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들 - 마음의 고통과 읽기의 날들
수잰 스캔런 지음, 정지인 옮김 / 엘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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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대회>



친애하는 수잰 스캔런에게


당신의 솔직한 내면의 회고록, <의미들>을 잘 읽었습니다.


사실 알라딘 단독 리뷰대회가 아니었다면 당신이라는 미친 여자()를 발견하지 못했을 거예요.


당신이 뉴욕주립정신의학연구소의 입구에 선 해가 1992년이었던가요?


바로 전 해에 나는 00고등학교라는 주간정신병원을 뛰쳐나와, 사회라는 대형정신병원의 입구에 서 있었어요.


혹자는 지구를 감옥 행성이라고 하던데 나는 임마누엘 정신병원이라 부르고 싶네요.


병원 입구에 들어서면 벽에 걸린 큰 액자를 볼 수 있어요.


이이싯다르타고타마예슈아라는 병원 역사상 유일하게 퇴원 수속을 밟은 환자를.


그런데 요즘은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와 함께 환자들의 대규모 이송이 있을 거란 흉흉한 소문이 나돌고 있어요.


당신의 그림자와 마주하는 담대한 용기와 치유의 글쓰기에 깊은 공감과 경의를 표합니다.


그러나 독서와 글쓰기가 세상으로 돌아오는 길이 될지언정 진정한 구원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당신이 사랑한 미친 여자들의 상실과 결핍, 광기와 공포, 외로움과 슬픔, 본질적 비극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궁극적인 원인은 내 안의 신성(진아, 참나)과 에고의 부조화로 인한 무지입니다!


왜 우리는 매 순간 진아를 부정하고 에고의 달콤한 속삭임에 넘어갈까요?


가까운 시일 내에 대한민국이라는 경이로운 정신병원의 방문을 고대하며 이만 줄일게요.


안녕~





P.S. 아참, 이번 할로윈 행사에서 당신이 언급했던 미친 여자들을 만났어요.


의외로 유머러스하고 친절한 그녀들과 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았죠.


며칠 동안 공들여 만든 더피 코스튬이 빛을 본 걸까요?


그녀들은 싱어롱 극장에서 대사와 노래를 외워 부를 정도로 열성적인 케데헌 팬이었어요!


아이처럼 까르르 웃음소리와 눈가에 맺힌 눈물을 훔치며 마지막 장면을 바라보던 그녀들의 행복한 표정을 잊을 수 없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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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의 세상 - 제1회 사회평론 어린이·청소년 스토리대상 대상 수상작 사회평론 어린이문학 1
정설아 지음, 오승민 그림 / 사회평론주니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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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에 돌아가신 아빠가 이루 앞에 나타납니다.


손은 따뜻하고 대낮에 다른 사람들 눈에도 보이며 성인 남성을 번쩍 들기까지 합니다.


라면 면발을 들이켜고, 편의점 샌드위치를 먹는 신종귀신,


자칭 죽살귀신의 탄생입니다.


임사 체험자나 경전에 기록된 부활의 케이스와 달리


이루 아빠는 이미 골분의 상태로 봉안함에 안치된 상태입니다.


외국으로 입양된 쌍둥이 삼촌이 나타나 이루의 몰래 카메라를 찍는 것도 아니고,


영안실에서 시신이 뒤바뀌고 소생되어 이루를 찾아 오는 것도 아니고,


병실에 누워 있다 엄마와 형 앞에서 깨어나는 이루의 꿈도 아니고,


이루 아빠와 이루가 소환술사나 마법사, 요기, 초능력을 지닌 히어로나 외계인이 아니라면,


작가는 무엇을 가지고 독자를 합리적으로 설득할 것인가?




..'이루'에게도 고통이 찾아왔습니다.


사랑하는 아빠를 잃은 슬픔과 가족에 대한 불안감, 죽음에 대한 공포가..


고통과 불안 속에서 죽살귀신이라는 기적을 만들어.. 이루에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살펴볼 용기, 가족을 마주할 용기, 아빠의 죽음을 인정하는 용기..


-      <작가의 말>




네. 기적입니다.


이루에게일어난 기적입니다.


이루 엄마와 형에게도 기적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동화처럼 그리 녹록하지가 않습니다.


융의 분석심리학에서 그림자는 억압된 어둡고 열등한 인격을 의미합니다.


이 그림자를 의식화하여 동화하는 것은 큰 용기와 고도의 추상적 사고와 자기 성찰을 필요로 합니다.


이루와 같은 6학년 초등학생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가족과 학교, 나아가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통해 현실적인 교육과 전문가의 심리 치료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유아청소년기의 그림자는 어른이 된 후 괴물이 되어 나타납니다.


자신뿐 아니라 가족과 타인에게 투영(투사)되어 고통과 죽음을 불러오는 비극이 지금도 가정과 사회에서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여수 밤바다~


캠핑카 앞에 단란한(?) 가족이 보인다.





뾰족한 모자에 꽂은 <황금 깃털>


고등어 축제와 벚꽃 축제를 사랑하는 아내는


동화에 최적화된 만병통치약 ‘기적’이라는 무적의 알약을 삼키고


용기있게 신상 핵불닭면에 도전!


가족과 함께고통’을 공유하며 독자와 함께’ ‘공감이루리라




<죽살귀신 아빠>


라면을 후루룩 후루룩 샌드위치를 우적우적


<악당이 된 녀석들>을 모래 사장에 풀어 놓고


핏빛 비가 내리는 바다를 향해 소리 지른다


<우리 집에 귀신이 산다>!




<게임의 법칙>에 달통한


‘그분이 오신아들 지호는


시크 블랙 반팔에 시크 블랙 반바지


시크 블랙 서씨에 시크 블랙 갤럭시


시크 블랙 팬티에 시크 블랙 화장지




감성이 풍부한 딸 <동해> 공주는


이랑 왕자 얼굴에 몸은 물고기 100마리를


구렁이 혓바닥과 개미 발톱에 새긴다


오도독 오도독 대왕고래밥을


오도독 오도독 머리부터 씹어가며




하얀 도화지에 푸른 하늘과 흰구름숲 속의 동물과 예쁜 집을 그리던 아이들은


어느새 이기심과 허영심돈과 성과 권력을 그리는 어른들이 되어 있습니다.


<이루의 세상>에 겹쳐진 어른들의 세상을 현실보다 흐린 색채로 그려 봤습니다.


아래의 글은 모의 재판 형식으로, 엄격한 법적 용어와 법적 절차법적 논리는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 퇴고 과정에서 구글 Gemini 군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





재판장 : 지금부터 서울@@지방법원 2025고합6789호 제1형사부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피고인 출석하였습니까?


이동우, 이루 엄마, 차은우 : .


재판장 : 검사와 변호인 모두 출석하였습니까?


검사1,검사2, 변호인 : .


