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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에서 깊이로 (리커버 에디션) - 철학자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월든 숲으로 간 이유
윌리엄 파워스 지음, 임현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평점 :
망각했다고 하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망각했던 모든 것들이 그렇듯 우리는 해당 존재의 부제에 대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망각한 존재가 없음으로 인해서 벌어질 우리의 위기조차 우리는 미처 생각지 못한다. 그저 천천히 데워지고 있는 물에서 자신이 삶아지는 것도 모른채 죽는 개구리이거나 그도 아니면 우리는 잠수함 속 토끼처럼 누군가의 바로미터로만 사용될 뿐 자신이 왜 몇 백 미터 바닷속에 있는지 모르는 존재가 될 것이다.
이 책 <속도에서 깊이로>는 그런 책이다. 솔직히 나 또한 최근에 내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향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공부를 하기 위해서라지만 페이스북과 유튜브로 들어가는 것이 너무나도 습관적이었다. 페이스북에 새로운 콘텐츠가 뜨지 않으면 스크롤을 아래로 내리고, 없다 싶으면 다시 유튜브로 옮긴다. 하지만 유튜브의 상태가 5분 정의 그것과 같다? 그러면 다시 페이스북 페이지로 들어간다.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거의 나 자신이 미친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 도니다.
솔직히 이 책은 그 내용만이 아니라 이 책의 표지만으로도 우리에게 일께움을 주는 거이 적지 않다. 아마 스마트폰을 들고 가던 한 사람도 이 책의 표지를 보고 표지의 문구인 “철학자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월든 숲으로 간 이유”를 본다면,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을 시작하지 않을까. 물론 그 성찰은 쉽지 않을 테지만 말이다.
빠른 그리고 많이가 아닌 깊이의 세계로
얼마 전 <기생수>라는 만화를 봤다. ‘미기’라고 불리는 신이치라는 남자 아이의 오른손에 번식한 기생생물은 잠시 주인공 신이치와 떨어져 악당의 몸에 기생하는 기간을 갖게 된다. 그곳에서 그 미기가 경험한 것은 편안함이었다. 알아서 양분은 공급되고, 자신은 그 생물에 안헹서 수없이 지나가는 정보의 흐름에 자신의 의식을 맞기면 되는 것 이었다. 마치 우리가 편안한 상태에서 꿈을 구듯 말이다. 어쩌면 현대인의 삶은 별로 편하지는 않은데, 계속해서 정보의 흐름을 파악하고 싶은 미기의 그것과 닮아있지 않난 싶다.
하지만 이러한 삶의 한계는 없을까?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우리가 스마트폰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빠른 톤텐츠 많은 콘텐츠로 인해서 우리가 망각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이 없다면 우리 삶은 어떠헥 변할까. 우리들은 모두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나 또한 이 리뷰를 쓰면서 스마트폰에서 울리고 있는 진동의 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 혹은 이러한 삶의 방식으로 인한 한계는 명확해 보인다. 책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우리는 사고기능을 잃는다. 무언가에 의존해서 사고를 하게 되고, 그것이 의도한대로 사고하게 된다. 이 책의 저자가 철학자니 당연히 이와 같이 종속된 사고를 할 수 밖에 없는 트렌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솔직히 나 또한 이 책을 보며 내 생활에 대한 반성을 많이 했다. 단순히 좋은 말을 저자가 써 놓은 것이 아니라, 우리 삶에서 꼭 우리가 갖고 있어야 할 무언가를 잊고 있었다는 것을 저자는 나에게 그리고 이 책의 독자들에게 이야기 해 주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감사한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