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곽선생뎐 싱긋나이트노블
곽경훈 지음 / 싱긋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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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도 첫 인상이 있다. 책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 느껴지는 거친 질감과 내 시선을 그대로 받아내는 당찬 인물이 전면에 등장한 책이라니. '기가 센' 책이구나 싶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인공은 '곽곽선생'이라 불리는 사람으로 밀정의 아들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밀정으로 살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밀정이란 '남몰래 사정을 살핌. 또는 그런 사람'을 뜻하지만 곽곽선생은 단순한 밀정이 아니다.

외모부터 보는 이를 기죽게 한다.
"사내는 보통 남자보다 머리 하나쯤 큰 키에 어깨가 벌어진 탄탄한 체격을 지녔고 특히 쌀 한 섬을 가볍게 지탱할 만큼 허벅지가 튼실했다."

그리고 암행관으로서의 태도도 남다르다.
"곽곽 선생은 평범한 암행관이 아니었다. 지나가는 소나기에 불과한 다른 암행관과 달리 곽곽 선생은 절도사 같은 부류를 영원히 삼켜버리는 태풍 같은 존재였다."

대리청정을 넘어 권력장악을 꿈꾸는 왕세자가 꾸린 사절단에, 곽곽 선생을 필두로 도적떼의 우두머리였다가 곽곽선생을 따르게 된 조근과, 파계승 같은 외모에 이도류에 능한 칼잡이 후야가 합세하여 길을 떠나면서 이야기는 더욱 거침없어진다.

작가소개 페이지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라는 말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다급한 상황의 연속일 응급실에서 바쁜 일상을 쪼개 글을 써내려갔을 작가님...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

가상의 나라 '쥬'와 주변국, 사회계층과 종교 등 '세계관'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생생하게 움직이는 인물들을 그려내는 일을 이토록 매끄럽게 할 수 있다니.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놀랐다.

장면마다 상세한 묘사와 서술로 머리 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듯해서 영상화 소식도 은근히 기대된다🤭 (칼싸움 장면은 너무 생생해서 약간 소름돋는다. 의사쌤이 쓰셔서 더 그런건가...;;) 분명 책을 읽었는데 부조리한 사회를 비꼬는 무협 영화를 한 편 본 느낌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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