재판장 : 피고인들은 잠시 자리에서 일어서 주십시오


피고인은 본 법정에서 검사나 변호인, 재판장의 신문에 대해 진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으며 피고인에게 이익이 되는 사실을 진술할 권리가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피고인 이동우, 이루 엄마, 차은우 맞습니까?


이동우, 이루 엄마, 차은우 : .


재판장 : 검사는 공소요지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검사1 : 존경하는 재판장님, 피고인 이동우, 이루 엄마, 차은우에 대한 살인 및 보험사기 방조 사건입니다


고소인은 사망한 이루 아빠의 누나로


이루 아빠는 20####@@IC를 주행하던 중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추락하여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 사망하였습니다.


경찰은 전방 주시 태만과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단순 추락사고로 사건을 종결하였습니다.


그러나 고소인이 제출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국가과학수사연구원에서 복원한 결과 단순한 과실 사고가 아닌 사전 모의된 사고임이 밝혀졌습니다.


피고인 이동우는 교통사고가 발생하기 6개월 전, 이루 아빠를 속여 8개 보험사에서 총11개의 생명보험과 상해보험에 가입시켰고, 이에 따른 보험금 35억의 수익자를 피고인 이루 엄마와 두 아들로 지정하였습니다.


피고인 이동우는 피고인 이루 엄마가 결혼하기 전 연인이자 동거인이었습니다.


전업주부였던 피고인 이루 엄마는 피고인 이동우의 지원으로 매달 약 300만원 가량의 보험료 납부와 이루 아빠의 보증 빚을 갚을 수 있었습니다.


사망한 이루 아빠가 두 피고인 이루 엄마와 이동우의 관계를 의심해 두 아들의 유전자검사를 의뢰하였고, 그 결과 두 피고인의 불륜을 확신하였다는 기록이 이루 아빠의 노트북에서 발견됐습니다.


피고인 이루 엄마는 남편의 보증 빚으로 인한 경제적 빈곤과 불륜을 감추기 위해 피고인 이동우와 함께 사전 모의와 치밀한 범행계획을 세웠습니다


공범인 차은우는 지입 화물차를 이용해 이루 아빠의 차량을 고의로 추돌하여 사고를 유발했습니다.


피고인들은 모두 계획된 살인의 공동정범으로서 본 사건에 가담했습니다.


재판장 : 피고인 이루 엄마, 이동우, 차은우는 공소 사실을 인정하십니까?


이루 엄마, 이동우, 차은우 : 아니요. 인정하지 않습니다.


재판장 : 변호인은 본 사건의 공소 사실에 대한 의견을 진술하십시오.


변호인 : 재판장님, 피고인 이루 엄마는 남편 사망 후 처음으로 보험과 보증 빚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뿐입니다


보증 빚과 모든 보험은 이루 아빠의 일방적인 계약으로 피고인 이루 엄마의 의사와 무관합니다


그리고 이루 아빠와 결혼 후 피고인 이동우를 사적으로 만난 적이 없습니다


피고인 이동우는 이루 아빠를 돕기 위해 보증 빚을 변제했고 그 가족들을 위해 이루 아빠에게 보험가입을 권유, 보험료를 지원해 주었을 뿐 살인을 모의한 것이 아닙니다


또한 피고인 차은우는 당시 짙은 안개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발생한 단순한 접촉사고를 주장하며, 살인을 공모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사실무근입니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의 공소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부디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해 주십시오.


재판장 : 양측 주장 잘 들었습니다. 이어서 증거 조사를 하겠습니다.


검사는 증인 및 증거 신청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검사1 : . 고소인 구례 고모와 박서준을 증인으로 신청합니다


또한 피고인들에 대한 각 피의자 신문조서, 사고 차량 블랙박스 영상 복원 자료, CCTV 동영상을 증거로 제출합니다.


재판장 : 변호인은 검사가 신청한 증인과 제출한 증거에 대해 의견을 말씀하세요.


변호인 : 증인 구례 고모와 박서준의 채택에는 이의 없습니다


다만 블랙박스 동영상과 CCTV 영상의 증거 능력에 대해서는 검토 후 의견을 제출하겠습니다.


재판장 : 변호인은 신청할 증인과 증거가 있습니까?


변호인 : 없습니다.


재판장 : 좋습니다. 검사가 신청한 고소인 구례 고모와 박서준을 증인으로 채택합니다.


변호인 : 그리고 재판장님, 검사 측 증거자료 일체와 진술조사 열람을 요청합니다.


재판장 : 인정합니다. 이것으로 제1차 공판을 마치겠습니다


2차 공판은 ##일 오전10시 본 법정에서 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2차 공판.


재판장 : 증인 신문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검사와 변호인이 신청한 증인 모두 증인석으로 나와 주시길 바랍니다


증인 구례 고모는 대표로 선서하시기 바랍니다.


구례 고모 : 선서. ~~


재판장 : 선서하고 거짓 증언을 하면 위증죄로 처벌받습니다


증인 구례 고모는 증인석에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검사1 : 고소인은 피고인 이동우를 잘 아십니까?


구례 고모 : 죽은 제 남동생과 단짝이었어요


상상력이 풍부하고 엉뚱한 행동을 일삼던 동우는 어른들에게 꾸중을 듣기 일쑤였죠.


죽은 동생과 여수 바닷가에서 하루 종일 어울리며 시간을 보내는 게 일과였어요


제가 외지로 시집을 간 뒤로는 명절 때나 겨우 얼굴을 볼까 말까 했죠.


검사1 : 사망한 이루 아빠가 가입한 보험에 대해서는 언제 아셨나요?


구례 고모 : . 동생이 그렇게 허망하게 죽고 나서 어느 날 보험회사에서 확인전화가 왔습니다.. 


그때서야 동생이 보험을 많이 들었다는 걸 알게 됐죠.


검사1 : 피고인 이루 엄마와 대화를 하셨나요?


구례 고모 : . 그런데 자기는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죽은 동생이 상의도 않고 보험을 들고 또 보증 빚도 있었다는데 그것도 말 한마디 없었다고 합니다


그때는 이루 엄마가 별일 없이 잘 해결되고 있다고 아무 걱정 말라고 하길래 그러려니 하고 아무런 의심 없이 넘어갔죠.


검사1 : 사설탐정인 박서준에게 사건을 의뢰하셨죠?


구례 고모 : 서준이가 제게 전화를 했어요


보험금 문제로 이루 엄마가 뉴스에 나왔다고


서준이 얘기를 들어보니 동생이 당한 사고가 그냥 허망하게 죽은 게 아니었어요


그 많은 보험료를 동우가 내줬다는 게 너무 이상했죠.


검사1 : 두 피고인 이루 엄마와 이동우와의 과거를 알고 계셨나요?


구례 고모 : 동생 결혼식 때 고향 사람들한테 들었어요


뭐 젊었을 때 연애 한 번 안 해본 사람이 있나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었죠


그런데 그게 가장 절친한 친구였던 동우라는 게 마음에 걸리긴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 사달이 난 게 그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검사1 : 사망한 이루 아빠와 피고인 이루 엄마 사이에 불화는 없었나요?


