미가 있겠는지.. 그런 내 마음을 움직여 읽게 만든 것은 이 책에 쓰여 있던 이 글귀, "오늘날 세상에서 신앙을 지키는 법" 이었다. 

아주 어렸을 때 주일학교에서 전도사님이 설교 도중에 들려주신 예화 중에 지금까지도 잊지 못하고 있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 때는 6.25. 남북전쟁이 거의 끝나갈 즈음 어느 주일날, 시골 마을에 군인들이 들이닥쳤다. 주민들은 교회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었는데 군인들이 밖에서 외치길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만 살려줄 테니 믿지 않는 사람은 밖으로 나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교회 안에 남으면 죽음이고 나가면 살려준다는 것인데 갈등하던 사람 중 몇 사람이 밖으로 나갔고 살기 위해 나갔던 그들이 뜻밖에 총에 맞아 죽었다. 사실은 공산군이 아니라 국군이었고 그들이 안 믿는 사람을 살려준다는 말로 유인해 낸 후 그 말을 믿고 밖으로 나온 사람들을 죽였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이 설교 중의 예화를 기억하는 건 너무나 격분해서였던 것 같다.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 이 얘길 전한 여전도사님의 의도는 그러므로 이런 목숨을 걸어야 하는 순간에도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지키려던 사람들은 살았다는 것이었겠으나 어린 나에게 이런 예화는 마음을 얼어붙게 만드는 얼토당토않은 나쁜 이야기에 불과했다.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믿지 않는 사람들을 총으로 쏴 죽이는 것이 선이란 말인가. 믿는 사람을 박해하고 죽이는 것이 선이 아니듯이 믿음 없음을 이유로 죽이는 것 역시 용납이 되는 일이 아니지 않는지.

다만 만약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과연 나는 교회 안에 남을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밖으로 나갈 것인가를 두고 종종 생각했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것을 고민할 필요가 없는 시대와 나라에 살고 있음에 안도하곤 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몇 년 전 미국에서 총기 사고가 있었을 때였다. 용의자가 학교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학생들을 한 교실에 모아 결박한 채 무릎을 꿇리고는 이마에 총을 대고 하나님을 믿는지 물어서 그 질문에 대해 머뭇거리거나 믿는다고 대답한 학생들을 그 자리에서 쏴 죽이는 일이 있었다.

물론 이런 극단적이고 비극적인 일은 흔한 일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 그러나 주변을 살펴보면 신앙을 지키고 올바른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는 길은 삼가야 할 많은 것이 있음을 의미하기도 하고 희생해야 하는 것들 역시 많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런 정도는 오히려 소극적인 태도이고 삶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 삶의 터전에서,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시시때때로 신앙인으로서,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살아가는 모습이 필요하다. 주일을 지켜 교회에 가는 것만이 신앙인의 모습이 아니므로.

이 책에서는 그런 삶을 이야기한다. 다니엘서를 통해. 소년 다니엘이 노인이 될 때까지 포로로 압송되어 살면서 지키고 보여준 유연하고 담대하며 지혜로운 모습을 조명하면서.

성경은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문체로 되어 있기도 하고 시대적 배경지식이 없으면 이해가 잘 안되기도 하고 다 알고 읽어도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래서 만약 내가 다니엘서 강해가 아니라 다니엘서를 읽었다면 (이미 수차례 읽었지만) 다니엘의 세 친구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가 풀무불에 던져졌지만 머리카락 한 올 타지 않고 그을린 데도 없이 살아나왔다는 놀라운 이야기나 사자굴속에 던져진 다니엘만을 기억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다니엘서 강해를 읽으며 잘 알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했었거나 내 삶에 적용하지 못했던 내용들을 깊이 묵상하게 되면서 참으로 큰 은혜를 받았다. 400여 페이지가 넘어 두껍다고 여겼으나 읽다 보니 손에서 놓기 아까웠고 여러 번 읽으며 되새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니엘서는 12장으로 되어 있는데 이 책에서는 10 파트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고 역사적 위기 속에서, 개인적 위기 속에서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처신하고 살아가면 좋을지를 보여준다.

