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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 담덕 2 - 천손신화
엄광용 지음 / 새움 / 2022년 7월
평점 :

16대 고국원왕(할아버지) → 17대 소수림왕(큰아버지) → 18대 고국양왕(아버지) → 19대 광개토태왕(기준)
역사를 좋아하지만 10여권 가까이 기획된 장편 대하소설이라 조금은 부담을 안고 시작했는데 아껴서 읽고 싶을 만큼 너무 재미있다. 1권에서는 다시 백제 근초고왕과 태자 수의 평양성 침공 소식을 듣고 대왕 사유(고국원왕)가 노발대발하며 응징하러 가면서 마무리되었다.

지난 백제와의 전투에서 당한 치욕을 대갚음하기 위해 고구려 군은 철갑기병을 앞세워 빠르게 적군을 섬멸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백제군의 함정에 빠져 대왕 사유는 결국 전투 중 사망하게 된다. 사실 대왕 사유가 직접 전투에 나서는 걸 모두가 말렸지만 그는 분노에 사로잡혀 자멸한 셈이었다.
타고난 성정이 어질지 못했지만 한편으론 그의 재위 당시 주변국 사정이 고구려에 불리하기도 했다. 연나라의 침입으로 대왕 사유의 태후와 왕후가 적국에 볼모로 잡혀가기도 하고, 나라가 약해진 틈을 타 침입한 백제에 거듭 설욕을 당한 사유는 결국 복수를 하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고구려 대왕 사유는 평양성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고국원에 묻혔다. 그가 바로 고구려 제16대 고국원왕이었다. (p49) 원통하게 죽어서 고국원왕이라고 외웠는데 그가 묻힌 곳의 지명이 고국원이었다.

16대 고국원왕(할아버지) → 17대 소수림왕(큰아버지) → 18대 고국양왕(아버지) → 19대 광개토태왕(기준)
이후 왕위에 오른 태자 구부는 복수보다는 내실을 다시기 위해 피폐해진 나라를 우선 다시 바로잡고자 했다. 백성들의 생활을 보살피는 한편 국가 제도를 정비하며 태학을 설립하고 율령을 반포하기도 하며 나라의 국교로 불교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가 바로 고구려를 대국의 반열에 올리기 위한 기틀을 마련한 17대 소수림왕이었다. 소수림왕의 이런 개혁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고구려를 다시 살리기 위한 타개책이었지만 그 시절에도 나라를 위하기보다는 자신의 가문의 안위만을 생각해 반대하는 이들이 있었다.
주몽에 의해 고구려가 설립된 이래로 5부족 연합체로 시작한 고구려는 귀족들의 세력이 막강했다. 전통적으로 왕을 배출한 계루부와 왕비를 배출한 연나부 세력이 특히나 강했는데 소수림왕은 이들을 견제하기 위해 이들과 무관한 을두미를 국상으로 임명해 왕권 다지기를 시도한다.

왕권이 강해지려면 나라 안팎으로 기틀을 다져야 함은 물론이지만 왕의 후손도 중요했다. 하지만 소수림왕과 왕비는 오래도록 자식이 없었다. 그래서 소수림왕의 동생인 태제 이련과 그 부인 동궁빈 하씨(연화)에게 다들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하지만 왕비는 이를 질투해 동궁빈에게 비소를 담은 한약을 보냈고, 이 사건을 계기로 왕비의 출신 가문인 연나부 전체는 일대의 위기를 맞고 왕비의 자결로 마무리되는듯싶었다. 이런 왕비의 죽음에 마음 여린 연화는 죄책감을 느끼며 백팔배를 드리면서 그의 극락왕생을 빌었다.
고구려에 불교를 국교로 지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석정 스님은 그런 연화에게 고대 조선부터 시작된 천손신화에 대해 들려주었다. 그날 이후 태제비가 되어 여러모로 마음고생을 하던 연화는 드디어 아이를 갖게 되고 석정 스님께 전해 들었던 천손 담덕을 드디어 출산하게 된다.

양측의 지략으로 긴장감 넘치던 평양성 전투부터 고국원왕의 안타까운 죽음 그리고 태자 구부가 왕위에 올라 주변 세력의 방해를 무릅쓰고 불교를 수용하고, 태학을 설립하며 나라의 기틀을 다지기까지의 이야기.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담덕이 드디어 태어나면서 2권은 마무리되었다.
1권 서문에서 작가님은 유목민의 후예인 우리가 다시 노마드 정신을 살려 새로운 미래의 길을 열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했다. 참을성이 부족해 일을 그르친 고국원왕과 그에 대비되는 성품을 보여준 소수림왕을 보며 나는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
태어나자마자 시해될 뻔했지만 무사히 위기를 넘긴 아기 담덕. 앞으로 그가 왕위에 오를 때까지 그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위기를 기회로 바꿔 고구려에 위대한 발자취를 남길 담덕의 모습이 무척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