구례 고모 : . 부부 사이는 뭐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좋았죠. 두 아들도 말썽 없이 잘 크고.


검사1 : 최이루 군이 구례에 갔을 때 피고인 이동우를 보셨나요?


구례 고모 : 아니요. 이루가 갑자기 저희 구례 집에 놀러 왔을 때 이장님이 와서는 웬 이상한 남자가 이루와 얘기를 나눈 걸 봤다는 거에요기차역과 강가에서요


이장님이 찍은 사진을 봤는데 그 남자가 동우인지는 전혀 몰랐죠


이루가 말없이 사라진 그다음 날 이루 엄마가 애들을 데리고 왔을 때 알았어요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동우 얘기가 나왔고 그때 갑자기 떠올랐죠


그 남자가 동우라는 걸.


검사1 : 이상입니다.


재판장 : . 수고하셨습니다. 변호인측 반대 신문 하시겠습니까?


변호인 : 없습니다.


재판장 : . 증인은 자리로 돌아가십시오


증인 박서준은 증인석에 앉으십시오.


검사2 : 증인은 고소인과 어떤 관계입니까?


박서준 : . 사촌입니다.


검사2 : 경력이 화려하시던데, 사망한 이루 아빠의 사건은 어떻게 맡게 되셨나요?


박서준 : 뉴스를 접하고 여러 기사를 검색해 봤습니다


정황상 보험사기라는 느낌이 확 왔어요


세상을 떠난 제 사촌 동생은 성품이 곧고 현명한 사람이었습니다


교통사고도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죠


그래서 고소인과 전화 통화를 했고, 뭔가 단서가 되는 증거를 찾기로 결심했습니다.


검사2 : 당시 짙은 안개로 인해 CCTV 사고 영상은 무용지물이었고 목격자는 없었습니다


사고 차량은 반파되었고, 화재로 인해 일부가 소실되었습니다.


블랙박스는 멀쩡했지만 메모리 카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찾으셨나요?


박서준 : 사고 순간을 머릿속으로 수없이 시뮬레이션 했습니다. 


의식을 되찾았지만 이루 아빠는 차량에 꽉 끼여 나오지 못합니다. 


휴대폰은 보이지 않고 이때 후드에서 연기가 올라오며 이내 불길이 치솟기 시작합니다.


다급해진 이루 아빠는 서둘러 블랙박스에서 메모리 카드를 꺼내 창 밖으로 던집니다.

 

죽음을 직감하고 사고의 진실이라도 남기기 위해서죠


차량 안에서 발견되지 않았으니 분명 주변에 있었을 겁니다


경찰이 끝내 찾지 못했던 메모리 카드를 저는 사고 현장 인근 나무 밑에서 발견했습니다


빨간색 마카롱 모양의 알약 케이스인데, 이루 군의 생일선물이었습니다.


검사2 : 이상하군요사고 현장이 울창한 숲이었지만 눈에 띄는 색상이었다면 경찰이 놓쳤을 리가 없을 텐데요.


박서준 : . 상세하게 풀어보자면 이렇습니다


메모리 카드를 뽑았지만 손톱만 한 크기라 손상될 확률이 높았습니다


마침 매트에 떨어진 알약 케이스가 눈에 들어왔고 메모리 카드를 넣어 창 밖으로 던집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주변에 있던 까치가 그것을 물고 나무 위의 새 둥지로 날아간 거죠


까치집이 멀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었습니다.


그렇게 1년 넘게 시간이 흘러가고 때마침 도로공사에서 도로변 정비 작업을 하던 중 새 둥지가 땅으로 떨어진 겁니다.


검사2 : .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진술하신 내용은 추측일 뿐 증거로 채택할 수는 없습니다. 이상입니다.


재판장 : . 수고하셨습니다. 증인은 자리로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변호인측 반대 신문을 하시겠습니까?


변호인 : 없습니다.


재판장 : . 이상으로 증인 신문과 증거 조사를 마치겠습니다


이어서 피고인 신문에 들어가겠습니다


검사는 피고인 차은우에 대해 신문 하십시오.


검사1 : 피고인 이동우와 어떤 사이인가요?


차은우 : 군대에서 만난 선임입니다.


검사1: 피고인 이동우의 군대생활은 어땠습니까?


차은우 인성도 좋고 언변도 뛰어나 부대에서 인기가 많았습니다


사주를 잘 봐서 사단장실까지 불려가기도 했죠


사고 방식 자체가 보통 사람들과 달랐습니다


검사1 : 동료병사들에게 최면치료를 했나요?


차은우 : . 내무반 소대원들이 종종 찾아왔습니다.


검사1 : 제대 후에도 피고인 이동우와 만났습니까?


차은우 : 사고 한 달 전에 동우형이 연락을 해 만났습니다.


검사1 : 피고인 이동우가 왜 갑자기 연락을 했을까요?


차은우 : 제가 사업에 실패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동우 형이 제 사정을 알고 지입차량을 지원해 줬습니다.


검사1 : 사고가 발생하기 3일 전 피고인 이동우가 집에 왔을 때 최면치료를 받았나요?


차은우 : 아니요. 그냥 만취해서 각자 방에서 잤습니다.


검사1 : 사고 당일 피고인 이동우와 통화를 하셨죠?


차은우 : . 사고 10분 전에 통화했습니다.


검사1: 무슨 대화를 나눴나요?


차은우 : 동우 형이 죽살이라는 귀신 얘기를 했어요.


검사1 : 죽살귀신요?


차은우 : . 죽었다 살아난 귀신이라고 동우형이 만든 귀신입니다. 


졸음 운전 하지 말라고 무서운 얘기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검사1 : 다른 말은 없었나요?


차은우 : . 없었습니다.


검사1 : 이루 아빠의 차량과 접촉사고 후 추락하는 것을 봤습니까?


차은우 : 보지 못했습니다. 도로 주변에 짙은 안개가 끼어 서행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고가 난 줄도 몰랐습니다거래처에 도착하고서야 차량 앞 부분이 살짝 찌그러진 것을 확인하고 차량을 정비소에 맡겼습니다


검사1 : 이상하군요. 짙은 안개로 아무리 시야 확보가 어렵더라도 바로 눈앞에 차량의 형체는 보일 것이고 작은 충격이라도 느꼈을 텐데요. 급가속하는 소음도 듣지 못했습니까?


차은우 : . 저도 그 상황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는 게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날 찝찝한 기분에 블랙박스를 확인했는데 메모리 카드 접촉 불량으로 녹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검사1 : 사고 이후에 이동우와 연락을 했습니까?


차은우 : 그날 저녁에 통화를 했습니다. 그냥 보통의 안부 전화였어요.


검사1 : . 이상입니다.


재판장 : . 수고하셨습니다. 검사는 피고인 이동우에 대해 신문 하십시오.


검사2 : 피고인 이루 엄마를 알게 된 것은 언제입니까?


