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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서울 인사이트 - 사람들이 몰려드는 ‘페르소나 공간’의 비밀
김난도 외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2월
평점 :
‘더현대 서울’의 이름은 의외였다. ‘백화점’, 여의도’라는 단어를 제거한 네이밍은 서울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 공간으로서의 탄생을 예고하는 듯했다. 이름부터 환골탈태한 더현대 서울은 팬데믹 상황과 오프라인 유통의 암울한 전망을깨고 흥행에 성공한다.
2018년 트렌드 리포트에서 이미 ‘언택트’를 이름 지은 바 있는 필자 김난도 교수는 어떻게 언택트와 콘택트의 조화를 도모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찾고 있을 해답을 이 책을 통해 명쾌하게 제시한다.
책을 관통하는 큰 축이자 주요하게 제안하는 개념은 ‘페르소나 공간’이다. ‘페르소나 공간’이란, 타깃 고객들이 ‘이곳은나의 공간’이라고 자기 정체성을 투사할 수 있는 확고한 취향을 가진 공간만이 가고 싶다는 열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공간을 뜻한다. 공간이 이용자의 페르소나에 부합하는 개인적 취향, 흥미, 가치관, 라이프스타일 등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기획된 공간이다. 이 책에서 분석한 더 현대 서울의 성공은 자기 정체성을 갈망하는 인간의 본성을 건드린 공간 전략의 승리였다.
📝“ ‘어떤 사람들이 이곳에 방문하도록 유도할 것인가?’라는 타깃 설정의 문제가 기획의 출발점이 되는데, 그런 의미에서 공간의 고객 페르소나를 적확하게 설정하는 것은 중요하다.”p59
“성공의 공식 세 가지는 첫째도 타깃, 둘째도 타깃, 셋째도 타깃이다.”p67
더 현대 서울은 백화점의 전통적 타깃 고객인 47~55세 주부를 대상으로 잡지 않고 MZ세대를 타깃으로 잡았다. 왜 그럴까? 구매력이 조금 떨어지는 MZ세대 타깃 설정에는 막강함 힘이 있었다. 바로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집단, 즉 그들이 선호하는 곳은 핫플레이스가 되고 집객과 이슈 확산에 탁월한 능력이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다른 세대의 발길로 확장되고자기 연령보다 젊게 소비하는 40~50대 소비자까지 끌어들여 새로운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더 낫거나 다른 것이 아니라 가장 ‘나답다’라고 느낄 때 장바구니에 담는다(중략) MZ 세대에 집중한다는 것은 그동안 해오던 관행을 포기해야 함을 의미한다.”p77
“고기를 많이 낚겠다고, 바다 전체에 그물을 던질 수는 없다.p203
더현대 서울만의 특별한 공간 설계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룬다. 원래 몰로 기본설계된 건물이었기에 전통적 백화점 공간과 차이가 있다. 더현대 서울은 전체 면적 중 절반만을 매장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절반인 비어 있는 공간인 ‘보이드 공간’을 고객의 휴식 공간으로 적극 활용한다.
특히 백화점의 상층부 ‘사운즈 포레스트’ 실내정원이 하이라이트다. 기존 백화점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한 폐쇄적 공간의전형을 깨고 개방성을 극대화한 설계다. 빛이 들어오는 천창을 통해 생목이 자라는 실내 정원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이런 유의 개방감 있는 몰의 형태는 이미 스타필드나 가까운 ifc 몰, 또 해외의 많은 쇼핑몰에서 봐왔던 건축 형태라 실제고객인 내게는 그렇게 새롭지 않았다. 건축적 산책로의 개념을 적극 반영한 현대적 몰은 이미 많이 존재한다. 그럼에도더 현대 서울이 특별한 점은 건축 구조상 비효율적인 공간을 고객 쉼터로 돌려주고 고객의 페르소나를 존중하여 그 공간에 더 머무르게 하는 것이 건축 비용을 절감하거나 매장을 늘려 매출을 늘리는 것보다 더 큰 이익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는 점이다.
다시 서문으로 돌아가서
📝“사람들은 언택트에 길든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육화된 물성의 경험을 더욱 갈망하게 됐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이 거침없이 혼종 하는 ‘뉴 리테일 시대’, 어떻게 하면 열망하는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
“돈만 있으면 저런 공간을 누가 못 만들 것인가?”하고 치부해버린다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별로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중략) 치밀한 타깃 설정을 바탕으로 한 고객경험의 재설계, 집요하도록 타깃에 특화된 머천다이징, 차별화된 콘텐츠, 새로운 매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위임과 신뢰의 조직관리 등 백화점에 관한 기존의 고정관념으로부터환골탈태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가져다준 성공이었다.”_서문
모든 국면에서 혁신을 이뤄낸 더현대 서울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전략을 얻을 수 있는 총체다. 책을 읽고 있는 와중 신세계에서 더 현대 서울 바로 옆에 인접한 쇼핑몰 Ifc 몰을 인수에 적극 나서는 중이란 기사를 보았다. 여의도에사람들이 몰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신세계와 대항하는 더 현대 서울의 페르소나 공간은 계속해서 진화되리라 믿는다.
#다산북스책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