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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설계자, 시부사와 에이이치 - 망국의 신하에서 일본 경제의 전설이 되기까지
시부사와 에이이치 지음, 박훈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일본과 관련된 책을 읽는 것은 거의 처음이다. 내가 일본에 대한 책을 읽어봤자 일본 역사에 대한 개론서나, 일본 가이드북 같은 것만을 읽을 줄 알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리뷰어스 클럽에서 뜻밖의 기회를 주어서 이렇게 읽게 되었다. 비록 이 책 한권이 일본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책도 아니고, 한 사람을 통해 당시 격동기 일본의 사회상을 잘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망국의 신하가 어떻게 한 나라의 핵심이 되는 시설들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됐는지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일본 사람들 특유의 뭐랄까... 상인정신. 혹은 현실주의라고나 할까. 일본 사람들은 아직까지 신문 구독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고, 가장 느리게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 적이 많은데, 세상의 위기에 대처하는 질서있거나 혹은 대응하는 능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것이 아닐까 싶다.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누구인가

그는 망국의 신하였다. 하지만 만국 박람회를 위해 유럽으로 간 사이에 막부 일본은 망했다고 한다. 물론 솔직히 나는 막부가 무너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무살들이 세운 폴리스 정도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매번 생각한다) 그것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책을 읽는 내내 솔직히 잘 인식하지 못했다. 이 책이 한 인물의 삶에 집중했지 일본의 사회상에 집중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본의 막부가 무너진다는 것은 적어도 하나의 사회 체제가 무너지는 것이지 우리나라처럼 나라 자체가 일본에 의해 먹히는 것이 아니기에 그렇게 심각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삶은 단순히 성공한 사업가에 관한 것이라고만은 볼 수 없다. 그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진정한 사람이었다. 물론 아마 일본이 전쟁에 패배하고 상당한 피해를 입었으리라 생각이 되지만 그래도 그와 같은 인물들이 있었기에 전후 복구도 빨리 되고, 시민들 사이의 갈등 또한 빠르게 회복되지 않았을까 싶다. 사회가 혼란스럽고 경제가 안 좋은 시기. 우리에게도 시부사와 에이이치같은 기업가는 없는 것일까. 나는 손가랍을 입안게 가져가 빨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