이동우 : 대학교 동아리에서 만났습니다.


검사2 : 피고인 이루 엄마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이동우 : 첫눈에 보통 인연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서로가 강력한 끌림과 강렬한 내적 흔들림을 느꼈죠


최면을 통해 그녀의 전생을 리딩하며 제가 기다리던 영혼, ‘트윈플레임이라는 것을 확신했습니다.


검사2 : 트윈플레임이요? 소울메이트와 다른 건가요?


이동우 : 하나의 영혼이 두 개의 육체에 태어난 특별한 관계를 말합니다


소울메이트는 서로 다른 영혼이 만나는 일반적인 관계입니다.


변호인 : 재판장님! 이의 있습니다


검사 측의 신문은 공소 사실을 입증하는 데 필요한 사실 관계를 벗어나 지나치게 형이상학적이고 비과학적인 내용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이는 재판부의 공정한 판단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재판장님께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시길 요청합니다.


재판장 : 검사, 변호인의 의견을 참고하여 사실 관계에 집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검사2 : . 알겠습니다. 피고인 이루 엄마와 언제 헤어지셨나요?


이동우 : 헤어진 것이 아닙니다. 잠시 그녀를 놓아준 것뿐입니다.


검사2 : 피고인은 마치 피고인 이루 엄마가 자신의 소유물인 것처럼 말하는군요


과거에 피고인이 피고인 이루 엄마와 함께한 시간보다, 사망한 이루 아빠의 아내로서 아빠를 잃은 두 아들과 함께한 시간이 훨씬 더 깁니다

무슨 의미인가요?


이동우 : 그녀는 전생에 이루 아빠와 어긋난 인연이었습니다


이번 생은 카르마의 뒤엉킨 실타래를 풀 시간이 긴 것뿐입니다.


검사2 : , 전생과 카르마라.. 어렵군요


그런 논리라면 피고인 또한 이루 아빠와 전생의 악연으로 피고인 차은우를 이용해 교통사고로 죽인 것입니까


두 아들과 가족들의 고통은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변호인 : 재판장님! 이의 있습니다


검사는 사실을 묻는 대신, 피고인의 주장을 비틀어 '살인'이라는 결론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재판장 : 검사, 변호인의 의견을 참고하여 사실 관계에 집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검사2 : 네. 알겠습니다. 하실 말씀이 있나요?


이동우 : 제가 은우를 이용해 죽인 것이 아닙니다


이루 아빠는 백호대살의 사주로 단명할 팔자였습니다.


검사2 : 그런 터무니없는 이유로 이루 아빠 앞으로 그 많은 보험을 들었습니까?


이동우 :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달려 있다 했습니다


하늘의 뜻이 드러난 것이 사주팔자입니다


가족을 위해 이루 아빠도 흔쾌히 허락했습니다.


검사2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은 주식이나 펀드, 코인 등 다양했습니다. 그럼에도 왜 하필 의심과 비난을 피할 수 없는 보험이었습니까?


이동우 제게 주어진 운명을 따랐을 뿐입니다


저는 재성(재물)과 식상(재능)의 조화를 이용해 그녀에게 진 빚을 갚았을 뿐입니다


세상의 의심과 비난은 저와 그녀가 감당해야 할 몫이죠.


검사2 : 과거에 피고인 이루 엄마와 수십억 원의 채무 관계가 있었다는 얘긴가요?


이동우 : . 제가 말하는 과거는 전생을 내포한 개념입니다


굳이 채무 비율을 따진다면 99%는 전생의 빚이라고 할 수 있죠.


검사2 : ~ ~ 그렇군요. 크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최이루 군의 트라우마 치료는 피고인 이루 엄마가 의뢰했나요?


이동우 : 보험금 미지급에 대한 민사소송 건으로 이루 엄마와 통화를 했습니다


안부를 묻는 대화 중에 이루 군의 상태를 들었을 뿐입니다


이대로 가면 상황이 심각하다 판단해 이루 엄마의 동의 없이 제가 독단적으로 치료한 것입니다.


검사2 :  20##년에서 20##년까지 정신분석 심리상담치료 센터를 운영한 적이 있죠?


이동우 : .


검사2 : 운영 적자로 인해 센터를 그만 두셨나요?


이동우 : 아니요. 당시 사업이 번창했습니다


하지만 허위경력과 탈세 혐의로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검사2 :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죠?


이동우 : .


검사2 : 출소하고 피고인 이루 엄마를 만났습니까?


이동우 : 아니요. 당시 이루 아빠가 저에게 찾아 왔습니다


지인의 보증 빚으로 힘들어하고 있었고 그 사실을 아내에게는 차마 말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보험을 가입하는 조건으로 제가 보증 빚을 변제해 주었습니다.


검사2 : 그 많은 보험을 가입하면서 당연히 이루 아빠가 의심하지 않았을까요?


이동우 : 제가 이루 엄마에게 진 빚을 갚는 것이라 설득시켰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이루 아빠의 사주가 중년에 강한 흉살이 들어 단명할 팔자였습니다.


검사2 : 그런 허황된 말을 이루 아빠가 믿었단 말입니까?


이동우 : 예전에 명리학과 심리치료를 공부할 당시 이루 아빠를 실험 상대로 전생역행 최면을 자주 했었습니다


이루 아빠도 자신의 사주와 세 사람이 얽힌 인연을 어느 정도는 믿고 있었습니다.


검사2 : 이루 아빠가 사고 나기 이틀 전 동창 모임에 참석했는데 그 자리에 있었습니까?


이동우 : .


검사2 : 그날 이루 아빠에게서 이상한 징후는 없었나요?


이동우 : 동창들과 오랜만에 회포를 풀어서인지 말도 많고 과음도 했지만 그렇게 특별한 점은 없었습니다.


검사2 : 평소 지하철을 이용하던 이루 아빠가 사고 당일은 자신의 차를 운전하다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사고 발생 5분 전에 피고인과 통화한 기록이 남아 있더군요


무슨 중요한 용건이 있었나요?


이동우 : . 잠결에 전화를 받았는데 뜬금없이 여수 바다 대왕고래가 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검사2 : 대왕고래요?


이동우 : 여수 바다는 저희에게 마음의 고향이자 놀이터이고 쉼터였습니다


특히 어릴 적, 이루 아빠와 바로 눈앞에서 대왕고래를 마주했던 그날의 장관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어린 저와 이루 아빠의 가슴에 깊은 각인을 새긴 정말 특별한 기억이었습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그 날이 바로 이루 아빠가 죽은 날과 같은 날짜더군요.


검사2 : 다른 말은 없었나요?


이동우 : . 그게 마지막 대화가 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동창 모임에서도 취해서는 계속 대왕고래를 찾았거든요.


검사2 : 경찰조서에 따르면 그날 모임에서 이루 아빠와 다툼이 있었다고 진술되어 있습니다


사소한 말싸움 뒤에 이루 아빠가 주먹을 휘둘렀다는데 사실입니까?


