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 없는 나는 글쓰기 방법에 관한 개론서도 읽어본 적이 없다. ‘글 쓰는 법’을 배우는 순간 형식에 구애 받을까 두려웠던 거다. 그런데 문학, 비문학 장르에 상관 없이 글쓰기는 체계와 기술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잘 썼다고 느끼는 글은 계획 하에 탄생 된다. 이 책의 저자 은유 작가는 우연히 교보문고 유튜브 <써드림 첨삭소>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뵈었었다. 구독자가 첨삭을 원하는 글을 신청하면 작가님이 그 자리에서 코멘트와 함께 바로 첨삭해주는 영상이었다. 어릴 때 선생님께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기 위해 “참 재미있었다.” 로 끝나는 일기를 누구나 써 봤을 거다. 글의 시작과 끝을 어떻게 마무리하면 좋을지, 중복된 어휘를 제거해주는 등. 작가님의 첨삭을 거친 글은 식상해지기는커녕 완성도 높은 칼럼이 되었다. 그 짧은 영상에서도 배운 게 많았다. 좋은 글은 이렇게 탄생하는구나!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는 작가의 세 번째 글쓰기에 관한 책이다. 13년 동안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르포 작가로서 살아가며 겪어온 글쓰기에 대한 48개의 현실적인 질문과 그에 대한 허심탄회하고 실질적인 답변을 담았다. 무지해서 용감했던 글쓰기에서 신중하지만 세심한 글쓰기로 진화하고 싶은 내게 필요한 책이었다. 공개적인 글쓰기는 책임감이 따른다. 이 책을 읽으며 사려 깊은 글쓰기란 이런 것이구나 배웠다. 불특정 독자를 배려하는 글은 끊임없는 배움을 통해 얻어 진다. 내가 쓰려는 단어, 표현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하는 단계를 거치고 자의적인 해석은 덜어내는 퇴고를 한다. SNS에 쓰는 글도 마찬가지다. 발행 버튼을 누르는 순간, 타인에게 닿는 글이 됨을 늘 의식하고 글을 써야 한다. 작고 사소한 글일지라도 내 글에 책임감을 느끼고 다듬는 일은 사려 깊은 글쓰기를 위한 실천이다. 그러나, 머리로 알면서도 글쓰기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한다. 우선 쓰자! 정답은 없다. 이 책은 하나의 방식을 강요하지 않는다. 노하우와 기술을 알려주되 진실하고 정확하게 쓰기를 먼저 응원한다. “글을 못 써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다 쓴 글이 잘 쓴 글입니다.”_서두에서 작가의 말.📝퇴고할 때 불필요한 단어와 표현을 넣진 않았는지 의심하면서 골라내요. 그러다 보면 가장 먼저 지우는 것이 습관적으로 쓴 형용사나 부사예요. ‘따뜻한 국밥’의 “따뜻한”이나 ‘빠르게 내달렸다’의 “빠르게”와 같이 동어반복이거나 불필요한 수식이요. <글에서 부사와 형용사를 모두 빼야 하나요?>📝오늘 쓴 글을 오늘 바로 다 퇴고하기보다는 며칠 묵혔다가 다시 보는 것이 방법이에요. 밤에 쓴 편지를 다음날 아침에 보면 낯간지럽듯이, 시간이 흐른 다음에 보면 글의 문제가 더 선명하게 보이기도 하거든요. <퇴고를 꼭 해야하나요? 퇴고는 어떤 방법으로 해야 좋은가요?> 📝 글에서는 서툰 비유보다 잘못된 비유가 문제입니다. (중략) 아, 비유 쓰기 참 어렵다’ 싶은 생각이 드실 것도 같아요. 그렇지만 그런 긴장감과 부담감을 느끼는 게 쓰는 사람이 갖춰야 할 기본 태도입니다. 글을 쓰겠다는 것은 평소보다 사려 깊어지겠다는 다짐이니까요. <비유를 잘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어떤 인물에 대해 쓸 때 최대한 여러 측면을 다각도에서 보려고 노력해요. <타인의 이야기를 비중 있게 다룰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요?>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