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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 -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김대수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4월
평점 :

나는 예쁜 컵을 좋아한다. 그리고 사서 모으기도 좋아한다. 세상엔 무지 많은 컵들이 있지만 그중 내가 특히 예뻐했던 건 스타벅스, 빌레로이 앤 보흐, 르크루제의 컵들이다. 물 마실 컵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예쁜 컵만 보면 마음이 두근두근하고 자꾸만 만져보고 싶고 집에 두고 보고 싶은 마음에 자꾸만 사서 모았었다. 장식장 가득 컵이 있는데도 새로운 컵을 보면 또 사고 싶고 이건 병이다하면서 나는 물욕을 이기지 못하고 또 사고 만다. 왜 그리 컵에 집착했는지 모르겠으나 지금은 다행히 컵들에게서 관심을 거두었다. 하지만 언제 또 다시 욕심이 고개 들어 무언가 사모을지 모른다. 이것도 일종의 중독이겠지? 막연히 생각했지만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음식을 먹으면 식도를 거쳐 위장을 지나면서 필요한 영양소는 중간에 필요한 기관에 흡수되고 나머지는 빠져나간다. 우리 몸이 돌아가는 방식은 대략 알았지만 이 모든 걸 중앙에서 통제하는 뇌는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잘 몰랐다. 삶이 힘들거나 지쳤을 때, 내 삶에서 길을 잃거나 내가 누구인지 혼란스러울 때, 누군가에게 상처받았거나 타인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막막할 때 이런 일상생활의 문제를 뇌과학자의 시선에서 가볍게 풀어준다.
내가 아는 것은 대부분 '느낌'일뿐이다.
살다 보면 아는 척하는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난다. 상대방 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말을 자르고 본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많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었을지 모른다.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가 보다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먼저 알아채고는 입을 연다. 이런 사람들을 소위 '꼰대'라고 하는데 꼰대인지 알 수 있는 진단 기준이 있다.
1. 듣는 사람보다 말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2. 한번 이야기할 때 같은 내용을 세 번 이상 반복한다.
3. 상대방의 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하고 싶은 말이 떠오른다.
4. 나의 경험을 일반적인 것으로 포장한 뒤 상대방도 동의하기를 원한다.
5. 상대방이 나와 대화하는 것을 피한다.
6. 위의 사실을 본인만 모른다.
이러한 꼰대 증상과 유사한 속성이 우리 뇌에 있다. 우스갯소리로 '꼰대 신경' '아는 척 신경'이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속성은 대상이나 상황에 대하여 지식과 능력이 부족한데도 안다는 느낌을 만들어내는 뇌의 능력이다. 이 '아는 척 신경'은 최소한의 데이터를 활용해 의사결정을 빨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스스로의 검증을 넘어 남들의 지식이나 경험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여 잘못된 결정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나의 결정이 이런 것들에 기초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매 순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언제부턴가 유명인들이 성범죄에 연루된 사건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수시로 등장하는 음주운전 사건, 학교 폭력 사건. 이건 나도 모르게 그런 거라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성폭력, 음주운전, 학교폭력 등의 문제들은 단지 뇌가 성욕, 공격욕을 만들기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니다. 왜 그럴까? 뇌가 '바로 이때다'라고 착각했기 때문이다. 욕구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욕구를 충족시킬 때를 잘못 선택한 결과라는 것이다.
유혹이 머릿속에 날아다니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것이 머리 위에 둥지를 틀게 하는 것은 막을 수 있다. 뇌는 우리에게 명령하지만, 우리의 뇌에는 본능적으로 명령을 조절하는 능력도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욕구로 뇌가 나를 충동할 때, 그 욕구를 없앨 수는 없어도 기다릴 수는 있다. 뇌를 따르기보다 때를 기다리도록 뇌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나의 채널이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 늘 점검하고 그것을 의식적으로 바꾸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알려준다.
결국 때를 기다려 때에 맞춰 행동하며 인내하는 게 중요하다는 건데 에이 몰라 하면서 바로 행동에 옮기는 것은 정신적으로 미성숙하다는 걸 증명하는 태도이다.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급속히 발전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정상적인 뇌도 방황하기 쉽다. 뇌에 저장된 지식을 활용하는 전문가들의 가치가 하락하며 뇌가 만들어내는 반복적인 신호로 수행되는 모든 직업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다. 취업보다 창업이 많아지고 정작 나의 일자리만 없는 아이러니한 시대가 곧 도래할 텐데 이 상황에서 우리가 뇌를 스스로 관리하고 다양하게 바꿀 수 있어야만 적응 가능한 시대가 온다. 크게는 나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할 때, 작게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맞닥뜨리는 의문에 답을 찾지 못해 헤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자신을 창조하는 것이다.
그러니 상상하는 삶을 살라.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