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살이도 프로의 영역 혼자살이
가마타미와 지음, 스즈키 나쓰코 옮김 / 비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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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모든 혼자 사는 이들을 위한 필독서?!


대학생 시절부터 혼자 살기 시작해 어느덧 자취 경력 20년을 자랑하는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가마타미와의 <혼자살이도 프로의 영역>. 선풍기 돌아가는 여름밤 누워 깔깔대며 읽기 좋은 재미난 만화책으로 혼자 사는 자취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가마타미와는 대학시절부터 마음속에 일러스트레이터라는 꿈을 품고 있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우선 회사에 입사한다. 하지만 경제관념이 부족한 탓에 전업 프리랜서는 쉽사리 될 수 없었고 어느 날 각성(!) 하게 되면서 돈을 모으기 시작해 지난 2005년 드디어 프리랜서가 된다.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적 재능을 살려 자신의 일상을 그린 가마타미와의 <혼자살이도 프로의 영역>에는 그녀의 지난 20년의 자취 노하우가 모두 담겨있다. 작가의 스타일 자체도 개그 캐릭터인데 번역을 한국에 사는 일본인이 해서인지 전체적인 분위기가 코믹스러우면서도 귀엽고 아기자기하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가장 큰 숙제는 아마 음식일 것 같다. 나 역시 그러했고 요리하기 귀찮아 대부분 외식으로 대체하는 데 음식 맛이 질리는 건 둘째치고 아무래도 골고루 먹질 않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질 때가 많다. 가마타미와 역시 같은 이유로 아픈 적이 많아 그 이후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시간이 없는데도 건강관리는 제대로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자신이 개발한 '간단하고 영양 듬뿍인 레시피'를 소개하는데 그 이름이 재밌다. 일명 '잣쓰고항' 팁이라 불리는데 잣쓰고항이란 조잡하고 대충 만든 밥이라는 뜻. 처음엔 이걸 따라 하라고?! 싶지만 읽다 보면 묘하게 설득되어 한번 따라 해볼까 싶어진다.


(참고로 하루 채소 섭취량은 350g. 이게 은근 양이 많았다. 그냥 하루 야채를 마시면 어떨까)


책 속에는 가마타미와가 몸소 체득한 노하우는 물론 어처구니없는 모습에 공감하며 웃게 된다. 샤워 후 발가벗고 뛰어다녀도 잔소리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좋아하는 모습. 오래 혼자 살다 보니 혼잣말이 늘어 결국엔 물건들과 대화하는 모습.


마트 마감 세일에 잔뜩 장을 봐와 1인분씩 소분하는 부지런함을 보여주는 반면 한편으로는 보는 사람이 없다 보니 자꾸만 게을러져 난장판이 된 집안에서 벌레와 사투를 벌이는 에피소드까지 가감 없이 모두 보여준다. 그러면서 '취미가 혼자살이'인 동료를 늘려가고 싶다는 포부를 전한다.


가장 공감되면서도 재미있었던 부분은 샤워 후 옷 입지 않고 그대로 나와 시간을 보내다 건조대에 널린 옷을 바로 걷어입기였다.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이 점이 불편했는데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이었던 것 같다. 자유를 만끽하는 기분이랄까.


작화도 귀엽고 내용 또한 모두 공감 가는 부분 일색이라 오랜만에 만화책을 읽으며 폭소한 것 같다. 이어지는 시리즈 <혼자살이도 신의 레벨>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로 반겨줄지 기대된다. 아껴뒀다가 책 읽기 싫을 만큼 지친 날 힐링용으로 꺼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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