이동우 : . 이루 아빠가 직장과 가정 문제로 좀 스트레스가 쌓였던 모양입니다


제가 조언을 한다는 게 그만 그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 같아요


오해는 바로 풀렸고 서로 앙금 없이 화해했습니다.


검사2 : 이루 아빠의 노트북에 피고인 이루 엄마와의 관계를 의심하는 글이 있습니다.


그 문제로 다툰 것 아닌가요?


이동우 : 이루 엄마와 저의 과거는 이미 오래 전 일입니다


이루 아빠도 아내의 과거보다는 현재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을 거라고 봅니다


이루 엄마가 남편을 사랑하고 있는 만큼 저는 이루 엄마의 사랑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루 엄마를 사랑하는 만큼 그녀가 저의 사랑을 존중하고 있을까요?


검사2 : 납득하기 어렵군요


그건 피고인 이루 엄마에게 직접 물어보셔야죠


그날 밤 이루 아빠에게 최면을 걸었습니까?


이동우 : 이루 아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단순한 치료작업이었습니다.


검사2 : 피고인은 사고가 나기 사흘 전 차은우와 이틀 전에는 이루 아빠를 만났습니다.


심지어 사고 직전에는 차은우와 이루 아빠에게 번갈아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최면에 걸린 이루 아빠가 차를 끌고 나왔고, 역시 최면에 걸린 차은우가 접촉사고를 일으켜 결국 이루 아빠가 급가속을 한 것 아닙니까


'죽살귀신'과 '대왕고래'라는 암호 키를 이용해 살인 계획을 실행한 것 아닙니까?


변호인 : 재파..


이동우 : 말도 안 되는 억측입니다!


제가 그렇게 주도면밀한 살인 계획을 세울 만한 능력도 없지만, 더구나 단명할 사주인데 제가 왜 무모한 짓을 하겠습니까?


검사2 : 차은우에게 지입차량을 지원한 이유도 이루 아빠의 출근시간과 코스에 맞아 떨어지는 차량을 구해 준 것 아닙니까?


변호인 : 재판장님! 이의 있습니다. 


검사 측의 신문은 스스로 가설을 세워 단정하고 있습니다.


재판장 : 검사, 변호인의 의견을 참고하여 추측을 배제하고 말씀해 주십시오.


검사2 : . 알겠습니다. 다른 할 말이 있습니까?


이동우 : 저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는군요


저는 선인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악인도 되지 못합니다


검사님. 이미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람을 제가 굳이 죽일 이유가 있었을까요?


검사2 : 잔인하군요. 죽마고우에게 '단명'이니 '시한부 선고'라니.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습니까?


이동우 : .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어떤 면에서 하늘의 법은 이 지옥 같은 현실보다 더 냉엄합니다.


검사2 : 그렇다면 피고인은 이루 아빠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단순한 사고로 판단하십니까?


이동우 : 음.. 글쎄요. 운명과 숙명을 마주했을 때 마음가짐의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검사2 : 피고인의 진술이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군요


피고인의 주장을 사실관계에 근거해 설명해 주십시오.


이동우 : 죄송합니다. 제 직업적 특성상 설명이 불명확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자살이나 단순 사고 여부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다만 사고 당시 그의 심리적 상태를 고려했을 때 단순 사고로 치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검사2 : 어떤 부분이 그렇습니까?


이동우 : 그가 겪었던 극심한 심리적 압박 때문입니다


이루 아빠는 보증 빚으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 외에도 중년 가장이 겪는 직장과 가정의 문제, 그리고 심리적인 고독감과 상실감으로 인해 심신이 매우 지쳐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정상적인 사고 판단 능력을 저해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검사2 : 목격자 진술과 CCTV 확인 결과 최이루 군과 동행한 사람은 모두 피고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최이루 군이 피고인을 아빠로 인식한 것도 최면의 결과입니까?


이동우 : . 그렇습니다.


검사2 : 그런 치료들이 어린 최이루 군에게 위험하거나 부작용은 없습니까?


이동우 : 의사가 환자의 치료에 첨단기술을 활용하듯 저희도 보이지 않는 수술 기구로 의식과 무의식의 구조를 세밀하고 정교하게 수술하는 치유작업입니다


결국은 메스를 쥔 자의 능력이 환자의 생사를 가르겠죠.


검사2 : 자부심이 하늘을 찌르는군요


그래서 최이루 군은 완벽하게 치료했습니까?


이동우 : 이루 군은 총명하고 심성이 착한 아이입니다


이루 군이 심어 놓은 재료들로 제가 정성껏 밥상을 차리면, 다행히 투정부리지 않고 맛있게 잘 먹더군요.


검사2 : 최이루 군이 아빠와 함께 찾아 왔을 때 기절한 것이 사실입니까?


이동우 : . 당시 저 역시 죽은 이루 아빠의 혼령에 시달리고 있었고,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집에서 이루 군의 최면 치료를 시도하는 중이었습니다. 


바로 그때 죽은 이루 아빠가 교통사고 당시의 끔찍한 모습 그대로 제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 부끄럽지만 잠시 정신을 놓았습니다.


검사2 : 그건 조현병, 뇌전증의 증상 아닙니까?


변호인 : 재판장님! 이의 있습니다


검사는 전문 의학 지식이 없음에도 특정 병명을 언급하며 피고인을 진단하고 있습니다.


재판장 : 검사, 변호인의 의견을 참고하여 사실 관계에 집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검사2 : . 알겠습니다. 피고인의 심신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일어난 환영이나 환각이 아닙니까?


이동우 : 아닙니다. 치료 과정에 이루 아빠가 끼어들어 위험한 상황을 만들지는 않을까 매번 신경을 곤두세우느라 애 좀 태웠었죠


이루 아빠의 해소되지 못한 한이 그를 강하게 붙잡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검사2 : 이루 아빠가 피고인에게 억울한 원한이 있어 찾아오는 것은 아닙니까?


변호인 : 재판장님! 이의 있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의 진술을 임의로 해석하여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재판장 : 검사, 변호인의 의견을 참고하여 추측이나 감정을 배제하고 사실 관계에 집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검사2 : . 알겠습니다. 이루 아빠가 자주 나타났습니까?


이동우 : 아닙니다근본적으로는 이루 아빠가 저에게 해원과 천도 해주길 바라기에 나타나는 겁니다.


검사2 : 이루 군에게 일어난 여러 가지 꿈과 환상은 단지 치료 만을 위한 순수한 목적이었습니까?


이동우 : . 그렇습니다.


검사2 : 그럼 여수 바다 한가운데 피고인의 낚싯배에서 최이루 군의 목에 생긴 손자국은 무엇인가요


이루 군의 목을 졸라 살해할 의도가 아니라면 무엇입니까?


