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 속 등장인물들의 '세상 힙한' 초상화가 가득 담겨있는 책이다.그림과 글만 먼저 읽고 누구인지 추측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이 자리에 오르느라 불철주야 글공부에 정진했다. (...) 이제 내가 집안을 일으키고 출세해야만 한다. 우선, 이 고을의 부패한 양반들과 관료들을 조사해 볼 생각이다. 매일 밤 기생들과 술판을 벌인다고 하니 기방에 가서 사실 확인을 해 봐야겠구나.""이 배를 타는 것만이 아버지와 가난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사람들이 내 결정을 뜯어말릴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효녀라며 모두가 내 등을 떠밀어 주었다. (...) 헛웃음이 난다.""얼마 전에도 형님한테 꾸지람을 들었다. 내 꼴이 한심하다며 쓴소리를 잔뜩 쏟아 내셨다. (...) 모두 자기 밥그릇은 타고난다고 하더라. 나에 대한 걱정도 형님 팔자다. 형님이 부모님 재산을 다 가져간 것에 대해 내가 불만을 말한 적도 없지 않은가."짐작이 가는지? 글 순서대로 변사또, 심청, 흥부이다. 이 외에도 '이 세상 절반 이상이 내 영토'라며 정치인의 모습을 한 용왕,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에 지쳐 과거를 돌이키고 싶은 우렁각시, 경비원 복장으로 굴비를 바라보는 자린고비까지.현대적 해석이 가미된 전래동화 속 인물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각 페이지마다 빛나고 있다. 두고두고 펼쳐보면서 아이랑 나눌 이야깃거리가 넘쳐나는 보물상자 같은 책이다♡
"이거 아까워서 어떻게 뜯지? 심하게 예쁘네." 책을 받자마자 든 생각이다.추운 겨울에 피어 봉오리 그대로 떨어지는 동백꽃을 보면 무언가 결기가 느껴진다고 생각했는데, 백유안작가님은 동백꽃을 따끈한 호빵으로 변신시켰다.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보듬는 숲 속 친구들의 마음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 나누면서, 이런 모습을 쉽게 찾아보지 못하는 현실 세상을 만든 어른 중 한 명으로서 미안해지기도 했다.온라인 쇼핑몰을 뒤져 동백호빵과 가장 비슷한 호빵을 찾아냈다. 이 책 덕분에 올 겨울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호빵을 먹을 때마다 다른 사람을 돕는 따뜻한 마음을 떠올릴 것이다.*다리 비율이 이렇게 이기적인 동물 친구들이라니... 아이와 책 읽으며 딴생각 잘하는 엄마의 마음 속 또 하나의 부러움 포인트였다ㅋㅋ
<전사들: 변화의 바람>은 용맹한 고양이 전사들의 모험을 그린 흥미로운 그래픽 노블이다.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라서 나도 함께 읽게 되었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모습만 고양이일 뿐 다양한 인간군상과 복잡한 관계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들은 각자 속한 부족을 위해 싸우고, 새로운 위협에 맞서며 성장해간다. 특히 이번 이야기에선 전사들 간의 갈등과 새로운 도전이 등장해 긴장감이 넘쳤다. 그림과 함께 읽을 수 있어 어렵지 않고, 캐릭터들의 감정이 잘 표현돼 아이들도 쉽게 몰입할 수 있다. 앞으로의 이야기에선 이들이 어떻게 협력하고, 부족 간의 갈등을 해결할지 기대된다. 출간된 책을 빠르게 구해줬는데도, 아이는 다 읽자마자 바로 다음 책을 보고 싶어서 안달이다. 아이를 탓할 수 없는게, 빠른 전개와 멋진 그림 덕분에 어른인 나도 다음 이야기가 더욱 궁금하다.*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신간이 나오면 바로 사다 바쳐야하는 책들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학습만화가 대부분이지만 k탐정 시리즈도 그에 못지 않은 재미로 책장에서 점차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이번 주제는 '우리말'인데 '국어'의 정의부터 한글의 우수함, 사투리, 외래어, 높임말까지 아이들이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을, 하지만 질문을 듣고보면 왜 그럴까 궁금한 지점들을 날카롭고 명쾌하게 짚어주는 내용이 가득 담겨 있다.쓰면 '갓'벽해질 수 있는 갓과 함께 중요 개념을 알아보는 '오 마이 갓 백과', 관련 지식을 확장하는 'k탐정 깜짝퀴즈',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이야기를 들으며 세계시민으로 성장하게 도와주는 'k탐정 세계 탐구' 등 아기자기한 코너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해서 '우리말'이라는 주제를 넓고 깊에 탐구할 수 있게 도와준다.한강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 로제와 브루노마스의 '아파트' 등 k컬쳐의 파급력의 힘을 보여준 다양한 소식과 함께 책 내용을 아이와 나눌 수 있어 이야깃거리가 아주 풍성했다.10권 완간 예정이라는데 멈추지말고 쭉 이어졌으면 하는 초등 시리즈이다♡
아이들이 자란 후에도 놓아주지 못하는 그림책들이 있다. 앤서니 브라운 작가의 책들이 그렇다.우리나라에서는 '자그맣고 커다란 고릴라'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지만 원서 제목은 'Big Gorilla:A Book of Opposites'이다. 그렇다고해서 크다 작다 가깝다 멀다 같은 개념을 담은 유아 그림책이라기 보다는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어보게 되는 철학책 같다고 생각했다.바위처럼 무거웠던 마음을 풍선처럼 가볍게 놓아줄 수 있게 되고, 어제는 슬픔이 몰아치다가도 오늘은 행복의 웃음이 새어나오는 것처럼 아주 커보였던 일이 어느 순간 작게 느껴지는 우리의 마음을 잘 포착해서 간결한 문장으로 담아냈다.다양한 유인원들의 그림도 친근하고, 털 한 올 한 올 셀 수 있을 것 같은 정성 가득한 그림은 쉽게 다음 페이지로 넘길 수 없게 시선을 잡아둔다.아이가 힘들어하는 날, '그런 일은 금방 지나간다'는 말보다 이 책을 가만히 아이 책상 위에 올려두고 싶다.*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