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혼하기 전에 한 번은 혼자 살아보고 싶어 - 혼자 살아보고 싶은 이들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이선주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10월
평점 :
나는 저자와 다른 삶을 살았다. 이 책에서 저자의 이야기가 틀렸다고 하면 꼭 그렇진 않다. 나 또한 처음으로 독립해 살게 됐을 때, 저자가 이 책에서 이야기한 아주 작은 자유부터 큰 자유까지 마음껏 누리고 살았으니까 말이다.
새록새록. 이 단어가 적절할 것 같다. 이 책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독립해서 살아야 했던 (비록 저자는 결혼이긴 하지만) 나의 과거를 하나하나 되새기게 해주었다. 정말 좋았다. 뭐랄까. 독립해서 산다는 것이 지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의미를 잃어가던 시기인 현재, 이 책이 나에게 준 미묘한 파장은 내가 지금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지, 그리고 현재 내가 어떠한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어떤 행복을 취할 수 있는 것인지 깨닫게 해주는 동기를 이 책으로부터 받았다고 무방할 것 같다.
하지만 다른 면 또한 이 책을 읽는 내내 한번 느꼈던 것 가타. 아! 저자는 나랑 비슷한 동갑일 텐데 결혼을 생각하고, 자유로움을 찾고 있다는 것.
나랑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저자와 나의 삶을 비교하면서 다시한번 현타가 온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고전이 사람들의 삶에 그리고 왜 계속 읽히는 지는 그것이 당시 쓰였던 맥락에 대해서 자신의 삶을 비추어 보는 동안 끊임없이 새로운 읽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비록 고전은 되지 못하더라도, 내 인생의 고전은 될 책이 아닌가.
저자가 책에서 보여주었던 자연스러운 그리고 자신이 평소에 독립을 통해서 이루고 싶었던 것들. 그것들을 나의 삶에 비추어 보면 나 또한 저자와 같은 순간이 있음을 발견하다. 하지만 현재 그러지 못하고 있는 그 다음 인식이 나타나 나를 괴롭힌다. 그리고 미래는? 저자는 독립을 통해 더 큰 자유를 찾으려고 하지만, 나는 현재 그런 독립이 아닌 종속을 통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와 같은 꿈을 꾸었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간만에 느껴졌다. 아! 나는 언제 저자처럼 이러한 자유로움을 다시 찾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