사실 알고 보면 삶의 곳곳이 사자굴이고 풀무불 속이며 믿는다는 이유로 조롱당하고 미움을 받기도 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며 우리를 악에서부터 보호하고 건지신다. 그리고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우리는 우리의 신앙을 지키고 하나님을 사랑하며 담대히 살아가는 삶을 기쁘게 살아갈 것이다.

(다니엘 3:17-18) "왕이여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계시다면 우리를 맹렬히 타는 풀무불 가운데에서 능히 건져내시겠고 왕의 손에서도 건져내시리이다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왕이여 우리가 왕의 신들을 섬기지도 아니하고 왕이 세우신 금 신상에게 절하지도 아니할 줄을 아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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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의 학습포트폴리오 - 입시가 변해도 흔들리지 않는
권태형 지음 / 지식너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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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드디어 찾았다. 누군가에게는 내 말이 와닿지 않겠지만 나에게는 이 책이 목마를 때 갈증을 해결해 주는 시원한 물 같았다. 내가 찾던 책은 어떻게 하면 공부를 효율적으로 잘 하는가 라든가 어떻게 해야 좋은 대학을 갈까 라든가 내가 어떻게 하여 아이를 잘 키웠다 같은 수기라든가 내가 무슨 무슨 방법으로 잘 가르쳐 좋은 대학을 보냈다 같은 것이 아니었다. 물론 그런 책들도 하나하나 다 도움이 되었지만.

나는 자꾸만 변하는 입시제도, 내가 학교 다닐 때와는 전혀 다르게 변한 과정들에 무지했고 단편적으로 접하는 지식으로 혼란스럽기만 했더랬다. 따라서 나에게 필요한 것은 현재의 입시제도에 대한 이해를 도와줄 책, 생소하다 못해 내게는 외계어처럼 들리는 입시 관련 용어들을 정리해 줄 책이 정말 절실히 필요했었다.

주변에 물어보는 것에서는 한계를 느꼈던 것이 수많은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줄 사람이 있는 게 아니었고 입시정책은 자주 변하여 내가 미리 알고 있다 한들 내겐 쓸모없게 되기도 했으며 설명을 들어도 너무 다양하고 복잡하여 잘 이해가 되지도 않았다.

정책이 어떻든 주어진 시간 속에서 자기의 일을 잘 하다 보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학교 이외의 곳에서 학업에의 도움을 받아 본 일이 없다 보니 정보를 접할 기회가 없었고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는 채 아이들더러 마냥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다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내가 궁금해하던 것들이 다 나와 있었다. 아니 보다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특히 3장과 5장에서 설명하고 있는 대목들이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그러므로 이 책은 나처럼 입시 관련 정보가 부족하고 그에 따라 준비해야 하는 것(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사람에게 특히 유용할 것 같다.

