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대 미스터리 문학상으로 꼽히는 에드거상, 셰이머스상, 앤서니 상을 모두 수상한 최초의 작가 할런 코벤의 2019년작 <네가 사라진 날>이 우리나라에서도 번역 출간되었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며 스릴러의 거장으로 꼽히는 그의 작품의 특징이라면 거듭되는 반전과 엄청난 몰입감을 느껴볼 수 있다는 점이다.스릴러 소설 <네가 사라진 날> 할런 코벤뉴욕 증권가에서 재정관리사로 일하는 사이먼은 소아정신과 의사인 아내 잉그리드와 세 아이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커리어적으로도 가정에서도 탄탄대로처럼 이어지던 그의 일상에 균열이 생긴다.언제나 바르고 착하던 첫째 딸 페이지가 마약중독에 빠져 집을 나가버린다.11살 연상의 에런이라는 남자의 꼬임에 빠져 자신을 놓아버린 딸을 되돌리기 위해 부부는 노력하지만 쉽지 않았다. 오늘도 페이지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사이먼은 노숙자에게 페이지의 소식을 전해 듣고선 딸이 나타나기로 한 장소에서 기다린다.드디어 페이지를 만나 설득해 병원으로 데려갈 수 있으려나 싶은 찰나 에런의 등장으로 사이먼은 또다시 딸을 놓치고 만다. 그 과정에서 에런과 몸싸움을 벌였고 지나가던 행인이 이를 촬영해 SNS에 올리면서 상황을 모르는 이들의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아이들의 학교에서도 곤욕을 치르게 된다.그러던 어느 날 사이먼은 에런이 잔인하게 살해되었고, 함께 지내던 페이지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딸도 자신도 용의자로 지목되고, 그저 단순한 실종이 아니라는 걸 직감한 사이먼은 아내 잉그리드와 함께 희미한 흔적을 더듬으며 또다시 딸을 찾아 나서던 중 생각지도 못한 어두운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사이먼은 페이지를 찾아 헤매며 딸이 그토록 망가진 이유가 자신의 양육방식 때문이 아니었을까 고뇌하는 동안 페이지 역시 수렁 같은 중독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페이지를 나락으로 이끈 에런의 비밀 역시 안타까웠고 충격적이었다. 때론 보이는 것이 진실보다 중요하다는 말의 의미를 곱씹어 보게 한다.할런 코벤의 스릴러 소설 <네가 사라진 날>은 가볍게 스치는 문장들 속에 많은 생각거리들을 담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끼리도 말못할 비밀이 있다는 것. 비밀이 더 이상 비밀이 아니게 되었을 때, 진실을 마주하고서도 기꺼이 품고 함께 나아갈 수 있을지 내가 만약 그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