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태왕 담덕 7 - 전쟁과 평화
엄광용 지음 / 새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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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 장편소설로 무려 10부작의 대장정을 이어가고 있는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 한번 펼치면 순삭이어서 매번 아쉬워하며 마지막 장을 덮게 되는데 드디어 7권이 출간되었다. 지난 6권에서는 북위와 후연의 대립, 고구려가 백제와의 전투에서 승리해 담덕이 아신왕에게 노객의 맹세를 받으며 마무리되었다.


광개토태왕 담덕은 널리 알려진 영웅이지만 현재 그에 대한 직접적인 자료는 중국 집안에 위치한 6.39미터의 비문에 새겨진 것이 거의 전부인 상황이다. 20여 년에 걸쳐 한정된 자료를 바탕으로 광개토태왕 담덕의 자취를 되살려 낸 저자의 노고 덕분에 고대로 시간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떠오르는 해 북위와 저무는 해 후연


7권에서는 학창 시절 시험문제에 광개토태왕의 업적으로 단골 출제되었던 요동정벌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온다. 고구려와 국경을 접한 북위와 후연의 전쟁으로 주변 정세는 어지러웠다. 하지만 그 덕에 고구려는 잠시나마 전쟁 없는 평화로운 시기를 보낼 수 있었다.


같은 선비족이지만 적대적인 북위와 후연 둘은 끊임없이 대립했다. 후연 포로들의 시체를 불태워 요동 벌판에 산처럼 쌓아 올린 탁발규의 백골탑, 이에 복수에 눈이 먼 후연의 노장 모용수는 무리하게 정벌 전쟁을 벌인다. 결국 모용수는 퇴각하는 수레에서 홀로 숨을 거두고, 그의 아들들은 서로 정권을 잡으려 내분을 일으킨다.


도래인(渡來人)


당시 한반도나 중국 대륙에서 바다 건너 일본으로 간 사람들을 도래인이라 부른다. 그중 일본인이 도래인이라 부르는 이주자의 다수는 백제인이었지만 타국인들도 많았다. 담덕이 어릴 적 반란을 일으키고 일본으로 도피한 해평, 백제에서 세력 다툼의 희생양이 될 뻔하다가 역시나 일본으로 건너간 목만치가 등장한다.


왜국에서는 이들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등지에서 건너간 도래인들의 세력 다툼이 한창이었다. 그중 고마 헤이로 개명한 해평과 소가노 마치로 개명한 목만치가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었다. 왜국 왕 응신은 친선국 백제를 위해 고구려를 친다는 명분 하에 도래인들의 세력을 교묘히 이용해 백제의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려 한다.


당시 국제정세는 몹시 어지러웠다. 자국의 이익에 따라 음모와 야합을 벌이고 서로 칼을 겨누기도 하지만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었다. 선비족의 다툼을 지켜보던 담덕은 그 틈에 요동성을 정복하고, 담덕에게 노객의 맹세를 했던 아신왕은 왜국의 힘을 빌려 고구려를 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역사소설은 결론을 알고 읽지만 빈약한 뼈대뿐이던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한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고구려의 전성기였던 5세기 초반 광개토태왕 담덕의 굵직한 몇몇 업적을 단어로만 암기하고 있어 이어지는 8권에서는 어떤 사건을 중점으로 스토리가 전개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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