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칼 - 소설 동성왕
김현빈 지음 / 주류성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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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거기에 백제가 있었을까? 아주 오래 전에 존재했던 나라의 역사를 밝힌다는 것은 수 많은 고통과 괴로움, 외로움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저런 자료가 충분히 존재하고 있다면 그 작업은 즐거운 고통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고대사의 진실을 밝히는 작업은 남아있는 자료의 부족은 예외로 하더라도 수 없이 많은 왜곡과의 싸움이다. 때로는 명예훼손으로 검찰의 조사도 받아야 하고 얼치기 민족주의자(국수주의자)라는 말도 감수해야 한다.

 우리 고대사의 왜곡은 과거 사대주의 사관을 한 축으로, 일제 36년 식민지 시절에 형성되고 아직도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을 지배하고 있는 식민사관, 이렇게 두 축으로 왜곡되어 진 역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고조선과 백제역사의 왜곡은 고구려나 신라에 비해 더 심하다고 할 수 있다. 남아 있는 자료의 부족으로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작업은 온 국민의 마음이 하나로 합쳐져도 요원한 일일 것인데, 아직은 갈 길이 먼 것 같다.

 [동성왕 백제의 칼]은 고구려 광개토태왕시절 축척된 힘을 이어 받은 장수왕의 남진 정책으로 백제의 개로왕이 전사하고, 한편으로 백제귀족들의 잦은 반란으로 국운이 기울어 가는 시기에 백제 중흥의 기틀을 다진 동성왕 모대의 이야기이다. 보통 삼국시대 정복군주를 생각하면 모두들 고구려 광개토태왕이라는 것에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백제의 동성왕 또한 정복군주로 백제의 위상을 높인 빼놓을 수 없는 왕이다. 안으로는 해씨와 진씨로 대변되는 귀족세력을 효과적으로 누르고 외부로는 신라와 동맹을 맺어 남진하는 고구려를 저지하고 남제와 수교를 맺고 북위로부터 요서를 효과적으로 방어해 내어 흩어진 민심을 수습하고 왕권을 굳건하게 지켜낸 뛰어난 군주임을 알 수가 있다.

 성경에 보면 원수를 사랑하라는 구절이 있다. 그러나 과연 이것을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특히  많은 돈과 막강한 권력을 가진 존재라면 어떠할까? 동성왕 모대는 아버지를 죽인 원수인 진로를 죽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살려주는 은혜를 베푼다.

 얼룩진 피를 피로 씻고 또 그것을 피로써….

그것이 이 나라의 역사입니다. 어리석고 불행하고 더러운 반복(392P)

 나라 안팎으로 위기가 찾아올 때는 소통과 협력이 중요함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그래서 모대는 원수인 진로를 죽이지 않고 살려준다. 이 과정에서 자기의 절친한 벗과 결별하게 되는 이유가 된다. 자기를 믿고 따르는 신하들에 대한 설득작업이 이루어 졌다면 더욱 단단한 왕국을 건설할 수 있지 않았을까? 절친한 벗 백가와의 분열은 안타까운 대목이다. 힘이 한 곳으로 집중되면 필연코 독선과 독재로 이어짐을 역사로부터 배울 수 있다. 현재의 대한민국을 되돌아 볼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 같아 기꺼운 마음이다.

 

옛 말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라는 말이 있다. 혼란한 상황을 정리하는 과정에 기존에 있었던 비리세력들을 모두 싹 정리하고 새 판을 짜서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것이 미래의 혼란을 막는 한 방법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광복 이후 일제식민 잔재를 청산하지 못 한 지금 우리의 상황을 돌아보면 그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어느 것이 나은 방법인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비록 어린 나이지만 작가가 글을 끌고 나가는 솜씨가 좋은 것 같다. 앞으로의 글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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