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라고 부르지만 실은 창고방에 가까운 그의 공간. 과거 이혼 후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다 피를 토하고 병원에 실려가 죽을 고비를 넘긴 적이 있었다. 이후 새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며 적기 시작한 <청년일지> 거기엔 그의 꿈이 담겨 있다. 은퇴를 하고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과제를 하나씩 이뤄보겠노라고 결심한다.
과제 1. 남보다 먼저 화내기 않기
과제 2. 청결하고 근사한 노인 되기
과제 3. 외국어 배우고 해외여행하기
과제 4. 건강한 체력 기르기
과제 5. 죽은 다음 어디에 묻힐지 결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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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차례대로 완수하기 시작한다. 그동안 입던 낡은 속옷은 모두 버리고 처음으로 백화점에 가서 새 속옷을 잔뜩 구입한다. 이어서 좋은 정장을 한 벌 마련하고 싶어 명품관을 찾아가지만 그곳 직원은 "할아버지 비싸요." 하며 그를 무시한다. 화가 솟구쳐 올랐지만 과제 1번을 생각하며 애써 마음을 누르고 돌아 나온다.
분한 마음을 억누르며 쇼윈도에 비친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보고 있는데 안으로 들어와 구경하라는 친절한 누군가의 말. 그곳은 양복점이었다. 친절한 재단사에 이끌려 양복을 맞추기로 하고 치수를 잰다.
두상이 참 예쁘다는 재단사의 칭찬에 계획에 없던 중절모와 구두 그리고 행커치프까지 구입한다. 그리고 멋들어지게 차려 입고 스페인에서 외국인들에게 둘러싸여 춤을 추는 상상을 한다.
양복은 좀처럼 입어보지 않았던지라 통이 넓고 편하게 해달라는 그의 말에 재단사는 춤이라도 출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약속한다. 그 후 계속 머릿속에 그 말이 맴돌아 그는 플라멩코를 배우기로 결심한다. 학원에서 무시당할까 두려워 과해 보이는 듯하지만 맞춘 양복을 차려입고 가서 무릎에 물이 차도록 열심히 배운다.
외국어는 어떤 걸로 배울까? 흔한 영어 말고 독특한 언어를 배우고 싶었다. 도서관에 들러 책을 찾아보지만 모두 배우기 까다로워 보인다. 어려울 것 같은 언어들을 모두 제외하고 보니 남은 건 스페인어. 딸 선아에게 스페인어 학원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여 스페인어를 배우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