우선 이 책은 실제 사례들을 소개하고 그에 따른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짚어가며 입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 사례들은 정말 흔하게 주변에서 우리가, 우리의 아이들이 보이는 모습들이라서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었고 그렇다면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주었다. 그리고 저자가 소개해 주는 다양한 자료들을 QR코드를 활용하여 얻을 수 있다. 자신에게 맞고 필요한 것들을 챙겨두면 도움이 많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 책에서의 특징 한 가지는 책 읽은 후 부모 숙제가 있다는 것. 역시 아는 것보다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입시 관련 정보를 담은 책이지만 고등학생이 참고하기엔 늦은 감이 있고 적어도 중학생, 가능하면 초등학생의 부모가 읽으면 도움을 될 것 같다. 학교 교육과정을 전부 대학입시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 같아서 씁쓸하지만 방향과 방법을 알고 갈 수 있다면 시간과 노력을 낭비할 일이 없을 것 같다. 책의 말미에는 영어와 수학 두 과목의 공부법이 부록으로 들어있다. 사례와 그림과 표와 자료들이 대단히 잘 소개되어 있어서 특히 좋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변하는 입시정책에 따라 달라지는 교육법이 아니라 입시정책이 어떤 것이든 기본을 충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움과 동시에 다양한 입시정책에 대한 대비를 보다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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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타인들 - 소중한 사람과 더 가까워지는 관계심리학
조반니 프라체토 지음, 이수경 옮김 / 프런티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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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하다는 것은 관계의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다. Together, closer; 친밀한 타인들이라는 제목으로 발간된 이 책은 소중한 사람과 더 가까워지는 관계 심리학에 대해 다룬 책이다. 작가 조반니 프라체토는 이탈리아인으로 인문 심리 과학자라고 한다. 과학자가 쓴 관계 심리학이라니 뭔가 낯설다. 전작으로는 감정과 신경 과학에 대한 글이 있었다. 과학자이면서 소설과 극본을 쓰는 작가이기도 하단다. 이 책에서도 과학적 설명이 나오는데 그것이 이해를 돕는지 이해를 방해하는지는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신선하긴 했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타인과 다양한 관계를 맺는다. 사람마다 지향하는 관계의 밀도가 다르겠지만 나는 대단히 많은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을 좋아한다. "아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친밀해야지"라고 여기는 사람이라 먼저 가까이 다가가고 경계를 허무는 편이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나와는 반대로 친밀한 관계를 부러 거부하기도 한다. 나중에 상처받지 않기 위해 (언젠가는 이별하게 되므로,라고 이야기했다.) 일정 거리 이상 다가오는 것을 차단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았다. 그들에게는 그러니까 나처럼 마구 허물없이 다가가려는 사람이 상당히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관계는 혼자 맺는 것이 아니므로 서로의 이해와 노력이 필요하다. 성숙하고 건강한 관계,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의 아름다운 관계는 친밀함을 지향하느냐 마느냐를 떠나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는 이 세계에서는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싶다. 특히 1인 가족이 증가하고 고독사가 흔해진 요즘 같은 시대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종 바이러스로 인하여 대면하여 누군가를 만나고 어울려 지내는 것을 조심하게 된 요즈음 내 친구들과 친척들은 이따금씩 카톡과 밴드 등을 통해 생존신고를 해준다. 서로의 안부를 걱정하며 취한 그들의 연락은 우리가 직접 만난 지는 오래됐지만 서로 친밀하다는 정서를 느끼게 해 주고 외롭지 않게 해 주는 것 같다. 따로 떨어져 지내지만 외롭지 않다고 느끼게 해 주는 것, 혼자가 아니라고 믿게 해주는 것, 그 친밀함이 나이를 먹을수록 더 소중해지는 것 같다.



이 책은 심리와 관계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 아니었다. 마치 소설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그것도 옴니버스 형식의 단편소설 모음 같달까. 다만 소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스토리 사이사이 혹은 앞뒤로 관계 심리에 관한 '과학적 지식이 담긴'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읽어가는 동안 받은 느낌은 관찰카메라를 통해 누군가의 삶을 본 후 그에 따른 설명을 듣는 그런 느낌이었다.

여덟 개의 챕터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관계를 다각도로 조명하여 보여준다.

관계의 선택, 관계의 유지, 관계의 균열, 관계의 방향, 관계의 깊이, 관계의 재발견, 관계의 보상, 관계의 의미가 그것이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면 관계의 선택에서는 관계의 과부하에 걸려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관계의 유지에서는 성숙하고 오래된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관계의 균열에서는 안정적 관계를 흔드는 충동과 우유부단함을, 관계의 방향에서는 주기만 하는 사람과 받기만 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관계의 깊이에서는 진짜 원하는 사이를 만들기 위해 감수해야 할 것들을, 관계의 재발견에서는 죽음 앞에서 재설정되는 우리 사이의 거리를, 관계의 보상에 대해서는 상대가 아닌 진정한 나를 마주할 기회에 대한 것을, 그리고 관계의 의미에서는 친밀한 타인들이 내 삶에 주는 선물을 이야기하고 있다. 등장인물들이 그리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와 저자가 곁들인 심리학, 신경학, 생물학적 정보를 읽어가며 나는 나를 둘러싼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각 장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흥미로웠는데 다만 동성 간의 사랑과 관계가 너무나 일상적 이기라도 하듯 등장하여 당황스러웠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만 집중하여서 선정적인 것은 없었지만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나에게 있어서는. 그리고 관계의 다양성과 중요성은 이해했으나 내가 맺는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데에는 역시 나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밑줄을 그은 몇 부분을 소개해 보자면 이러하다.

