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분신'을 만났어요.이미 몇 년전에 출간된 소설이 우리 나라에서는 이제사 나온거죠. 결혼 이후 나만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줄어든 후 이처럼 두꺼운 분량의 책 읽기는 참으로 오랜만이었어요.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이 아니었다면 시도조차 안했겠죠^^ 아니 오히려 대환영이었답니다. 재미있는 책은 길수록 너무나 행복하니까요. 표지의 레몬이 뭘까? 바로 두 여주인공이 분신(클론)이라는걸 증명하듯 자연스럽게 레몬을 특이하게 먹는 모습이 이야기에서 나와요. 그리고 속표지는 레몬을 베어먹은 형태로 여인의 옆모습으로 그려져 있어요. 제목이 최대 스포이듯 마리코와 후타바는 쌍둥이가 아니라 분신이에요. 이미 결정적 단서를 알고 있는데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을만큼 이야기는 재미있고 계속해서 복선이 나와 집중하며 읽게 되요. 너무나 사랑받고 사랑했던 엄마가 어느날부터인가 거리감이 느껴진다면? 그런 엄마가 집에 불을 질러 가족 동반 자살을 하려 했다면? 너무도 그 이유가 알고 싶은 마리코. 엄마와 단 둘이 사는 후타바. TV출연을 반대하는 엄마를 두고 록밴드 대회에 나가고...엄마는 뺑소니 사고로 그만 사망하고 말아요. 수상한 그 사고의 원인을 알아내기위해 엄마의 고향으로 떠나는 후타바. 책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장이 바뀔 때마다 두 주인공을 오가며 이야기를 진행해요. 사건을 조사하다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둘은 떨리는 마음으로 만나보기로 해요. 아~~만날듯 만날듯 못만나는 둘과 시시각각 다가오는 위험의 그림자까지. 모든 일을 제쳐두고 오랜만에 오롯이 책에만 집중하며 완독할 수 있었어요. 히가시노 게이고가 히가시노 게이고했다. 항상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그의 따끈따끈한 신작을 또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