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 블록체인부터 죽음까지, 그림 인문학
임상빈 지음 / 박영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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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르니카를 처음 봤을 때를 잊을 수 없다. 2D의 세상. 그리고 대부분이 강한 직성으로 그려진 작은 세상. 나는 그 그림의 내용을 알지 못했다. 몇몇 의 사람들이 한 구석에 모여있고, 뭔가 우리 신체의 일 부분들처럼 보이는 형상들이 그림의 바닥 부분에 나뒹굴고 있었다. 피 한방울 없었지만, 혹은 우리 몸에서 뭔가 하나 삐져나온 뼈 뇌 눈알 혹은 그 외 기타 등등의 우리 내부에 있는 신체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 그림에서 나오는 불쾌감 위압감은 상당했다. 직관적으로 와닿는 느낌. 그것이 예술이 아닌가 한때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런 직관만으로 바로 예술이 탄생할 수 있을까. 아마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이 책을 신청하는데 영향을 끼친 게 아닌가 싶다. 내가 예술가를 만나는 경우는 없다. 적어도 일상에서는 말이다. 최근에 봤던 예술가라고 해봐야 우디 엘런 뿐일 것이다. 영화 <맨인블랙3>에서 J가 보리스 디 에니멀을 잡기 위해 과거로 갔을 때 말이다. 영화 속 스토리 전개에 필요한 캐릭터였기에, 그 캐릭터 하나가 예술에 대한 나에게 어마어마한 감흥을 주는 일 또한 없었다. 물론, 다른 예술과 관련된 영화도 마찬가지다. 예술과 관련된 영화 중에 본 것은 <비커밍 제인> 혹은 몇몇 천재 소설가들의 일대기를 다른 것 뿐이었다. 아마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예술은 텍스트로 된 것이 전부가 아닐까.

 하지만 텍스트가 갖고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 하지만 그 한계도 뚜렷하다. 텍스트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직관적인 통찰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예술 작품들은 다르다. 의미는 물론이고 시민들에게 통찰을 주어야 한다. 하지만 통찰이라는 것은 해당 주제에 대하여 정확한 자신만의 메시지, 정확한 의미, 그리고 이 두 가치의 혼합이 적절이 배합되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3박자를 고루 갖춰서 만드는 것이 오늘날 예술가들이다. 그것이 과연 쉬운 일일까? 아마 절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부분에서부터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예술가들은 사회의 문제 혹은 그들을 둘렀나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기에 이와 예술 작품들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일까. 보통의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는 세상을 경험하고 나온 듯한 그들의 작품은 실은 우리와 동일한 세상을 보고 만들어진 것들이다. 아마 이를 알기 위해서는 이 중간. 즉 그들이 세상에 대해서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더하며 무엇을 빼는지. 그 3가지를 모두 알아야지 알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책 <예술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는 바로 그런 책이다. 우리가 흔히 상상할 수 없는 통찰, 만들기도 어려운 통찰을 예술가들은 어떻게 세상에서 수집하는 지를 다루고, 그들은 여기에서 무엇을 더하고 빼는지를 다룬 책이다. 읽는 내내 정말 나와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인지 감탄하면서 봤다.

 옛날에도 그런 생각을 했지만, 정말 예술가들은 외계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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