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도 없는 소녀 팡 그래픽노블
마갈리 르 위슈 지음, 윤민정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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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 저는 깨달았어요.
나, 성공했구나.
완벽하게 혼자가 되는 데.....
비틀즈는 음료 자판기 앞에서 그렇게 홀로 굳어 있을 타입들은 아니었을 텐데 말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건,
더 이상 미움받는 학생이 되는 걸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는 거예요.
최고가 되는 것도 원하지 않았어요.
(...)
그리고 어쨌든, 비틀즈가 제 주머니 속에서 저와 늘 함께할 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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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고 생생한 색감으로, 마갈리가 비틀즈 음악에 끌리듯 빠져드는 순간부터 또래들로부터 소외감을 느낄 때 노란잠수함을 타고 떠나는 상상, 마음이 힘들 때 애타게 비틀즈를 찾고 그들의 음악에서 위안을 찾는 장면을 표현한 페이지들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기숙사에 살며 수능준비를 하던 외롭고 어두운 고등학생 시절을 떠올려본다. 작고 좁은 내 방에 혼자 엎드려 휴대용 SONY CD플레이어로 빨간 자켓의 비틀즈 ONE 앨범 수록곡들을 듣고 또 들으며 나직이 가사를 흥얼거리던 순간은 그 시절 몇 안되는 마음이 편안했던 때이다.

공부에 지친날 A Hard Day's Night을 들으며 마음을 달래고, 마음이 너무 힘든 날은 Help!를 들으며 날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눈물 흘리기도 했다.(톡 건드리면 터지는 여고생 갬성...😅) 첫사랑을 떠올리며 I Want To Hold Your Hand를 듣기도 Hello, Goodbye를 들으며 엇갈린 마음에 속쓰려하기도 했다.

마지막 장면이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나이가 들어서도 비틀즈의 후광(!)을 잃지않은 마갈리를 보며 오랜만에 비틀즈의 곡들을 연달아 들었다.

음악이란, 그림이란... 정말이지 신기한 타임머신이다. 10년 뒤 이 그래픽노블은 책장에서 꺼내보면 학창시절을 추억하던 오늘이 또 떠오르려나.

미움받는 일이 무섭고 무엇이든 잘해야겠다는 욕심으로 스스로를 짓누르는 날 -마갈리가 주머니 속 비틀즈를 꺼내어 보듯이- 가만히 꺼내어보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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