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았던 사람의 몰랐던 이야기
김성진 지음 / 어문학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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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후반 대학시절 학생회활동을 열심히 했다. 당시 과는 달랐지만 아끼는 후배들이 여럿 있었다. 후배들도 나를 잘 따라 주었고 서로를 응원하며 여러가지 사업들을(?) 함께 준비하곤 했다. 92~93년 국회의원과 대통령선거를 맞이 했을 때 서로 의견들이 달라 약간의 의견충돌이 있었다. 그런 어느 날 아끼던 한 후배가  형 우리 친합니까? 라고 묻는 것이다. 평소 사소한 의견충돌은 자주 있었기에 별다른 생각없이 그래 우리 친한 사이 맞다.” 라고 대답했다. 다시 후배가 형 그럼 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그 순간 나는 머리가 띵한 느낌에 한동안 말을 하지 못한 채 후배 얼굴만 쳐다 보고 있었다. 나는 후배들과 친한 척만 했었던 것이다. 후배들에 대해 알려고 아무런 행동도 말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것이 지금까지 사람을 사귀어 온 나만의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이것은 우리들이 사람을 사귀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알았던 사람의 몰랐던 이야기]을 읽는 동안 과거의 씁쓸한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우리들은 누군가를 만나 대화 몇 번 나누고 술 한 두번 같이 마시면 그 사람에 대해 아주 잘 아는 것 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이것은 친구 사이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연인 가족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이 책에 더욱 끌리게 된다.   

이름과 나이 혈액형까지 같은 남자, 여자 두 명의 김성진이 쓴 글이다. 둘은 서로 사랑하는 연인사이로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사랑하면 살지만 살아 온 시간과 장소가 달랐기에 생각과 행동은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압니다. 작은 카페에 앉아 다른 연인들처럼 이런 저런 일상의 이야기들을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같은 주제를 가지고 서로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면서 서로의 차이들을 알아갑니다. 같은 주제이지만 서로의 생각에는 많은 간격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 우리들은 이런 간격을 인정하지 않고 나의 생각과 맞추기를 원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갈등과 반목이 생김을 우리들은 알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차이를, 간격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해 나간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더 밝은 모습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읽는 동안 과거 후배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립니다. 그때 그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20여 년 연락 한번 하지 못한 채 세월을 허비했습니다. 지금 공무원으로써 자기 삶을 충실하게 살고 있음을 친구 어머님문상 때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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