이동우 : 이루 아빠를 대왕고래로 만들어 저 세상으로 보내주는, 이루 군의 마지막 최면 치료를 진행 중이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제 정수리에서 무언가 섬뜩한 기운과 함께 저도 모르게 이루 군을 죽여야겠다는 강한 살의가 일어났습니다


아마도 이루 아빠의 빙의 현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다행히 곧바로 제 정신을 찾아 불미스런 사고는 없었습니다.


검사2 : 빙의라면 이루 아빠의 혼이 피고인에게 씌었단 말입니까?


이동우 : . 잠시 방심한 틈에 빙의가 있었지만, 곧바로 쫓아냈습니다.


검사2 : 이해가 안 되는군요. 이루 아빠가 왜 자신의 아들을 죽이려 합니까?


이동우 : 지금은 말할 수 없습니다.


검사2 : . 그렇겠죠. 사망한 이루 아빠의 노트북에 그 해답이 있더군요


결혼 후에도 두 피고인의 관계를 의심하며 괴로워하던 이루 아빠는 결국 두 아들의 유전자 검사를 의뢰하는 상황까지 오게 됐고, 이것이 그 친자검사 결과지 입니다.


여기 최이루 군의 유전자 감정서를 한번 보시죠.


이동우 : ..


검사2 : 이상입니다.


재판장 : . 수고하셨습니다. 검사는 피고인 이루 엄마를 신문 하십시오.


검사1 : 대학교 동아리에서 피고인 이동우를 처음 만났습니까?


이루 엄마 : . 동아리는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친구 부탁에 마지못해 따라갔습니다.


검사1 : 피고인 이동우의 첫인상은 어땠습니까?


이루 엄마 : 검사님, 이동우씨와의 과거는 여기서 언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더 이상 묻지 말아 주세요.


검사1 : , 피고인, 오해하지 마십시오


본 사건의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절차이지 피고인의 사생활을 제가 알고 싶어 신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루 엄마 : . 알겠습니다.


검사1 : 피고인 이동우는 이루 아빠가 단명할 사주라고 단언했습니다


피고인도 알고 있었습니까?


이루 엄마 : 몰랐습니다. 처음 듣는 얘기입니다.


검사1 : 피고인 이동우가 주장하는 세 사람의 전생과 카르마에 대해 알지 않습니까?


이루 엄마 : 동아리에서 전생역행최면을 통해 일부는 보았지만 믿지 않았습니다.


검사1 : 그렇다면 피고인 이동우가 주장하는 트윈플레임에 동의하십니까?


이루 엄마 : 동의하지 않습니다. 모두 철없던 시절의 일입니다.


검사1 : 피고인은 이루 아빠와 결혼한 후에도 피고인 이동우씨와 계속 만남을 이어갔습니까?


이루 엄마 :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전혀 없습니다.


장례식 문제와 민사소송 건, 이루가 이동우씨 집에 있을 때 전화 통화를 한 것이 다 입니다.


검사1 : 집들이에는 피고인 이동우 혼자 왔습니까?


이루 엄마 : 아니요. 남편 친구들과 제 친구들도 초대했습니다.


검사1 : . 집안이 음주가무로 시끌벅적 했겠군요


파장은 언제쯤이었나요?


이루 엄마 : 그 날 모두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한 상태라 저희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검사1 : 피고인 이동우도 마찬가지겠군요.


이루 엄마 : .


검사1 : . 그 집들이가 문제의 발단이었습니다


역시 술이 화근이었을까요


최이루 군이 태어난 해가 아마 그 집들이를 하고 약 10개월 후였죠


피고인은 사망한 남편이 의뢰한 친자확인 유전자검사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까?


이루 엄마 : 처음 듣는 얘기에요.


검사1 : , 여기 확인해 보십시오.


이루 엄마 : …. , 말도 안돼.


검사1최이루 군의 친부는 피고인 이동우일 확률이 99.99%로 확인되었습니다.



재판정 안이 술렁거렸다.



이루 엄마 : , 아니요. 그럴 리가 없어요. 아니에요, 사실 일리가 없어요


이루는 이동우의 아들이 아니라 이루 아빠의 아들입니다.


검사1 : 그 추악한 비밀을 영원히 덮기 위해 피고인 이동우, 차은우와 모의하여 보험과 살해계획을 치밀하게 세운 것 아닌가요


남편의 장례식에 피고인 이동우를 부르지 않은 것도 끔찍한 범행을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이유에서 아닙니까?


이루 엄마 : 아니에요! 남편의 사망소식에 충격을 받고 제 정신이 아니었어요


제가 남편을 죽이다니요? 어떻게 그런 말을.. 흑흑흑


변호인 : 재판장님! 이의 있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을 모욕하고 있으며, 질문 자체에 피고인의 유죄를 단정 짓는 감정적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재판장 : 검사, 변호인의 의견을 참고하여 사실 관계에 집중하고, 추측이나 감정적인 표현은 배제해 주십시오.


검사1 : . 알겠습니다.


변호인 : 재판장님, 검사 측의 강압적인 신문 방식으로 인해 피고인이 심리적으로 크게 동요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의 신문은 공정한 진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의 심신 안정을 위해 잠시 휴정을 요청합니다.


재판장 : . 알겠습니다. 검사는 동의하십니까?


검사 1 : 아니요.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동우와 이루 엄마를 노려보며 


검사가 법복을 벗어 제치자


죽살귀신 아빠다.


교통사고 당시의 끔찍한 모습 그대로



뒤척이며 짧은 신음소리를 내던 여인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커튼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모텔의 네온사인 불빛은 마치 작은 요정들이 춤을 추듯 이불 위에서 반짝였다.


악몽에서 현실로 돌아온 것을 깨달은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천천히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겼다.


침대 머리맡의 작은 전등 불빛에 비친 얼굴은 이루 엄마였다.


그녀는 옆에 곤히 잠에 빠진 남성의 상반신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내 그녀의 시선이 선명하게 갈라진 강줄기처럼 탄탄한 근육의 결을 타고 얼굴로 이어졌다.


그는 바로 차은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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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 보면 알지 - 호랑수박의 전설 웅진 모두의 그림책 74
이지은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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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모여 봐.


지금부터 엄청 재미난 얘기를 해 줄 거여.


옛날옛날 한 옛날에,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딱 좋은 그런 날이었어.*



별이 총총 가득한 밤 


유난히 반짝이는 별 하나가 보였지.


아름다운 긴 꼬리를 가진 별똥별이었어.


응, 이름은 묻지마, 비밀이여.


암튼 눈부신 빛을 내뿜던 별똥별은


땅이 가까워지자


폭죽 터지듯 펑펑


조각조각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졌지.


그런데 그 중의 하나가 산골 마을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날아든 겨.


구경하던 짐승과 마을 사람들은 기절초풍 


날고 뛰고 기고 고꾸라져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었지.


봉황을 타고 놀던 아기 동자의 자지러지는 비명에


꿀잠을 즐기던 산신령 할아버지가 화들짝 놀라 깨셨어.


