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은 공부가 재미있어 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막상 교수가 되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마흔이 되던 해에 갑자기 퇴직을 하게 된다. 어린아이도 둘 있는데 부부는 둘 다 은퇴하게 된다. 그 후 명확한 계획도 준비도 없이 가족들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미국 북서부의 숲속 마을로 향한다. 실개천이 흐르는 너른 땅에 지어진 작고 오래된 집.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최소한의 생활비로 지내야 하기에 TV나 소파나 식탁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이 2G폰을 4명의 가족들이 돌려가며 사용한다. 그리고 커피도 술도 일절 끊는다. 주변에 텃밭을 가꿔보려 하지만 새순이 날 때면 주변 야생동물들이 어김없이 나타나 다 뜯어먹어버리기에 농사짓기엔 실패. 하는 수없이 도처에 자라나는 블랙베리와 야생초를 채취하고, 통밀을 갈아 빵을 구우며 누룩으로 된장을 만들어 먹는다.
내 몸에 딱 맞는 코트가 쓸모 있는 것이지, 솔기를 잡아당겨가며 맞지도 않는 코트를 억지로 입는 사람은 없다. 《월든 中》
바로 이어 소로는 사람들이 억지 고생과 부자연스러움을 자초해서 삶을 힘들게 살아간다는 한탄을 하는데, 그래서 이 비유가 반대로 읽힌다. 맞지도 않는 코트를 억지로 입지 않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우스꽝스러운 고생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책에서는 《월든》을 인용한 구절이 참 많이 나온다. 월든 주해서인가 착각이 들 만큼. 하지만 그저 따라 하는 것이 아닌 《월든》을 통해 나 자신에게 충실할 수 있는 법을 말해주고 있다. 평범한 개인인 나의 하루 일상을 나 자신으로 충실하게 삶으로써 저절로 발생하는 독특한 낯섦에 대한 위로와 확신을 얻고자 한다면 도심의 아파트에 살든, 숲속 깊이 오두막을 짓고 살든 상관없이 《월든》에서 큰 위안을 얻을 수 있다고 말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는 삶을 사는 작가님을 보며 나는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봤다. 사회적 기대에 맞춰 나 역시 스스로를 잃어가며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일부 부정할 수는 없지만 나는 현재의 내 삶이 좋다. 그녀가 워싱턴주의 시골로 들어가 살면서 느끼는 점을 나는 대한민국 서울에서도 느끼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언제든 이곳을 떠나 다른 어디에 살게 되더라도 같은 마음으로 살 수 있을 수 있다는걸.
요즘의 화두 자존감. 이 자존감을 어찌하면 올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지인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그리고 몸은 바쁘지만 마음이 만족스럽지 않은 사람들이 읽는다면 위안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