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건네는 말
한경희 지음 / 북나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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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이란 상태 혹은 분위기와 글쓰기라는 행위는 분명히 인간들이 모르는 어떤 관계가 있음에 틀림없다. 고독한 상태에서 사람은 뭐든지 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글쓰기 또한 그중 하나다. 글쓰기는 그 고독함을 해소하게 만들지만 단순히 고독함만을 해소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고독함만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하여 계속해서 고민하고 생각하도록 만든다. 보통 때라면 수많은 정보에 떠밀려서 정리되지 않던 연결되지 않던 고민들은 고독한 분위기에서 글쓰기란 행위를 통해서 다듬어지고 구체적으로 변모한다.

나는 글쓰기와 고독의 이와 같은 역학 관계를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 그전에는 뭐 관심도 없었다. ‘작문이라는 것을 하면서 말이다. 작문은 보통 자신의 과거를 회고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과거에 대한 회고지만 글을 쓰는 시점은 현재이고, 글의 마지막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즉 미래를 논하면서 끝난다. 좋은 작문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러한 방식으로 연결시키고, 한 인간의 내면의 성숙에 기여한다. 이게 글쓰기의 힘이고, 이게 작문의 힘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것보다 고독하게 혼자서 작문하는 것을 즐긴다. 과거를 되돌아보고 그것에 대한 의미를 찾는 과정은 몸에 좋은 약이 쓰다는 법칙을 벗어난다. , 도움이 될 것 같은 일이 어렵거나 귀찮거나 하지 않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약간의 생각이 변했다. 내가 읽는 책들은 주로 사회과학 도서다. 나의 내면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에도 얻을 수 없는 지식들을 사회과학 도서를 통해서 나는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 책 <시간이 건네는 말>은 한 작가의 수필이고,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들이 적혀 있다. 평소에 나였다면 이 책을 읽는 일이 상당히 부담스럽고, 귀찮다고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한편으로 나에게 있어 거울이기도 했다. ‘작가가 왜 작가인가. 작가들은 단순히 글을 쓸 수 있기에 불리는 가벼운 이름은 아니다. ! 전에도 그리고 이전에도 좀 글을 길게 쓸 수 있다고 하여 자신을 작가라고 소개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낸 책을 보고 난 현기증에 빠진 일이 적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보는 내내 작가가 내는 글맛, 그리고 작의 묘사 그리고 작가의 언어 등에 대해서 배운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자신의 지식을 뽐내기 위해서 좀 긴글을 쓰고 작가란 타이틀을 단 사람의 글이 아닌, 이 책은 문학을 하는 사람이 어떠한 글을 쓸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들려준 것은 비록 자신만의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이 책을 통해 내 작문을 쓸 때 어떻게 정제된 언어를 사용하는법, 좀 더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법 등을 배웠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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