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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 조급하고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마음 처방전, 100만 부 기념 전면 개정판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정세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5월
평점 :

와타나베 준이치
둔감력이란 인생을 살면서 괴롭고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일이나 관계에 실패해서 상심했을 때, 그대로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힘차게 나아가는 강한 힘을 뜻한다. 그저 몸과 마음이 둔한 사람에게 "둔감력이 있다."고 오해하지 않기 :)

나는 아주 어릴 땐 그러지 않았다고 하는데 자라는 동안 잔병치레를 많이 하면서 몹시 예민해졌다. 결벽증과 편식은 물론이고, 낯선 곳이나 이동 중엔 잠을 잘 수 없었으며, 속상한 일이 생기면 마음에 품고 오래도록 끙끙 앓기도 했다.
이런 성향은 스스로를 옭아매는 몹시 피곤한 습관이었고 스스로 바뀌기 위해 많은 노력을 시도해보기도 했다. '난 더러워질 테다!'라며 청소를 미루기도 하고, 일부러 씻지 않기도 했으며, 거부하던 음식을 억지로 먹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쿨한척하기 연습도 해봤다. (ㅎㅎ)
노력 덕분인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무뎌진 건진 모르겠지만 많이 좋아졌고, 이젠 예전만큼 힘들지 않다. 살면서 입버릇처럼 '나도 좀 둔해지면 좋겠다.'라고 많이 얘기했는데 나와 비슷한 유형의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이 나왔다. 와타나베 준이치의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의사 출신 소설가 와타나베 준이치는 100여 편이 넘는 작품을 선보인 다작가이기도 하고 동시에 실력을 인정받아 일본의 대표문학상인 나오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책은 그의 사상과 삶의 지혜가 녹아있는 인문 에세이로 좀 더 즐겁게, 건강하게 살기 위한 처세법이 담긴 에세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어떤 성향이든 간에 양면이 존재하지만 좀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려면 아무래도 털털하고 둥근 성향을 지닌 사람이 좀 더 유리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도돌이표처럼 자꾸 떠오르는 지난날의 안 좋은 기억, 후회, 불안감에 쌓여 있으면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기가 어렵다.
와타나베는 이럴 때 둔감한 마음이라는 도구를 활용해 불필요한 감정들을 잘라낸다면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몸과 마음의 건강, 인간관계 그리고 주변 환경까지 많은 구체적인 상황에서 둔감력을 지닌 채 생활하면 좋은 점을 알려주고 있다.

둔감한 마음을 기르는 구체적인 방법보다는 둔감력을 지닌 사람은 이래서 좋다는 식의 예시 위주여서 조금 아쉬웠지만 저자의 의도는 분명히 전해졌다. 내 삶의 주인은 나이기에, 주체적인 삶의 주인으로 지내려면 불필요한 감정과 행동은 차단하는 게 필요하다.
민감하거나 날카로운 것만이 재능은 아니었다. 사소한 일에 흔들리지 않는 둔감함이야말로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재능이라는 말이 참 좋았다. 예민함이나 순수함도 밑바탕에 둔감력이 있어야 비로소 진정한 재능으로 빛날 수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