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이유 - 자연과의 우정, 희망 그리고 깨달음의 여정
제인 구달 지음, 박순영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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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아프리카를 꿈꿔본 적 있던가?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는 아프리카 대륙은 우주의 화성처럼 와닿지 않는 먼 세계다. 자연 곁에 있기를 꿈꾸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다듬어진 공원과 같은 쾌적한 자연이었다. 아프리카는 두렵고 무서울 뿐더러 그곳에 살고 있는 야생동물의 세계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 없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영장류에 대해서도 단편적으로 밖에 알지 못했다.

제인 구달은 어릴 때 타잔을 읽고 운명처럼 아프리카를 꿈꿨다. 흙 지렁이를 잡아와 침대 위에 둘 정도로 자연과 동물을 사랑했던 제인 구달은 불과 23세에 꿈꾸던 아프리카에 가게 될 기회를 잡고 저명한 고생물학자이자 인류학자였던 루이스 리키 박사의 조수로 일하며 침팬지 연구를 하게 된다. 실험실 밖을 벗어난 생생한 탐사는 침팬지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 낸다. 나뭇가지로 개미사냥을 하는 침펜지 모습의 목격은 인간만이 도구를 사용한다는 당시의 통념을 뒤엎는다. 학위가 없던 제인은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얻게 된다. 당시 학계에서 혁신적인 행보였다.

📝“우리는 언어를 가지고 우리가 누구이며 왜 여기에 있는 가라는, 다른 생명체는 할 수 없는 질문을 할 수 있다. 이렇게 고도로 발전된 지성을 가졌다는 것은, 확실히 인간 종의 생각 없는 행동에 의해 그 존재의 지속을 위협받고 있는 다른 생명체들에 대해 우리에게 책임이 있음을 의미한다.” p.147

인간으로서 특권을 통감한 제인 구달은 학자에서 환경운동가로 전환한다. 침팬지가 멸종하고 있다는 현실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수많은 실험용 침펜지를 구조하고 동물을 사용하고 착취하는 연구의 윤리적인 의미에 대해 문제 의식을 알린다. 제인 구달은 연구소, ‘뿌리와 새싹’ 단체를 통해 계속해서 전 세계에 희망을 전파하고 이 희망은 생각이 아닌 행동에 관한 것이라는 철학을 평생에 걸쳐 실천하고 있다.

제인 구달의 곰베에서의 침펜지 연구는 인간의 과거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창이 되기도 한다.
거기에는 전쟁을 일으키는 잔인성, 폭력성의 근원이 발견 된다. 제인 구달은 이를 ‘문화적 종분화’에 의한 걸로 본다. 이는 집단에 속한 개체와 그렇지 않은 개체를 구분하는 집단주의를 만들어내고 외부, 즉 타자를 배척하는 경향을 낳는다. 아이들의 배타적인 패거리 문화에서부터 근대적 갱 집단들의 전개, 종교 집단의 전쟁, 인류 역사상 최악의 살상 홀로코스트까지 야기 된다.

📝“나는 문화적 종분화가 명백히 인간의 도덕적 영적 성장을 방해해왔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사고의 자유를 가로 막고, 생각을 제한하고, 우리를 우리가 태어난 문화 안에 가둬 놓았다. (중략) 위험은 오직 우리 집단과 달리 생각하는 다른 어떤 집단 사이에 날카로운 선을 긋고, 도랑을 파고, 지뢰밭을 만듦으로써 생긴다.”p.199

📝우리는 종종 정말 잔인하고 악해질 수 있다. 누구도 이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행동뿐만 아니라 말을 통해서도 서로를 고문하고 싸우고 죽인다. 하지만 또한 가장 고결하고 관대하며 영웅적인 행동들을 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p.216

📝인간이 성품을 지닌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합리적 사고와 문제 해결을 할 줄 아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기쁨과 슬픔과 절망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육체적으로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고통을 아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덜 오만해질 수 있다. p.313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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