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살았던 날들 - 죽음 뒤에도 반드시 살아남는 것들에 관하여
델핀 오르빌뢰르 지음, 김두리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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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그렇게 가까이 있어도 괜찮아요?

그렇게 매일 애도자들 옆에 있는 게 힘들지는 않아요?"

저자는 무슨 일을 하기에 죽음의 근처에 있다고 표현한 것일까 호기심을 자아냈다.


 
당신이 살았던 날들

 

궁금증은 이내 풀렸다. 의례를 집행하고 사람들과 함께 그들을 가르치는 랍비로 '성서'의 텍스트들을 번역해서 그것들을 읽을 수 있게 해주고, 한 전통의 목소리들을 통해 또 다른 세대에 전달되기를 바라며 살아가고 사람이었다는 것을. 위 질문을 할 수 있었겠구나 공감을 할 수 있었다.

랍비가 되기 이전 저자에게 죽음을 마주했던 순간이 있었다. 어쩌면 랍비가 되는 것이 운명 이어는 지도 모를 정도로. 레진이라는 화학용액을 부어서 작은 용기를 제작하는 키트에 매료되어 그 물건을 코에 한번 대보고 그다음 입으로 가져갔다. 이 내 맛이 궁금해져 입속에 넣고 씹다가 그 작은 조각을 삼켰고 날이 저물자 오늘이 마지막 밤이 구나라는 확신에 사로잡혀 공포에 휩싸였던 기억이다. 할아버지이자 가장 위대한 현자가 추방당한 나와 동행해 주었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나와 함께 에덴동산을 다시 떠날 것이라고, 죽음 앞에서 나를 홀로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내게 말씀하신 것이었다. _78

내가 할아버지였다면 저렇게 현명한 태도로 안심시킬 수 있었을까. 오히려 그런 걸 왜 먹었냐며 야단을 치며 잠을 청하라고 하는 모습이 되려 익숙한 모습이라 닮고 싶단 생각을 했다.

나는 항상 애도자들에게 당부한다. 그들이 떠나보낸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건 간에 그로 인한 고통 외에도

생경한 현상을 경험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그 현상이란 말의 공허함과 말하는 사람들의 서투름이다. _ 135


동생은 땅으로 내려간 거예요,

아니면 하늘로 올라간 거예요?

 
죽은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토라에서 명시적으로 언급되는 장소가 딱 한 군데 있다. 스올이라는 곳이다. (중략) 우리는 모두 사후에 질문에 빠지고 다른 사람들은 답을 얻지 못한 채 남겨진다. 이 질문을 알아서 해결하라. _143

이사악 형에게 동생을 잃은 슬픔을 이해시키기란 어려웠다. 성서에 나오는 이사악의 이야기를 전하며 위로했다. 위 질문에 정확한 답을 내주지 못하지만 이별의 형태도 충분히 아파하는 것이 제일 빠른 치료 약이었음을 알기에 말없이 안아주고 싶단 생각을 했다. 랍비란 그들의 감정과 거리를 두어야 하는 임무가 있으니.

 
 
아리안, 내 친구

나에게 내가 절대 서 있을 수 없는 곳에 있어달라고 요구했다. 마땅히 거절해야 했다. 아리안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하지만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는 그곳에 있어주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나는 나이면서 더 이상 나일 수 없는 '거의 나', 서 있으면서 주저 않아 있는 '거의 나'가 되었다. _ 167

친구의 마지막을 지킴과 동시에 랍비로 임무를 수행한다는 것은 어쩌면 가혹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에 가슴이 먹먹했다. 


 
'당신이 살았던 날들'

랍비로 살아가는 그녀의 삶, 유대인들의 삶의 방식 그리고 죽음을 설명한다. 병사 또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 이상의 세상을 상상하며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책.

 
 
 
북하우스 서포터즈 2기로 제공받았으나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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