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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 모이의 101번째 도전 ㅣ 그림책이 참 좋아 116
김세진 지음 / 책읽는곰 / 2025년 3월
평점 :
어릴 적 나는 자전거 타기에 도전했다. 균형을 잡지 못해 넘어지고, 무릎이 까지고, 속상해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옆에서 친구들은 씽씽 달리고 있는데, 나만 한자리에 주저앉아 있는 것 같아 속이 상했다. 하지만 어느 날, 내 몸이 자연스럽게 페달을 밟고 앞으로 나아가는 순간을 맞이했다. 실패가 쌓이고 쌓여 마침내 날아오르는 듯한 그 짜릿한 감각. 생쥐 모이의 101번째 도전은 바로 그 감각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다.
깊고 어두운 구덩이 속에서 태어나 한 번도 바깥세상을 본 적 없는 모이. 하지만 어느 날 우연히 내려온 한 송이 꽃이 그의 마음을 두드린다. 저 너머에는 어떤 세상이 펼쳐져 있을까? 구덩이 밖으로 나가려는 모이의 시도는 가족과 친구들의 만류로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오랜 세월 동안 ‘구덩이 밖은 위험하다’는 말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으니까. 하지만 모이는 한 번 결심한 이상 멈추지 않는다. 온갖 발명품을 만들며 끊임없이 도전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도전할 때마다 예상치 못한 실패가 찾아오고, 열심히 만든 발명품은 허무하게 망가진다. 처음에는 의욕이 넘쳤지만, 100번의 실패가 쌓이고 나면 누구라도 낙담할 수밖에 없다. 모이도 마찬가지다. 그는 한때 ‘이제는 포기해야 할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이번만큼은 정말 끝이라는 마음으로 101번째 도전을 준비한다. 이번에는 낡은 책에서 본 비행기를 만들기로 한다. 과연 모이는 마침내 꿈꾸던 바깥세상으로 날아오를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나의 도전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때로는 실패가 두려워 시작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도 많았다. 누군가 “그건 어려울 거야”라고 하면, 나도 모르게 가능성을 닫아버리곤 했다. 하지만 모이는 다르다. 실패할 때마다 새로운 방법을 찾고, 또 다른 시도를 하며 나아간다. 단순한 무모함이 아니다. 그는 좌절 속에서도 가능성을 발견하고, 변화를 만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