천만다행으로 산신령 할아버지가 휘두른 지팡이에 맞고


데굴데굴 산비탈을 굴러 강에 빠졌는데,


수박 종자를 가지고 개성으로 향하던 뽈다구 아니 뭐였더라


뼈다구? 싸다구? 깔다구? 깡다구?


아, 홍다구가 건넜다는 바로 그 강이여.


이 돌멩이는 아주 신통한 재주가 있었어.


나처럼 재미있고 놀라운 이야기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능력이었지.


저 하늘을 봐.


다람쥐 양, 별의 개수를 알 수 있을까?


아니, 손가락 발가락을 접으라는 게 아니여.


여기 코끼리 삼촌이 커다란 귀를 활짝 펼친다 해서


저 별이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순 없겠지.


돌멩이에 대해 누구는


선녀들이 가지고 놀다 잃어버린 공깃돌이라거나


까치가 물고 가다 떨어뜨린 하늘님의 헌 이 라고도 하는데,


이 아득한 우주를 유랑하는 나그네가 되어


하늘나라와 별 친구들의 신비로운 얘기를


우리에게 전하려 온 하늘의 선물이라고 해.


이야기하는 신기한 돌멩이의 소문은 주변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어.


날마다 돌멩이 주위에 모여든 물 속의 친구들은 


귀를 쫑긋 세우며 매혹적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지.


숲 속 친구들과 날아가던 철새들이


우왕좌왕 자맥질을 하거나 


넣다 뺐다 머리만 물 속에 담그는 장면을 한번 상상해 봐.


돌멩이의 이야기를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이 친구들이 가쁘게 숨을 참는 표정에


물고기 친구들은 배꼽을 잡고 깔깔대며 웃었지.


자존심 상한 숲 속 친구들이 지혜를 모아 


긴 대롱을 만들지 않았다면


큰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었어.


이제는 새롭게 만든 물건들을 뽐내며 물고기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지.


돌멩이가 풀어 놓은 이야기는 친구들을 통해 점점 세상에 퍼져 나갔어.


하지만 이렇게 멋진 이야기들을 만든 이가 


강 속의 돌멩이라고 말할 때면


코웃음 치며 아무도 그 사실을 믿지 않았던 거여.


방금 누구여, 콧방귀 뀐 놈이? 


아, 코 푼 거여? 다들 고뿔 조심혀.


이 소식을 들은 돌멩이는 겉으로 담담한 표정을 지었지만


점차 의욕을 잃고 가슴앓이를 하기에 이르렀지.


돌멩이의 병이 깊어지자 친구들은 수소문 끝에 


용하다는 의원과 영약을 찾아 오기도 하고,


약장수 사기꾼에게 속아 곤경에 처하기도 했지.


하지만 돌멩이의 마음병은 나을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어.


발만 동동 구르던 친구들은 밤새 긴 회의 끝에


동쪽바다 용왕님을 찾아 가기로 의견을 모은 거여.


용왕님을 뵙기까지 험난한 여정은 나중에 이야기 해줄게.


거기 사슴 아가씨, 옆에 앉은 토끼 군의 흥분 좀 가라앉혀 줄랴?


고마워요, 음, 어디까지 했더라?


그래, 결국 친구들의 간곡한 호소에 감동한 용왕님이 


친히 신하들을 이끌고 강에 행차하신 광경은 


지금도 눈앞에 선한 장관이었지.


용왕님과 돌멩이를 향한 친구들의 눈빛은 


기적을 절실히 바라는 희망으로 가득했어.


지난 날 침과 뜸으로 이름을 날렸던 용왕님은


끙끙 앓아 누운 돌멩이의 맥을 짚고 새까만 눈자위를 살피시더니


흠, 눈을 감고 골똘히 생각에 잠기셨지.


친구들은 침을 꼴깍 삼키며 용왕님의 얼굴만 뚫어지게 바라봤어.


목이 말라 풀잎에 맺힌 이슬 한 모금을 홀짝 마시던 달팽이 친구는


자신을 향한 따가운 눈초리에 쏙 집으로 숨어들었지.


잠시 후 눈을 뜬 용왕님은 돌멩이의 귀에 대고 소곤소곤 


이렇게 속삭였던 거여.



*"너를 사람으로 만들어 줄 테니 실컷 이야기를 지으며 살거라."





*어이구, 덥다.


수박 한 입만 먹으면 딱 좋겠네.*


사람이 된 돌멩이가 누군지 맞추면


이 팥 할멈이 시원 달콤한 수박을 한턱 내지.


용왕님이 돌멩이에게 속삭인 말을 잘 생각해 봐.



...



환호성을 질렀던 친구들이 어느새 울상이 되어갔다.


"팥 할멈, 너무 어렵잖아."


눈 호랑이를 팥 할머니가 흘겨보았다.


"네 놈이 더 잘 알고 있을 텐데."


모두의 시선이 눈 호랑이에게 쏟아졌다.


한 순간 당황한 눈 호랑이는 큼큼 기침을 하더니


하나 둘 이마에 주름을 지으며


기억을 더듬어 가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방해 될까 두 손 모아 작은 목소리로 응원했다.


"수박, 수박, 수우박."


*모두가 수박 한 입만 생각에


눈이 수박처럼 둥그레졌다.*


그러나 잔뜩 미간을 찌푸린 눈 호랑이의 입에서 나온 것은


고대하던 정답이 아니라 긴 한숨 뿐이었다.


머리 위로 사라져 가는 잘 익은 수박을 아쉬워하며


여기저기서 탄성이 흘러 나왔다.


그 순간 눈 호랑이가 팥 할머니를 노려보더니 벌떡 일어섰다.


험상궂은 표정을 짓고 온 몸의 털을 바짝 세우며 팥 할머니에게 다가가자,


친구들이 몸을 웅크리고 숨을 멎은 채 긴장하기 시작했다.



"팥 할멈, 얕은 수작 부리면 한 입에 삼킬 수박에~"



성공을 확신하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눈 호랑이의 말장난에 




모두가 얼음




정적을 깬 것은 팥 할머니의 외침이었다.


"으이구, 네 놈이 더울 때 강물 속에서 꼭 껴안았던 그 큰 돌덩이 말이여!"





<먹어 보면 알지>에서 눈 호랑이가 다시는 수박을 먹지 않겠다고 

다짐할 정도로 호되게 당하는 장면은,


<수박의 전설 외전>에서 태양 왕 수바의 부탁을 거절하고 

팥 할머니에게 떠넘기는 장면과 

팥 할머니의 수박농사를 망쳐 놓은 장면이 원인이었을까요?


그렇다면 눈 호랑이에게 따끔한 교훈을 주기 위한 

태양 왕 수바와 팥 할머니의 공동 작전은 

대성공!




*  표시는 이지은 작가님의 작품에서 인용한 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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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프로젝트 - 눈부신 ‘나’를 발견하는 특별한 순간
정여울 지음 / CRETA(크레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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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불멸을 원하는 영웅들만이,


안으로 돌린 눈으로


내면의 진아를 본다.