p. 238 사랑은 자기 자신을 방어하려는 태도에서는 자라날 수 없다. 사랑은 부족함과 미숙함 속에서 가장 단단하게 자라나며, 용기로써 두려움을 덮어버리는 힘을 갖고 있다.

p. 263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도움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뜻한 애정과 위로 그리고 사회적. 정서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며, 특히 가까이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 그런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p. 278 상대에게 상처 주려는 마음이 없다면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는 법이다.



외로움에서 벗어나 친밀한 관계를 되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관계를 보여주어 생각하게 해줄 책. Together, clo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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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리딩을 위한 워드 파워 30일
노먼 루이스.윌프레드 펑크 지음, 강주헌 옮김 / 윌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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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를 사전 없이 읽는다'는 소개 문구에 홀려 책을 집어들었다. 이 책 한 권으로 뉴욕 타임스를 사전 없이 읽을거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지만 단 30일 읽고 배우고 익혀서 그래도 뭔가 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는 자신감 아니겠냐며 읽어보았다.

아직 30일을 다 채워 읽고 공부한 것은 아니므로 사전 없이 뉴욕 타임스를 읽을 수 있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에 관해 소개를 해 보자면 이 책은 영단어의 역사와 어원을 연구하여 어휘력 확장을 꾀하는 책이다. 무려 출간된 지 80년이나 되었다한다.

어원 학습을 통해 파생 단어들의 파생 원리를 깨달아 앎으로써 처음보는 단어를 만나더라도 뜻을 유추할 수 있도록 만든 책이다.

Lesson 30까지 있어 하루 한 강씩 공부하도록 되어 있으며 30일동안 미국 대학원 수준의 어휘를 익혀 고급 어휘력을 쌓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강에서는 책 활용법과 저자의 당부사항이 있고, 2강에는 레벨 테스트가 있는데 초급과 고급 문제가 있고 초급이 아주 쉽길래 가뿐하게 뒷문제들을 풀어보다가 급 주제파악을 하게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

하루 15분만 일정한 시간을 내어 공부하라고 안내가 되어있으나 내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고 더 시간을 내어 열심히 읽고 공부해야 했다.

QR코드로 접속 가능한 audio mp3도 제공되므로 반드시 듣고 쓰면서 공부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것 같다. 30강 전체가 강의는 아니고 레벨테스트, 24개의 강의 그리고 5차례의 테스트로 이루어져 있다.

각 강의마다 첫부분에 IDEA라는 핵심단어를 정리한 리스트가 나와서 10에서 20여단어 정도를 미리 제시하며 영어 원문과 우리말 번역이 다 나와 있다.

그리고 활용편 usage를 두어 앞서 익힌 내용을 확인해볼 수 있는 활용문제를 풀게 되어 있다.

책의 맨뒷부분에는 답안지도 있다.

어렵지만(내가 늘 쓰던 수준의 단어가 아니어서?) 의외로 재미있다. 어휘와 어원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고 재미있더라는 것. 어릴때 보았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가 생각나는... 그러나 이 책은 한달만에 소화하기엔 어려울 것 같고 아무나 한달만에 사전 없이 뉴욕 타임스를 읽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결론. 그러나 어휘력 향상에 분명히 도움이 되는 책이다. 뉴욕 타임스를 사전 없이 읽게 될 날을 기대하며 열심히 따라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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