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설명을 간혹 보곤 한다. 어렸을 때부터 습관 아닌 습관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약품을 사든 혹은 식재료를 사든 언제나 포장용기를 뜯어서 그 겉에 있는 주위에 어떠한 말들이 적혀 있는지 보곤 했다. 물론, 이와 같은 일을 벌이는 주된 이유는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지적 허영심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아질산나트룸 혹은 탄산나트륨, 염화은과 같은 복잡한 용어들이 들어 있어서 비록 그것들이 내 몸안으로 들어갔을 때 정확하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내가 그러한 용어들을 보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주변인들에게 보여주고, 그고 인한 자그마한 존경 혹은 부러움을 받을 수 있었기에 나는 해당 행동을 아직까지 해오고 있다.
하지만 지적 허영심을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긴 하지만, 최근 기자 시험 공부를 다시 시작하면서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 온전히 허영심을 채우기 위한 행동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CMIT/MIT는 몇 년전 벌어진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간 성분이다. 본래 화학자들 혹은 화학공학자들은 이 분자를 가습기에 있는 세균들을 없애고, 기계에 부담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일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이 초래한 것은 안방의 세월호라 불릴 절도라 적지 않은 사람들을 죽인 사건이었다.
어쩌면 내가 봤을지도 모를 용어들중에 이와 같은 CMIT/MIT와 같은 것들이 있지 않았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던 와중에 이 책을 받았다.<화학, 알아두면 사는 데 도임이 됩니다>라는 책은 정말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마주치는 화학과 관련된 내용을 담은 책들이다. 물론 이 책에는 과거 내가 알지 못했던 혹은 그냥 눈으로 보고 지나쳤던 화학기호들 혹은 분자들 또한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그냥 지나쳤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섭취했던 것이 혹은 내가 몸에 바르던 것이 어떠한 것인지, 그것이 내 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인지 알게 된 것 같아서 좋았다.
책의 내용을 한번 모도록 하자. 솔직히 나는 MSG와 관련된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다. 그동안 뉴스를 통해서는 MSG가 몸에 유해하다는 이야기만 들었고, 해당 제품을 만든 회사에서는 이것이 좋은지 나쁜지에 관한 이야기만 했다. 하지만 이 책은 MSG가 도대체 어떤 것인지부터 시작해서, 그것이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뭐랄까. 입체적으로 설명해 줘서 좋았던 것 같다.
또한 사소하긴 하나, (비록 나랑 관련이 없는 부분이긴 하나) 여드름과 관련된 부분 혹은 염색약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주변 사람들과 지적대화를 위한 나의 얕은 지식을 제고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ㅎㅎ
아마 이 책은 계속해서 내 책꽂이고 꽂혀있지 않을까 싶다. 요리를 하다가도, 혹은 이전에 먹어보지 못했던 음식이나 화장품을 사고 내가 모르는 용어가 있으면 이 책의 차례를 펴서 해당 분자가 무엇인지 나는 찾아보지 않을까 싶다. 모르는 용어가 있으면 국어사전을 찾 듯, 일상에서 모르는 화학과 관련된 일이 있으면 이 책은 나의 사전이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