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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타임워프 - 페미니즘이 한국 사회를 기억하는 방법
김신현경.김주희.박차민정 지음 / 반비 / 2019년 8월
평점 :
여성학. 이란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이게 도대체 뭔가 했다. 새로 부임하신 주간 교수님이 여성학이 전공이라고 하셨는데, 도대체 사회학과에 여성학이란 것이 왜 있는지. 혹은 만약에 있어도 그건 생물학과의 의학과에 있어야 하는 게 아닌지 싶었다. 여성학에 ‘ㅇ’자도 모르는 시기였던 것 같다.
서울에 오게 되어 나의 생각은 달라졌다. 여자들의 삶은 특히 도시에서는 더더욱 그랬다. 여자들은 어쩌면 남성들과는 다른 시간속에 존재하는 존재들. 그래서 남성 대부분들이 생각하는 사회적 사건들에 대한 관점도 달랐던 것 같다. 강남역 살인사건. 그것은 최근에 발생하긴 했으나 시간을 좀 더 10년 혹은 20년 전으로 돌렸다면 해당 사건을 추모하는 여자든 남자든 없었을 것이다. 그냥 정신나간 한 남자의 묻지마 살인. 그래서 이 책 <페미니스트 타임워프>는 과거와 현재의 여성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묘하게 교차하면서도 묘하게 이어주며, 현재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남자인 나 또한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고 있다.
이해라는 것. 그것은 어쩌면 어려운 것이다. 은근히 즐기면서 해당 이해에 대하여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세계에 들어서는 것이며 그래서 두렵기도 하고 난처하기도 하며, 자신들이 오해 받을 상황 또한 염려해야 하고, 이러한 오해를 풀어야 한다는 노력과 그만한 개방성 또한 갖고 있어야 한다. 이 책 <페미니스트 타임워프>는 나에게 그런 책이었다. 페미니즘 무식자다. 그때도 그리고 지금다. 여전히 나의 여성관은 바뀌지 않았다. 계속해서 여자는00할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으며, 그들에 대한 차별하는 기제들을 머릿속에서 생산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개방성을 갖게 된 것 같다. 비록 짧은 책. 그리고 가벼운 책이긴 하나 이 책이 내게 준 의미는 적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