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는 의사의 눈을 통해 다양한 모습의 죽음을 목격할 수 있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치료를 거절하고, 힘들게 살려 무사히 퇴원 시켜놨더니 자살 시도로 차디찬 주검으로 돌아온 사람, 또 어떤 이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으니 죽여달라고 애원하는 모습, 한 달 동안 기침으로 불편을 겪다가 출근 전 잠시 들른 응급실에서 몇 시간 만에 사망한 20대 환자(결핵환자였는데 결핵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치료법이 없어 죽는 게 아니라 사회와 제도 안의 부조리로 막을 수 있는 소중한 생명을 잃게 되는 걸 목격한 저자는 병원에서 나와 국회로 가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기득권을 가진 이들일수록 보수적이고 폐쇄적이 된다. 저자는 그 무리 속으로 들어가 계란으로 바위치기와 다름없는 작은 몸짓을 시작한다. 진보성(progressiveness)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실망하는 일이 많지만 10개를 바꾸려고 노력하면 단 하나라도 바뀐다고 믿고 많은 정책을 입안하고, 아직 갈 일이 멀지만 꾸준히 나아가며 소기의 성과를 낸다.
의료계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보건 의료 관련 정책은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책을 통해 누구든지 의료 현장과 보건 의료정책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그 필요에 조금 더 공감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