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대신 욕망 - 욕망은 왜 평등해야 하는가
김원영 지음 / 푸른숲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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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영 씨의 글을 거의 한 달에 한번정도 읽는 것 같다. 나는 한겨레 구독자니까. 뭐랄까. 솔직히 장애인의 삶을 다루고 있는 글이라 그렇게 주목이 되지 않았다. 나 또한 내가 혹은 내 주변의 사람들이 평생 장애를 갖고 살 것이라 믿지 않는 착각에 빠진 사람 중 하나니 말이다. 하지만 김원영 씨의 글은 웬지 모르게 잘 와닿는다. 그의 글이 향하고 있는 동자는 일반 장애인들의 마음을 와닿게 만드는 글이 아닌 일반 비장애인들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다른 나라의 사정만 같진 않는다. 그렇 따스함. 혹은 비장애인조차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글을 잘 쓰는 작가가 쓴 책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은 아직 읽지 못했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희망 대신 욕 망>을 먼저 읽는다.


 희망 대신 욕망


 저자가 던지는 질문은 뭐랄까. 너무 단순하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런 단순한 대답에 대하여 이제껏 대답을 하지 못했다. 사람이 욕망을 갖고 있는 것은 얼마나 당연한 일인가. 하지만 이 책에서도 언급하지만 우리 사회는 장애인에게 그런 욕망을 허락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은 일방적으로 돌봄을 받아야 할 사람이다. 배려를 받아야 할 사람이다. 약자다. 그리고 그렇게 존재 해야만 한다. 

 욕망을 부정당한 장애인은 어떤 사회를 살아야 하는가. 입이 막힌다. 책에도 나와 있지만 지하철을 다려는 혹은 대중교통을 타려는 장애인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들은 비장애인들이 그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선의에 입각한 시설들에 만족하고, 그것 이상을 요구해서는 안된다. “왜?” 장애인은 더 편한 것을 추구하면 안된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몸이 불편하지 않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경계선에 멈춰야지 착한 것이다. 그리고 그래야만이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에 나 또한 몇가지 경우가 있다. 하나는 장애인에게 사기를 맞은 적이다. 물론 장애인 또한 사기를 칠 수 있다. 다만 그것이 장애인이었다는 이유 때문에 내가 장애인에 대한 배신감은 더더욱 컸다. 한 사람. 그 사람이 장애를 가졌을 뿐인데, 어쩐지 이상하게 내 머릿속에서는 장애인들 모두가 나를 배신할 수 있는 집단처럼 연결되어 버렸다.

 물론 이것은 내 개인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장애인 절대 다수에 대하여 우리 사회는 그들의 욕망을 허락하지 않는다. 물론 강제적으로 법으로 허락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일반 사람들의 목소리만큼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그들이 요구하는 것에도 귀를 막아 버린다. 이 책 <희망 대신 욕 망>은 그런 단순한 욕망이 왜 장애인은 가지면 안 되는 것인지 질문한다. 그리고 저자의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하여 우리는 딱히 적절한 답을 못 내놓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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