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작가 마티아스 에드바르드손의 스릴러 소설 <거의 평범한 가족>. 고등학교에서 스웨덴어와 심리학을 가르치던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상상을 통해 이 작품을 완성했다.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된 딸과 그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이 소설은 인물 내면의 심리 묘사가 인상적이었다.또한 저자가 직접 프로듀서로 참여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상이 조만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고 한다. 지명과 이름은 조금 낯설지만 평소 생각하던 북유럽의 이미지를 상상하며 읽다 보니 두꺼운 페이지가 순식간에 넘어갔다. 스웨덴의 소도시 룬드에 사는 목사인 아담과 변호사인 울리카 그리고 그들의 딸 스텔라는 여느 평범한 가족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제 막 열여덟 살이 된 스텔라는 아시아 여행을 꿈꾸며 경비 마련을 위해 일을 하던 중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사건 당일 서른두 살의 사업가 크리스토퍼 올센은 몸에 여러 차례 자상을 입고 잔인하게 살해되었다. 그날 밤 아담은 집에 돌아오지 않는 스텔라를 걱정하며 문자로 귀가를 재촉했고 답이 없던 아이는 늦은 새벽에야 집으로 돌아온다.이튿날 부부는 경찰에게 스텔라가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사실 스텔라는 최근 몇 년간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켜왔고 이번 사건에서도 의심할 만한 구석이 분명 있었지만 아담과 울리카는 그들의 신념에 반하는 행동을 불사하고서라도 아이를 구하기로 마음먹는다.소설은 아담과 스텔라 울리카 세 화자의 시점으로 전개되는데 하나의 사건을 다양한 시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내 의도가 상대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듯 한집에 사는 부부와 아이의 입장 또한 달랐다.소중한 아이의 모든 걸 다 안다고 자부할 때도 있지만 과연 제대로 알고 있는지, 한때는 세상 전부였지만 그렇게 믿었던 부모님의 어두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또한 내 가족이 살인사건 재판의 피고인이 된다면 나는 과연 어디까지 지지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2018년 스웨덴에서 출간된 이후 전 세계에서 고루 사랑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거의 평범한 가족>의 가장 큰 매력은 인물들의 심리묘사와 반전이었던 것 같다. 한 사람의 마음속은 우주와도 같아 누군가에 대해 함부로 단정 짓는 건 자만한 마음에 불과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