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 미친 듯이 웃긴 북유럽 탐방기
마이클 부스 지음, 김경영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3월

내가 생각하는 북유럽 국가라고 하면 일단 스칸디나비아 3국, 천혜의 자연환경, 백야 시기면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심플한 디자인의 이케아 가구, '청어의 뼈' 모양 헤링본 바닥 그리고 무민 캐릭터까지. 뛰어난 복지 제도로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로 떠오른다.

하지만 모든 일에 그렇듯 그들 사회도 완벽하진 않았다. 엄청난 세금과 높은 물가율이 함께 하고, 나라에서는 평등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람 사는 곳은 비슷하다는 것 하지만 그럼에도 북유럽 국가들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흥미로운 책이었다.

덴마크 - 스웨덴 - 노르웨이 - 핀란드 - 아이슬란드

저자 마이클 부스는 영국의 저널리스트 출신으로 덴마크인 부인과 결혼하여 스칸디나비아 지역에 10여 년 넘게 살았다. 언젠가부터 서양 언론이 스칸디나비아 지역을 행복지수가 높고 살기 좋은 나라로 바라보는 시선에 의문을 갖고 실제 그런가 확인해 보기로 한다.

오래도록 지냈던 덴마크는 물론이고 나머지 북유럽 4개국을 돌며 그들이 지금과 같은 이미지를 갖게 된 비결은 무엇이며, 실제로 그 이미지에 부합하는지 또 이웃한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그들의 삶을 훑어본다.

자유와 개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방인 마이클이 북유럽 국가 5개국을 차근차근 돌아보며 특유의 유쾌함과 예리한 관찰력을 발휘한다. 북유럽의 속살을 엿보는 느낌이랄까. 얼핏 보면 디스하는 듯 하지만 애정이 없다면 발견할 수 없을 통찰이 느껴진다.

한마디로 정의할 순 없지만 마이클의 눈을 통해 본 나라별 사람들의 이미지는 모두 달랐다. 높은 세율로 비록 수입의 1/3만 자유로이 쓸 수 있지만 단체 활동을 즐기며 사교적인 덴마크인들, 북유럽 국가 중 가장 잘나가면서도 에티켓이 부족해 주변 나라들의 뒷담 대상이 되는 스웨덴인들.

세계 최대의 석유 국부 펀드를 소유했지만 검소한 생활을 유지하는 노르웨이인들, 미국의 모습을 표방해 막대한 부채로 몸살을 앓는 아이슬란드, 그리고 의외로 가장 높은 음주율, 자살률, 총기 소지율이 높은 나라 핀란드는 아이러니하게도 최고의 교육제도를 자랑한다.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북유럽 사람들은 나라별로 꽤 많이 다른 모습이었고, 한 나라 안에서도 격차가 상당했다. 그럼에도 서양 언론에서 시작된 북유럽의 행복 이미지를 설명하는 요인을 명확히 짚어낼 수 있을까?

저자는 진정으로 지속적인 행복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 의지로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인이 자신의 의지를 마음껏 펼치려면 무엇보다 교육제도가 중요한데 북유럽 국가들은 교육 수준과 교육의 기회가 남달랐던 것이다.

최근에는 난민과 이민자들을 대거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사회 통합 실험을 하고 있다는 북유럽 국가들. 마이클이라는 북유럽 이방인 덕분에 기존에 갖고 있던 북유럽의 부유하고 평화롭고 진보적인 이미지가 전부는 아니란 걸 깨닫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이미지는 허상이 아닌 칭송 받을 만한 지점이 분명 있다는 것과 그들의 빛과 어둠을 고루 살펴보며 장점은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