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현의 요가수트라 강독 1 : 삼매
배철현 지음 / 김영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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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는 나에게 실패의 경험이다. 요가를 예쁜 운동복 입고 힐링 되는 음악과 함께 스트레칭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던 나는 요가 학원 등록하고 겨우 한 달 정도 나가고 그만뒀었다. 이유는 너무 지루해서다. 한 시간이 천근만근 흘러갔다. 잡념이 자꾸 출몰하여 수업 내내 집중하기 힘들었고 언제 끝나나 시계를 자주 보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요가는 단순한 신체 운동이 아님을 깨닫는다. 운동보다는 명상 행위에 가깝다. ‘마음을 다스려 행위를 정갈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예술’ p.71 이다. 요가에 대해 나는 단단히 오해하고 있었던 거다.

📝”요가는 깊은 바닷속에 존재하는 자기 자신이란 진주를 응시할 수 있도록 요동치는 마음의 물결을 잠잠하게 하려는 훈련이다. 또한 요가는 매 순간 출렁거리는 마음과 몸의 떨림을 소멸하려는 시도다.”

📝”요가 수련자는 요동치는 세상을 관찰하지만 그 세상에 참여하지는 않는다. 그저 세상뿐 아니라 자신의 미묘한 생각까지도 이탈과 초월을 통해 객관적으로 무심하게 바라볼 뿐이다.”

📝”요가 훈련의 마음가짐은 과거에 자신이 이룬 성과에 대한 안주도 아니고 미래에 대한 근심도 아니다. 과거와 미래의 짐을 훌훌 벗어 던지고 온전히 ‘지금’에 몰입하는 기술이다. ‘지금’에 집중하는 능력은 모든 배움, 특히 요가와 같은 영적 훈련의 핵심이다.”

p.63~69

파탄잘리의 <요가수트라>는 고대 인도의 요가를 집대성해 편집한 경전으로 총 4개 장과 195행의 짧은 경구로 이루어져 있다. <삼매>는 그 첫 장으로 51개 경구와 요가 수련의 핵심과 사상을 담고 있다. 태권도 띠에 비유하자면, 흰 띠에서 노란띠 단계다. 흔히 우리가 ‘삼매경에 빠지다’ 할 때 그 삼매다. 본격적인 요가 수련에 앞서 몰입의 상태로 진입하는 첫 관문이다.

이 책은 고전문헌학자이자 매일 요가 수련을 하고 있는 배철현 교수의 <요가 수트라> 해설서다. 원전에 담겨 있는 산스크리트 단어 하나하나를 분해하여 해독하고 의역을 통해 더 깊이 있게 깨달을 수 있도록 풀이해준다. 단순 해설에 그치지 않고 동서양의 인문학을 아우르며 경전의 참뜻을 현대에 적용하여 새로이 보여준다. 경구1에서부터 경구51까지. 매일 경구 하나를 묵상하는 마음으로 읽어나가다 보면 요가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본연의 나를 찾아가는 몸과 마음의 수련이자 자기 성찰임을 알게 된다.

요가의 본질은 마음의 평정과 자유에 있다. 요가의 본질을 모른 채 피상적으로만 다가가면 그저 지루한 운동이 될 뿐이다. 내가 경험했던 요가는 이러한 본질을 모른 채 단지 동작을 흉내 내는 것에 그쳤던 거다. 경전에 의하면 나는 잡념에 동화된 사이비 상태였다.

📝”타인이라는 거울에 비친 나를 진짜 나라고 착각하면, 그것은 사이비가 된다. 사이비란 자신이 평생 일구어 완수해야 할 임무를 알지 못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인 척하는 거짓을 뜻한다. p.95

📝”인간은 운명을 남들이 만들어놓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운명은 자신의 습관이 서서히 만들어낸 자신의 집이다. 자신의 반복된 생각, 그 생각의 표현인 말, 말이 몸으로 표현된 행동, 행동의 반복을 통해 만들어진 환경 그리고 그 굳어진 환경이 운명이다. 인간은 흔히 운명 탓만하고 운명의 원인인 자신의 생각을 돌보지 않는다. p.303

읽었던 책들이 서로 연결되고 있다고 느낀다. 북스타그램 처음 시작할 시기에 배철현 교수님의 다른 저서 <심연>을 기록했었다. 새 책을 자꾸 사기보다 가진 책을 여러 번 읽고 싶어진다.

완독에 이르기 어려운 책이다. 눈 뜬 봉사가 된 심정으로 아직 읽는 중이고 한 번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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