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마치 공기 없이 살아갈 수 있겠느냐는 말로 들린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내 앞에는 플라스틱 빨대가 부착된 두유가 놓여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플라스틱 없는 가게가 있다. 유기농을 판매하는 에코플라자 안에 있는 한 가게다. “우리는 몇십 년 동안 플라스틱 포장재가 없으면 음식과 음료를 살 수 없다는 거짓말을 팔았습니다. 그러나 플라스틱 포장재 없는 슈퍼마켓은 그게 착각임을 알려줍니다.” p.145 나는 환경 보호한답시고 친환경 소재를 소비하는 사람을 보면 속으로 ‘모순이다’라고 여겼던 사람이다. 파타고니아 같은 친환경 브랜드의 정신은 정말 멋있지만 그걸 또 소비하기에 앞서 ‘지금 옷장에 있는 옷이라도 더 잘 입자’ 주의였다. 모든 소비의 이면에는 환경 파괴가 동반됨을 잘 알기에. 그런데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착한 소비를 이끌어 소비의 판도를 바꿔나가는 기업의 변화는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지구와 이웃을 보듬는 아이디어’ 부제대로 전 세계에서 하나의 트랜드가 되어가고 있는 이른바 ESG 경영 사례를 모아 놓았다. 책에서는 이를 ‘살려 사는 살림살이’ 본보기라고 칭한다. 책의 저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유행이 가장 빨리 변하는 패션 분야의 경영자 오래 일했다. “열여덟 해 동안 패션 회사 경영을 하면서, 경영은 손님과 일하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고 새겼습니다. 그러나 물러나 짚어보니 살리겠다고 애쓴 일이 되려 망가뜨린 적도 있다는 걸 알고 안타까웠습니다.”저자는 패션 경영자에서 물러난 뒤, 생태를 생각한다고 여겼던 허울뿐인 경영을 뉘우쳤다. 지금은 서울산업진흥원에서 경영 코치로서 새내기 경영자들에게 모두를 살리는 경영은 ‘살려 사는 길 내기’라는 그의 깨달음을 나누고 있다. “창업은 일자리 찾기가 아니라 일거리를 만들어 일자리 빚기예요.”_저자의 말”사는 틀과 결을 바꿔야 합니다. 서로 너를 짓밟고 일어서겠다고 나대면 다 죽고, 서로 너를 살리겠다고 나서면 다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아 ‘살려 살아야 한다’는 말씀이지요.”1부_이웃을 보듬고 살피는 아이디어2부_지구를 살리는 살뜰한 노력3부_더 느리게 더 슬기롭게 더 참되게내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2부의 내용을 주의 깊게 읽었다. 한 가지 소개하자면 아디다스에서 운동화 정기 구독제를 개발했다. 운동화는 재활용이 어려운 소비재 중 하나다. 100% 재활용이 가능한 ‘퓨처크래프트 루프’는 낡아서 못 신게 되면 다시 거둬들여 재생된 후 새 운동화로 만들어져 구독자에게 다시 보내진다. 갖는 신발이 아니라 빌려 쓰는 신발이다. 컨버스 척70을 색깔별로 다 갖고 싶은 나를 가장 뜨끔하게 만든다. 개개인의 사는 틀과 결을 바꾸기란 다시 태어나야 할 만큼 어려운 일이다. 판도를 바꿔주고 흐름을 이끄는 기업의 작은 아이디어들이 지구와 이웃을 생각한다면, 더 살기 좋은 세상을 꿈꾸는 막연함은 구체화 된다. 이에 동참하여 작은 실천을 보태는 건 어렵지 않다. 나는 무슨 실천을 할 수 있을까?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글도 내 클라우드에 실시간으로 저장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는 매일 전 세계에서 쏟아지는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전력을 소모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당장 불필요한 이메일과 사진을 삭제하러 간다.이 책의 본문은 환경부 인증을 받은 재생지 그린LIGHT에 콩기름 잉크를 사용하여 제작되었다. 내 눈에 책 디자인도 정말 예쁘고 가볍고, 본문에 쓰인 종이 냄새도 좋아서 킁킁 맡았다. 훈풍을 만드는 나비의 날갯짓을 실천하고 있는 책이다.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