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케빈 - We Need to Talk About Kevi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는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의 강렬한 영상으로 시작된다. 새빨간 토마토와 그것을 몸에 뒤집어 쓴 사람들은 언뜻 피속에 고인 태초의 인간처럼 보인다. 마침 영화의 주인공 케빈역시 태어나는 순간 뒤틀리기 시작했다. 그가 어떻게 사이코패스가 되었는지 역 추적해 보이며 시종일관 관객들에게 희망 따위를 말하지 않는다. 결국엔 ‘우리 아이는 달라지지 않는다.’

 

그것이 비단 엄마 엠마(틸다 스윈튼 분)의 잘못도 아니며, 영화 속에서 원인을 명확하게 규정짓지도 않는다. 세상 그 어떤 엄마도 완벽하지 않다. 그렇다고 그들의 자녀가 싸이코패스가 되진 않는다. 그러나 영화 초반부터 어긋나버린 관계는 끊임없는 애증으로 교차하여 거대한 비극을 낳는다. 그리고 그 비극을 엄마가 오롯이 떠안고 평생 살아가야 한다. 원인이 명확하지 않는 비극. 하지만 모든 분노와 비극 나아가 인생 자체가 그러하지 않는가. 불투명하게 두껍다. 그리하여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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