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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드림 - 세계적인 정보과학자가 된 어느 철공소 직공의 이야기
김병곤 지음 / 피톤치드 / 2019년 6월
평점 :
“질방”이라는 말을 아는가? 물론 맥락을 모른다면 이 단어가 더 어렵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해당 연구는 질방으로 진행돼야 합니다”라는 문장이 있다고 하자.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질방’이란 무슨 의미일까?
아마 대학원생 특히 이공계를 제외한 다른 대학원에서 석사공부 혹은 박사 공부를 당신이 해보았다면, 이 말을 모른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질방은 ‘질적 연구 방법론’의 준말이다. 질적 연구 방법론이란 양적 연구 방법론과 대비되는 말인데, 양적 연구가 기본적으로 통계를 중심으로 한 다량의 데이터를 통한 연구 방법이라면, 이 질방은 말 그대로 ‘질’에 토대를 두는 것이다. 아마 헷갈릴지도 모르겠다. 약방은 그러면 질과는 무관한 것인가? 질방은 또한 양과는 무관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것들은 어쨌든 학계라는 곳에서 Peer review를 통해서 대부분 걸러지는 게 대부분이다.
어찌됐든 말이 좀 길어졌다. 어쨌든 이 책 <퓨처 드림>은 어떻게 보면 질방쪽에 속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경영학자가 연구하는 영역은 주로 기업이지만 그들의 연구 영역에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행동이 어떻게 기업과 같은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지 또한 중요한 변수중에 하나다. 그리고 한 사람의 인생을 탈탈 턴다는 것은 어쩌면 대상이 된 사람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끄럽거나 가리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 <퓨처 드림>의 저자는 교수다. 일단 책을 읽는 내내 다소 놀랐던 것은 이 책의 저자가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는데 있어서 전혀 거리낌이 없고, 오히려 그러한 솔직함에서 오는 감동이 있었다는 점이다. 연구의 정치성. 즉 하나의 연구 결과로 인해 주변이 해당 연구를 보고 그에 영향을 받는 다는 점을 봤을 때, 이 책 <퓨처 드림>은 비록 저자의 성공스토리 혹은 자기개발서에서 끝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책은 단순히 장황하게 저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이란 맥락을 돌아보고, 그것을 학술적으로 잘 정리해 풀어 놓았으며, 이로 인해서 읽는 사람들은 단순히 이야기로서만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지 성공을 할 수 있는 지와 관련된 통찰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저자가 어떻게 주장할지 혹은 읽는 사람들은 어떻게 이 책을 읽을지는 잘 모르겠으나 내 눈에 이 책은 좋은 질방의 사례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