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느린 작별
정추위 지음, 오하나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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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트북은 참 아름다웠어서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  

젊은 남녀의 격렬하고 풋풋한 파란만장한 로맨스.

노인이 되어저까지 이어지는 사랑과 헌신.

그시절 노트북은 그저 예쁘고 멋진 배우의

변치 않는 사랑이야기가 감동이었지만


시간이 흘러 나도 나이가 들어

알츠하이머 에 대한 이야기들을 

간접적으로 들어보면

과연 노트북처럼 아름다울 수 있을까싶었다.



내 주위엔 아직 이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없지만

내 가족이 걸린다면 혹은 내가 걸린다면

얼마나 두렵고 막막할까.



국제적으로 존경받는 언어학자 작가와

수학교수였던 남편.

둘은 미국유학생활 40년넘게 동고동락하며

토론하는걸 즐기는 부지런하고 성실한 부부였다.



어느날 작가의 남편은 하나 둘 씩 기억도 행동도

말도 방향감각도 잃어간다.


평생의 동반자가 나를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거대한 상실. 


사랑과 헌신이라는 이름으로 보살펴야 하는 

알츠하이며 환자의 보호자가 된 작가.

나는 이런상황을 상상하기도 싫다.




"당신이 온 세상을 잊어도

나는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사실적으로 담담히 써내려간 문장들은

책을 덮지 못하게 한번에 쭈욱 읽게 만들었다.

공감하기도 안타깝기도 응원을 하기도하며

몰입하며 읽은 책.


상실을 견뎌내는 작가의 일들이

좌절하지 않고 견뎌내는 그녀의 이야기에

나도 언제가 겪을 수도 있는

내 주변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상실을

어떻게 마주하면 좋을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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