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배처럼 텅 비어 문학과지성 시인선 485
최승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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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자 시인이 오랜만에 시집을 내줬다. ˝한 판 넋두리를 쏟아놓은 기분이다˝고 쓴 시인의 말과 함께 펼친 시집은 첫 장부터 아린다. 아주 예리하게 아리는 느낌이다.
긴 시가 하나도 없는 시집이다. 그런데 시를 읽는 호흡이 이 전 어떤 시집보다 길어진다. 한 단어, 한 줄, 한 편을 읽어 나가는게 힘들고 아프고 더디다.
이 시들을 어떻게 담아야 할까, 이렇게나 더 깊어진 슬픔과 더 짙어진 허무를.
최승자를 읽다보면 그의 외로움이 희한할만큼 완전하고 그의 고통은 지나치게 치열해서 결국 평화롭다.
최승자가 넋두리를 한 판 쏟아놓았다면 그것을 읽는 자체가 한 판 살풀이가 된다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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