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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피부 - The skin I live in
영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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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성형외과 의사 로버트는 인공피부를 만드는 데 몰두한다. 그는 자신의 저택에서 하녀 마릴리아와 함께 베라라는 여자를 감금한 채 자신의 인공피부 이식의 실험대상으로 삼는다. 어느날 그의 이복형제이자 마릴리아의 아들이 찾아오고, 베라를 겁탈한다. 로버트는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이복형제를 쏴죽인다. 그러면서 마릴리아의 회상을 통해 로버트의 불행한 과거가 밝혀진다. 그의 전 아내는 자신의 이복형제와 도망을 치다가 차에 불이나 끔찍한 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다가 2층에서 뛰어내려 숨지고, 그의 딸도 얼마 후 똑같은 방식으로 죽음을 맞는다. 여기서 서서히 베라의 정체가 밝혀진다. 베라는 사실 로버트의 딸과 강제로 관계를 맺으려던 남자였던 것. 그는 로버트에게 납치 돼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게 되고, 그의 전처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수술을 받았던 것이다. 하지만 겁탈당한 사건 이후로 로버트는 자신이 감금하고 새롭게 만들어 낸 베라와 사랑에 빠진다. 베라는 겉으로는 그를 사랑하는 척 하지만 복수를 칼을 갈다가 총으로 로버트와 마릴리아를 살해한다.
감금을 통해 복수를 실현하는 모티브는 올드보이가 연상되고, 신체를 개조하고 변형하는 모티브는 김기덕의 시간이 연상된다. 영화는 인간의 광기와 욕정, 폭력성을 엽기적인 영상미학으로 구현한다. 단지 피부 하나 바꿨을 뿐인데, 자신의 딸을 겁탈했던 남자에게 자신의 아내의 얼굴을 덧씌우고 그를 사랑하게 되는 이상심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인간의 심연에 뒤엉켜 있는 애증과 욕정, 복수심과 인간의 겉껍질이면서 사람을 매혹시키는 결정적인 부위이기도 한 피부의 함수관계에 문득 머리가 복잡해진다. 가장 깊은 것은 피부다.라는 문구가 갑자기 머리속을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