- 까타 우파니샤드






P30.


나는 오직 내 안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모습 그대로 살고 싶었을 뿐이다.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노력한다.


그것을 살아보려고 하는 의지야말로 우리가 진정한 개성화로 성큼 다가가는 한걸음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노력한 결과로 얻거나 도달하거나 성취하거나 획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표현할 수 없는 것임은 물론이요, 붙잡을 수도담아둘 수도, 체험할 수도 없습니다.


의지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추구는 여러분을 자기 자신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듭니다.


추구는 이미 존재하는 그것이 자체의 고유한 방식으로 드러나는 것을 방해합니다.



이 상태는 앎이 없는 자연스러운 상태입니다.


그것은 이미 존재합니다.


여러분은 원래의 자리에서 한 걸음도 떼지 않았어요.


본래 한걸음도 내디딜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하고 있는 짓이해하려고 애쓰고 스스로를 변화시키려 애쓰는 짓의 부재상태야말로 


내 안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입니다.



그것은 어떻게 드러날까요?



나도 모르고 여러분도 모르고 아무도 모릅니다.



그것은 저절로 드러나기 시작하기 때문에 여러분의 힘으로 그걸 알 방도는 없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것일 테고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스스로를 드러낼 겁니다.






P224.


당신은 오늘 당신 내면의 나무에 어떤 자양분을 주었나요.



제 개성화의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는 느낌에 뿌듯해집니다.



당신 내면의 나무에 이름을 붙여주세요.





여러분은 지금 뭘 하고 있죠?


생각은 우리를 소모시키며, 불행히도우리가 생각을 그치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모든 방법은


우리를 더욱 더 소모시키는 결과를 빚어냅니다.


여러분은 생각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생각들을 골라잡습니다.


생각은 보호 메커니즘입니다.


당신은 생각의 제약에서 결코 자유로워질 수 없을 겁니다.


여러분은 오로지 자신이 생각에 관해서 갖고 있는 


지식을 통해서만 생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을 체험하든 간에 그것은 죄다 생각이 빚어낸 것입니다.


생각과 경험의 전체성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생각들과 경험들은 따로따로 떨어져 있습니다.



여러분은 온갖 것에 이름 붙이기를 좋아합니다.


여러분은 새로운 구, 새로운 단어, 새로운 관용구들을 


복창하고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이 하는 짓이 죄다 그런 것뿐입니다.


여러분은 그 모든 짓이 


의식에 때를 묻히는 짓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생각에 따라 생각하고,


사회의 느낌에 따라 느끼고, 사회의 체험에 따라 체험합니다.


이승에서 여러분이 얻은 지식들뿐만 아니라 


수천만 년 동안 쌓인 지식,


유사 이래 모든 인류가 겪은 경험들을 통해서 


켜켜이 쌓인 지식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지식.


여러분은 그런 모든 지식의 소산입니다.


여러분이 성스럽고 특별하다고 여기는 모든 것들


그런 것들이 말끔히 사라질 때


여러분은 본래 면모를 회복합니다.






P31.


에고에서 셀프로 가는 길





여러분은 추구하는 것을 통해서 자아로부터 해방되고 싶어 하지만


자아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 애쓰는 그 자가 바로 자아입니다.


여러분이 어떤 것을 하든어떤 레벨에서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든,


그 모든 것은 다 자아중심적 활동입니다.


자아란 놈은 아주 영리한 놈입니다.


그것은 유구한 역사를 통해 생존해왔기에


이 세상에 있는 온갖 속임수와 책략들을 훤히 꿰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것(Self)에 관심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이것과는 전혀 다른 것, 아주 근사한 것


판타지에 관심이 있습니.


이것이 판타지로 비치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다른 종류의 판타지에 관심을 갖게 될 겁니다.




어떻게 여러분이 스스로를 없애는 일에 관심을 가질 수가 있겠어요?




자신이 보는 모든 것을


자신이 내면에서 느끼고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해야 한다는 끊임없는 요구가 사라진다면


여러분의 자아가 최후를 맞이할 것이기에


자아는 끊임없이 그런 요구를 합니다.


여러분이 자기로 알고 있고 자기로 경험하고 있는


자기 존재가 끝장나기를 원치 않습니다.


는 계속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마음은 그 자신을 죽이지 못합니다.


할 일은 마음의 진정한 성품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아는 자가 되기를 그만 두십시오.


그러면 완전함이 있습니다.



문화나 문명 같은 것들은 늘 우리를 일정한 틀에 맞추려고 합니다.


그럴 때 인간은 인간이 아닙니다.


문화의 구속을 받고 있는 한


인간은 진기한 동물 정도에 머무르고 말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개인적인 과거뿐만 아니라


인류의 모든 과거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그것은 곧 과거의 모든 사람이 생각하고 느끼고 


체험한 것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인간 유산 총체의 짐에서 해방될 때라야 


그는 생전 처음으로 개인이 됩니다.



가장 놀라운 기적, 곧 삶 전체를,


생각하는 방식 전체를 변혁하는 데 필요한 기적을 행할 수 있는


비로소 참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은


자신의 고유한 방식으로 스스로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P217.


세상을 소유하려 하지 말고


당신 자신을 온 세상을 향해 선물하기를





그대가 그 몸이 아니라


영이라는 것을 발견하면


아무 한계가 없을 것입니다.


어떤 한계도 없는 곳에


물적이거나 영적인 세계가 어디 있습니까?


그대는 늘 진아(Self) 안에 있지,


세계 안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세계는 그대의 인상이며,


에고의 결과이자 마음의 산물입니다.



그대가 세계를 볼 때는 진아를 놓쳐 버린 것입니다.


진아를 붙들면 세계가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신이 되는 것은 50.1:49.9입니다.


여러분들의 몫50.1%와 우리들의 몫 49.9%


결합하여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


자신의 인성을 모두 포기하고


모두 비워 내어 신성에게 자리를 내어 준 인류들은


신이 함께하는, 신이 동행하는 신의 자녀들이 되는 것.


이 관계가 끝까지 가는 것은 아니며,


100:100이 이루어지는 때까지이고,


여러분들의 영이 바로 설 때까지.


바로 참된 그리스도가 될 때까지.



여러분은 자신을 완전히 버려야 합니다.


그것은 완전한 항복이며 전면적인 포기,


모든 노력과 의지가 끝나 버린 포기 상태,


모든 원함이 완전히 없는 상태,


총체적인 무력함입니다.



그런데 인성이 신성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것(완전한 순복)


존재성의 소멸로 받아들여져


인성이 주도권을 차지한다면


이때 세상을 소유하려는


사이비 교주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이 리뷰는 97%


<라마나 마하르쉬와의 대담>


<그런 깨달음은 없다>


<극이동&신세계>


에서 발췌, 편집하여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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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이인웅 옮김, 신혜선 해설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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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1쇄, 249페이지의 사라진 그림자를 찾습니다. 사례금은 히아신스 한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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