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충돌 - ‘차이메리카’에서 ‘신냉전’으로
훙호펑 지음, 하남석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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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을 주축으로 하는 양대 진영의 대립으로 세계는 냉전시대를 보냈다. 우리의 아픈 역사인 한국 전쟁과 베트남 전쟁으로 냉전은 극에 달했고 이후 또 다른 대립관계와 더불어 새로이 성장하는 세력이 등장하면서 국제 정세는 점점 다극화되는 양상이었다.



그러다 1990년,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대 독일 화해 조약을 조인하며 독일의 통일을 인정하고, 몇 달 뒤 소련의 독립국가연합이 창설되면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울며 겨자 먹기로 사임하면서 소련은 공식적으로 해체되고 이로써 동·서 냉전 체제는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정치적으로 급부상한 나라가 있었으니 그곳은 세계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이었다. 냉전 이후 1990년대와 2000년대를 거치면서 여전히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던 미국은 중국과 밀착된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냉정한 국제사회에서 둘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미국과 중국은 신조어 차이메리카로 불릴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이 관계에는 균열이 나기 시작했고 최근 몇 년간 그 갈등은 심각해져 전 세계 여러 나라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오래도록 이 두 나라의 영향을 받고 있어 고래 싸움에 낀 새우 격인 우리나라도 어느 한곳을 지지할 수 없어 갈팡질팡하는 하고 있는 현실이다. 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분석과 해결책이 등장하는 와중에 중국 정치 경제 분야의 전문가인 훙호펑 교수는 기존의 견해와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분석하고 있었다.



그에 따르면 모든 사안에서 미국과 중국이 신냉전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상황의 원인은 기존 이데올로기의 대립에 있지 않다고 한다. 이는 명확히 자본 간 경쟁에서 비롯되었고, 그것이 지정학적 충돌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었다.


책에서는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의 세 주요 분기점에 따라 두 나라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분석하고 있는데 특히 미국과 중국 기업들 사이의 변화가 두 나라의 정치적 관계 변화의 밑바탕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에 대한 논증을 하고 있었다.



클린턴 정권시절 미국이 인권 문제를 무역에 연계시키면서 이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 정부가 미국 기업들을 대리 로비스트로 활용하는 이야기, 2008년 금융위기와 함께 찾아온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그동안의 과잉 축적의 위기를 맞은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외국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압박해 수익성을 회복하려는 시도까지.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의 발자취로 인해 휘청하는 주변국들은 불안하기만 한데 안타깝게도 미국과 중국 두 나라의 자본 간 경쟁은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 앞으로도 몇 년간 지정학적 경쟁은 불가피하게 심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비록 점점 더 군사화되고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는 중국이지만 미국과의 직접적인 충돌은 피하려고 하기에 WHO. WTO, UN 등과 같은 글로벌 통치 기구에서의 경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저자의 예측은 실제로 어떻게 실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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