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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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는부류의 인간이라면 깊이 공감할 책이다. ‘책이 중심에 있는 사회를 꿈꾼다는 문장에서는 마음이 설렜고, 읽고 쓰는 행위 자체로 좋은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은 기어이 나를 설득시켰다. 한국 현대소설에 대해서는 전문 평론가의 비평보다 일반 독자의 솔직한 리뷰가 활발해져야 한다는 주장에도 깊이 공감했고, 영상 컨텐츠가 메이저가 된 시대에 활자 컨텐츠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 지에 대한 고민은, 문장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충분히 공감했고 또 미미하나 어떻게든 힘이 될 방법을 생각해보게 했다.


또한 책의 무지개 빛 찬양보다는, 읽고 쓰는 이들이 함께 앉아 이런 저런 생각을 토론할 수 있는 이슈들을 다양하게 던져준다. 읽고 쓰는 인간 부류와 말하고 듣는 부류의 간극부터, 사회가 점차 말하고 듣는 이들을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세태, 그 안에서 책의 존립이 가능하게 하는 방향, 말하고 듣는 매체로 책을 소개하는 매체 활용에 대한 고민까지. 애서가 서넛과 이 책 한 권이면 사흘 밤낮을 떠들 수 있을거다.


나는이나독서와 관련된 책이면 고민없이 읽는다. 하지만, 책과 독서를 주제로 한 이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반발심을 느끼기도 했다. 장강명 작가의 솔직하고 시니컬한 시선 때문이라고들 하나, 지나치다고 느꼈던 부분이 더러 있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 한국에서 에세이가 인기가 있는 이유가 세상을 객관적으로 보는 대 서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라던가, (되려 한국 현실이 객관을 빌미로 너무나도 냉정하여, 책으로라도 좀 위로를 받고 싶은 것일수도 있지 않을까?)

- 동물권에 대해 표현하면서가치의 순서라는 표현을 쓴다거나. (세계 최초로 동물 보호법을 만든 나라가 나치 독일이고, 히틀러가 평생 개를 아낀 채식주의자이기 때문에동물 보호법의 필요와 중요성이 폄하되어야 하는가?)


사회적으로 약자일 수 있는 부류들을 설명하는 방식에는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솔직함이, 누군가에게는 상처일 수 있으므로. 에둘러 말하는 것은 솔직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배려의 일환이라는 것을 작가가 모를 리 없을 것이다.  


불편한 부분이 없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결이 다른 사람들의 주장을 조곤조곤 들어보고, 반발도 해 보고, 더 좋은 대안이 없는 지 고민하는 것이 책의 중요한 임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적극 추천한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미래에 대해 떠드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아졌으면 좋겠기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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