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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 트라우마 - 소득 격차와 사회적 지위의 심리적 영향력과 그 이유
리처드 윌킨슨.케이트 피킷 지음, 이은경 옮김, 이강국 감수 / 생각이음 / 2019년 3월
평점 :
“그래서 뭐! 너 빵 훔쳤잖아!” 아마 장발장이 자신을 체포한 사람에게 끌려가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배고픔을 설명했으면, 배부른 경찰관과 법관들은 이렇게 답했을지 모르겠다.
우리 사회에서 불평등에 대한 연구는 다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분야도 다양하다. 하지만 솔직히 그런 불평등이 가지는 의미에 대한 분석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소득분배가 크게 위축됐다. 1분기 경제 성장이 –0.3%다. 소득분위 1분위와 8분위간 격차가 벌어졌다. 등 우리 사회가 양극화되고 계속해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뉴스들이 매일 같이 쏟아지고, 매일 같이 비판되는데에도 불구하고, 그 불평등의 당사자들은 입을 다물고 있기 대다수이며, 그들이 가난해서 뭐가 문제인지에 대한 이야기 또한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 <불평등 트라우마>는 다소 다르다. 이 책은 오로지 책에 적혀 있는대로 불평등gs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 왜 자신의 불평등한 상황을 바꾸지 않기 위해 싸우지 않는지, 그리고 왜 그들은 그들이 가난해서 혹은 차별받는다고 해서 궁극적으로 그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논하고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가난의 트라우마
대게 심리학은 가난한 자들을 위한 학문은 아니다. 부자들 이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대학이나 연구가관에 하창을 주면 그곳에서는 높은 직급의 사람들이 원하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를 실기한다. 물론 가난한 사람들이 이에 포함될 수 있지만, 심리학의 대부분 쓰임새는 시장조사의 용도가 가장 많다. 그래서 어쩌면 이 책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지 모를 역장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일반 연구자들이 탐구하지 않은 영역을 탐구했다는 데에서 이 책의 장점이 있다. 사람들이 연구하기를 꺼리는 이유는 모두 그 이유가 있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데이터로 잡기 힘들며, 가시적이지도 않기에 그 사람들을 일반화하는 작업은 적지 않게 힘들다. 하지만 이 책은 그것을 해냈다.
두 번째로 이 책의 대단한 점은 단순히 짧은 그래프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286페이지에 있는 소득 불평등 그래프나 다른 페이지들에 있는 그래프들을 단순히 하나의 주장을 하기 위한 용도로 이 책은 사용하지 않았다. 이어지는 주장 속에서 그래프의 신뢰도를 일정 부분 인용했을 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해당 그래프들 그리고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것들에 대한 배경 설명이 이 책의 가장 좋은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아무리 불평등 트라우마에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혹은 어렵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조차 이 책의 배경 설명은 기초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도 읽을 수 있게 하는 자세한 설명이 뒷받침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